냉수 한 잔으로 달래기
불안.
그럴 때가 있습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도둑고양이처럼 다가와 심장을 ‘쿵’ 내려앉게 만드는 순간 말입니다.
분명 저녁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고, TV를 보며 깔깔거리기도 했습니다. 주말에 있을 독서 모임에 필요한 자료도 체크해 두었고, 입고 나갈 옷도 준비해 놓았죠. 평온하고 더할 나위 없이 정상적인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잠이 들고 한 시간이나 지났을까요.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휴대폰을 터치해서 보니 새벽 3시 15분. 명치 언저리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울컥 치밀어 오르는 느낌 때문에 잠을 깬 겁니다. 누군가 뒷덜미를 확 잡아채서 현실 세계로 끄집어낸 것처럼 정신이 말똥말똥해졌습니다.
이불을 목 끝까지 끌어올리고 억지로 눈을 감아봤지만, 한번 켜진 뇌의 스위치는 꺼질 줄을 몰랐습니다. 그때부터 머릿속에서는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달 모임이 제대로 될까? 아내 표정이 영 그렇던데. 이제 사무실 월세는 벌어야 할 텐데.’
‘아까 낮에 친구 녀석이 “독서 모임은 잘 돼?”라고 물은 건 비난 아니었을까?’
‘이제 새로운 코칭 홍보는 또 어떻게 해야 할까?’
냉정하게 따져보면 멤버 모집 기간은 상당히 남아 있었습니다. 친구는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을 수도 있었죠. 코칭 역시 홍보를 기가 막히게 해도 선택은 고객의 몫이니,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벽 3시의 자아는 50대 가장의 이성적인 판단력을 가볍게 마비시켰습니다.
사소한 걱정거리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더니, 급기야는 제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괴물이 되어 저를 집어삼키려 들었습니다. 어둠 속에 깜빡이는 화재감지기 센서 불빛마저 나를 비웃는 것처럼 느껴질 때쯤, 결국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아, 젠장. 잠은 다 잤구나.’
그냥 겁 많은 아저씨가 되어 떠올렸습니다.
“불안은 실체가 없는 그림자일 뿐입니다.”
“미래를 미리 걱정하지 마세요. 현재(Present)는 선물(Presen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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