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리스안 Mar 20. 2022

영어와 재미를 동시에, 해외 드라마 즐기는 방법

해외 드라마 200% 즐기기

Q1. 이번에 영어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혹시 미국 드라마 하나 추천해 주실 수 있어요?


자랑스러운 해외 드라마 덕후로서 위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너무 신난다. 하지만, 동시에 상대방의 취향저격을 할 수 있는 장르를 고르는 일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영어 공부의 목적으로 가볍게 물어본 질문에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심각하게 그리고 조금은 더 훌륭한 작품을 고르기 위해서 애를 쓴다.  


Q2. 한글 자막을 먼저? 아니면 영어 자막을 먼저? 아! 그리고 쉐도잉은 어떻게 하나요?


첫 번째 질문이 끝나자마자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로 위의 두 번째 질문이 훅하고 들어온다! "그래! 나는 준비됐어, 이제 무엇부터 하면 돼?"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려는 열정이 넘치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정신이 없다. 열심히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것도 많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니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 눈빛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의 시간 동안 우연히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았다. 이를 계기로 나의 해외 드라마 덕질은 지금까지 10년이 넘게 사랑 가득 찐뜩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시험이 있는 날에도, 야근을 하는 날에도, 슬픈 날에도, 기쁜 날에도, 언제나 혼자서 새벽에 미국 드라마 에피소드 한 편을 보고 있다.


해외 드라마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에피소드 하나가 끝나도 멈추지 못하고 바로 다음 편을 본다. "안돼! 여기서 멈춰야 돼! 이번 시즌은 천천히 아껴봐야 되는데.." 스스로 절제를 하려고 하지만, 결국 노트북을 닫아버릴 때는 이미 새벽 6시가 되어 또 날을 샜다. 몸은 무겁고, 정신은 혼미하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 아직 뇌에는 드라마의 장면들이 남아있고, 다음 에피소드는 어떻게 전개될지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즐겁다.


처음부터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해외 드라마를 본 것은 아니었다. 물론 당시에는 영어 실력도 한참 부족했기 때문에 에피소드 한 편을 보는데 대사의 80% 이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움직이는 장면만 멍하게 보고 있었다. 그 순간, "영어 실력을 높여볼까"라는 안일한 생각을 과감히 내려놓고, 한글 자막을 활용해서 대사를 이해하고, 캐릭터를 이해하고, 스토리를 이해했는데... 너무 재미있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만 빼고, 하루 종일 거의 모든 장르의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드라마를 기계처럼 보고 있었다. 어느덧, 화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한글 자막은 영어 자막으로 바뀌어 있었다. 물론 모든 영어 대사들을 빠르게 독해할 수는 없었지만, 장면에 연관되는 특정 단어들을 통해서 대사를 띄엄띄엄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점점 영어 대사를 읽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 대사가 느리게 들리고, 어느 순간 거울을 보면서 캐릭터의 대사를 직접 소리 내어 말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럼, 도대체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해외 드라마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1. 영어를 즐기기 위한 가장 훌륭하고 효과적인 콘텐츠 선택하기


매일 영어를 공부하고,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할 일은 좋은 영어 관련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이다. 영화, 드라마, 팝송, 팟캐스트, 책, 신문, 잡지, 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수많은 콘텐츠가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요즘에는 더욱이 내가 좋아하고, 내가 매일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모든 콘텐츠를 통해서 효과적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시즌제의 기대감과 적절한 러닝 타임 때문에 해외 드라마를 선호한다. 또한, 영어 실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한글 자막이든, 영어 자막이든, 아니면 한영 통합 자막이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해보자.


대사를 이해하고, 캐릭터를 이해하고, 스토리를 이해하면 드라마에 점점 더 깊숙이 빠져든다. 결국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꾸준함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생겨진다.


