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고 평범한 오늘을 살아낸 50대 아저씨의 밤
밤 10시입니다. 샤워를 마쳤습니다. 침대에 몸을 비스듬히 뉘었습니다. 휴대폰 캘린더를 확인합니다.
텅.
하루를 돌아보니 특별한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침 여덟 시 기상. 냉수 한 잔 마시기. SNS에 아침 선언 쓰기. 휴대폰을 열고 이메일 확인하기. 새로 들어온 코칭 문의는 없었습니다.
점심엔 아내 사무실로 밥을 사달라고 쪼르르 쫓아갔습니다. 오후에는 아지트에 앉아 책을 몇 장 넘겼습니다. 해 질 녘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방문자 수를 확인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소주를 하나 샀습니다. 싱겁고 밋밋한 하루입니다. 어제와 똑같습니다. 내일도 다를 바 없을 겁니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뻔할까. 피식 헛웃음이 납니다.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들은 매일 스펙터클한 사건을 겪습니다. 제 삶은 다큐멘터리도 아닙니다. 지루한 CCTV 화면 같습니다. 빨리 감기로 돌려봐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런 화면 말입니다.
코치로 일하다 보면 이런 텅 빈 날이 자주 찾아옵니다. 몇 달 전에는 일정이 없는 날은 마음이 불안했지만 이제는 무던합니다. 물론 가끔은 남들은 다들 직장에서 바쁘게 달리고 성과를 내는데, 나 혼자 멈춰 있는 기분이 듭니다.
젊을 때는 이런 밋밋한 하루를 견디지 못했습니다. 어떻게든 일거리를 만들려고 애를 썼습니다. 조용히 흘러가는 하루를 실패한 시간으로 여겼습니다. 달력을 넘기며 스케줄이 꽉 차 있어야 안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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