2. 목적은 공부가 아니라, 순수한 재미와 해외 문화를 이해하기


솔직하게 말해서, 해외 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영어 실력이 엄청 느는 것은 아니다. 오해하지 말자! 물론 해외 드라마를 보는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영어 실력을 높이는데 도움은 되지만, 이는 굉장히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외 드라마를 통해서 보다 재밌게 영어를 배울 수 있고, 해외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와 장면들을 통해서 그 나라의 문화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무조건적인 영어 실력 향상이 목적이 아니라, 스토리의 재미와 해외 문화의 이해에 목적을 두고 해외 드라마를 본다면 영어를 훨씬 더 가볍고 꾸준하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면, 미국 드라마 모던 패밀리 (Modern Family) 또는 더 미들 (The Middle)을 통해서 미국 가족들의 모습을 간접 경험할 수 있고, 더 오피스 (The Office)를 통해서 미국 직장의 모습을 간접 경험할 수 있고, 빅뱅이론 (The Big Bang Theory)을 통해서 미국 공대생들의 모습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3. 한 번에 길게 보기 <  자주 짧게 보기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영화를 볼까? 해외 드라마를 볼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개인 취향마다 다르지만, 영상 콘텐츠를 통해서 영어를 즐기는 것이 처음이라면 영화보다는 해외 드라마를 추천한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영화는 1시간 정도의 긴 러닝 타임으로 매일 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면에 해외 드라마는 15분 ~ 20분 정도의 짧은 러닝 타임으로 부담 없이 매일매일 보기에 좋다!


또한, 하루에 2시간 ~ 3시간 동안 매일 영어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15분씩 매일 꾸준하게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 영어 실력을 늘리는데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해외 드라마를 선택하는 것은 훌륭한 방법이다! 처음에는 부담 없이 15분 ~ 20분 정도의 짧은 해외 드라마로 시작해서, 이후에 적응되면 45분 ~ 50분 정도의 긴 해외 드라마도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다.


만약 러닝 타임이 긴 드라마를 선택했다면, 10분 ~ 15분 정도의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선택해보자. 선택한 장면들만 계속 딕테이션 하고, 리스닝하고, 쉐도잉 하고, 스피킹까지 하면 결국에는 뇌에 잘 남는다. 해외 드라마를 단순히 보고, 웃고 넘길 수도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연습까지 한다면 혼자서도 충분히 성공적으로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다!


4. 한글자막 vs. 영어자막 vs. 한영통합자막


해외 드라마 에피소드 한 편을 보았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 과감하게 한글자막을 활용해보자! 절대로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 우선, 대사를 이해하고, 캐릭터를 이해하고, 스토리를 이해해야지 해외 드라마 보는 것이 재밌고 매일 꾸준하게 할 수 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빠르게 바뀌는 장면들만 멍하니 바라보면 오히려 더 영어 공부가 하기 싫어진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영어 대사 중의 몇 개의 영어 단어를 통해서 장면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면, 자신 있게 영어자막을 활용해보자! 15분이든, 45분이든 해외 드라마 모든 장면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영어 대사를 통해서 캐릭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스토리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정도의 독해력과 빠른 눈치력이 있다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


다른 작품은 괜찮았는데, 이번 작품은 조금 어렵다고 느껴져 한글자막의 유혹이 있을 수도 있다. 괜찮다. 굳이 영어자막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언제나 대사, 캐릭터, 스토리의 이해가 우선이기 때문에 한글자막을 통해서 이를 이해하고, 다시 영어자막을 활용해보자! 해외 드라마 한 편을 한글자막으로, 영어자막으로 여러 번 반복해서 보기 때문에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지만, 그 효과는 엄청나다!


간혹 한글자막과 영어자막이 같이 있는 한영통합자막이 존재한다.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지만, 결국 나중에는 한글자막이든, 영어자막이든 둘 중에 하나에만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한글과 영어가 같이 표기되니 화면의 대부분이 자막으로 채워져 장면을 보기에도 조금은 어렵다. 따라서, 한글자막 또는 영어자막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5. 리스닝 + 스피킹


자, 그럼! 시뮬레이션을 같이 한번 해보자! 


좋아하는 장르의 해외 드라마를 찾았다! YAY! (사실 이 단계가 제일 중요하지만, 또 제일 어려운 단계이다) 15분 ~ 20분 정도의 러닝 타임을 가진 개인 취향이 짙은 장르의 해외 드라마를 찾았다. 그럼 다음은? 매일 15분 ~ 20분의 해외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스케줄을 확보하자! 쉬는 시간을 통해서 랜덤 하게 볼 수도 있지만, 스케줄을 만들고 매일 규칙적으로 본다면 어느 순간부터 루틴이 되어 훨씬 더 꾸준하게 해 나갈 수 있다.


선택한 해외 드라마의 에피소드 한 편을 처음 볼 때는 부담 없이 보자! 노트나 펜 정도는 옆에 준비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계속 무언가를 적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드라마에 집중하는데 방해만 된다. 한글 자막이든, 영어 자막이든 부담 없이 재밌게 즐기자. 최대한 대사를 이해하고, 캐릭터를 이해하고, 스토리를 이해하자.


영어 자막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리스닝의 직청직해 방법을 활용해서 대사를 듣고 바로 이해해야 한다. 물론 문장 또는 문단의 모든 단어를 듣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중요한 단어 또는 내가 들리는 단어에만 집중해서 듣고 이해하자! 에피소드가 끝나면 선택한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의 대사를 듣고 적는 딕테이션 방법을 활용해보자. 이를 통해 처음 직청직해를 했을 때 미처 듣지 못했던 단어 또는 표현들을 알 수 있다.


리스닝의 직청직해와 딕테이션 까지 모두 마쳤다면 정말 훌륭하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모든 장면들을 직청직해와 딕테이션 할 필요는 없다. 5분 ~ 10분 정도의 선택한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이 대사만 직청직해하고 딕테이션 해도 충분하다. 너무 짧게 보여 효과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은 많이 하는 것보다는 매일매일 자주자주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 선택한 장면들을 소리 내어 따라 읽는 쉐도잉 방법을 활용해보자. 영어 대사를 보고, 영어 발음을 들으면서 소리 내어 따라 읽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따라 읽을 수 있다. 계속 소리 내어 말하면서 해당 대사를 입에 그리고 혀에 계속 담아줘야 한다. 짧고 빠르게 10번, 20번, 30번씩 소리 내어 따라 읽으면 어느새 나의 영어 발음이 녹은 버터 (미국식 영어)처럼 부드러워지거나 얼린 버터 (영국식 영어)처럼 딱딱해진다.


쉐도잉 까지 해도 훌륭하지만, 마지막 한 단계가 더 남아있다! 바로 대본 없이 거울 보고 스피킹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내가 해당 캐릭터로 빙의되어 해당 장면을 상상하면서 그동안 익혔던 대사를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다. 대사를 완벽하게 외우고 말해도 괜찮고, 조금씩 틀리거나, 조금씩 자유롭게 바꾸면서 말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해당 장면에 존재한다고 상상하고, 그 상황에서 영어로 어떻게 말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다.


보기에는 연기자가 대사 연습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맞다! 하지만, 우리에게 더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영어 대사를 대본 없이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지를 연습하는 것이다. 이는 이후에 스피킹 실력뿐만 아니라, 프리 토킹 실력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한글 대사와 영어 대사가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엉켜있다. 하지만, 위의 단계들을 천천히 따라 하고 연습하면서 영어 대사에 더 친숙해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툭하고 영어 대사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크리스 입니다! 오늘 글은 조금 더 길고, 자세하죠? 정신없이 글을 적다 보니 이렇게나 많이 적었네요... 최대한 중요한 부분만 심플하고 임팩트 있게 적어서 전달드리고 싶었는데.. 최대한 많고 자세하게 다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것도 줄이고, 또 줄인 내용이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영어 공부에는 정답이 없어요. 이번에 소개한 해외 드라마 200% 즐기는 방법이 굉장히 구체적인 이유는 저 또한 10년 넘게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중에서 좋은 점들만 뽑고 뽑아서 정리하다 보니까 이렇게나 깊고 자세해졌어!


물론 영어가 필요한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해외 드라마를 통해서 영어를 보다 더 즐겁게 즐기고 싶으신 분들에게만큼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혼자서 영어를 배우거나, 영어가 많이 어렵거나, 영어 부담감이 많은 분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강력하게 믿어요! 제가 이 방법의 산증인이거든요! 저도 했으니 여러분은 더 잘하실 수 있어요!


위의 방법을 직접 따라  보시면 분명히 여러 가지 다양한 질문들이 생길  있어요. 절대로 주저하지 마시고 댓글을 통해 질문들도 남겨주세요!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적극성 또한 굉장히 중요한 자세랍니다! 물어보고, 듣고,  물어보면서 이해해야 결국에 진짜  것이 되거든요! 아시죠? 이번 글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해외 드라마도 소개할 계획이니 즐겁게 함께 즐겨볼까요?


해외 드라마 200% 즐기기
1. [콘텐츠] 영어를 즐기기 위한 가장 훌륭하고 효과적인 콘텐츠 선택하기
2. [목적] 목적은 공부가 아니라, 순수한 재미와 해외 문화를 이해하기
3. [시간] 한 번에 길게 보기 <  자주 짧게 보기
4. [방법] 한글자막 vs. 영어자막 vs. 한영통합자막
5. [활용] 리스닝 (직청직해, 딕테이션) + 스피킹 (쉐도잉, 프리토킹)




To win in the end, it's a good strategy to run slowly a little rather than fast a lot in the beginning.

결국 마지막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초반에 빨리 많이 달리는 것보다 천천히 조금씩 달리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