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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Aug 24. 2021

해외지사 은행에서 근무하는데
왜 영어가 더 어렵죠?

영어 커뮤니티 만들기

"There is no end to education. It is not that you read a book, pass an examination, and finish with education. The whole of life, from the moment you are born to the moment you die, is a process of learning."


인도의 한 철학자 Jiddu Krishnamurti는 "배움에 끝이 없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책을 읽고, 시험에 통과하고, 정규 교육을 마치는 것이 배움의 끝이 아니라, 우리가 태어나서 죽는 그 순간까지 우리의 인생 전체는 하나의 배우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학생 때는 졸업만 하면 더 이상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졸업을 한 후에도 학교 교과서 공부만 하지 않을 뿐, 정작 세상에 대한 더 크고 더 많은 공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야 우리 인생 전체가 하나의 배우는 과정이라는 개념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영어 교육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전 세계 있는 다양한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의사, 간호사, 약사, 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등 오랫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일해온 분들과 함께 영어 공부를 했다. 그분들의 영어 실력은 이미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아직도 부족하다며 손사래를 치면서 매일 즐겁게 수업을 즐겼다.


뉴욕, 런던, 상하이, 그리고 홍콩에는 수많은 은행들이 밀집해 있다.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어느 한 은행원 분을 지인을 통해서 소개받았다. 그분은 최근에 한국에서 홍콩 지사 은행으로 발령을 받았는데, 외국인 고객을 상대할 때마다 생각보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원 : 제가 런던에서 2년 동안 어학연수도 했고, 뉴욕에서 1년 정도 인턴쉽도 했어요. 근데 이번에 발령받은 홍콩 지사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막상 외국인 고객님들을 상대할 때마다 제 영어가 부족한 느낌을 받아요. 왜 그런 걸까요?


크리스 : 그럴 수 있어요! 왜냐하면 영어를 배운 목적과 연습 방법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에요. 어학연수는 일반 영어 지식을 배우는 목적이고, 인턴쉽은 직무 영어 지식을 배우는 목적이었죠. 하지만 두 가지 값진 경험에서 모두 다양한 영어 지식만 배웠을 뿐, 실제로 활용해보는 연습은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은행원 : 네, 그런 거 같아요. 사실 제가 모르는 사람이랑 말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보통 제가 많이 듣는 편인데, 여기 직장에서는 제가 이것저것 안내를 해 드려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그 은행원 분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소위 글로벌 인재였다. 해외 경험도 풍부하고, 직무 실력도 훌륭했기 때문에 연차가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홍콩 지사에 중요한 직책으로 발령받았다. 하지만 외국인 고객을 실제로 직접 상대하는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저 본인의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단정 지어 버렸다.


하지만 그분의 영어 실력은 이미 훌륭했다. 여러 가지 영어 자격시험에서도 고득점을 획득했고, 런던에서 2년 동안 거주도 하고, 뉴욕에서 1년 동안 일도 하면서 영어를 많이 배우고 말했을 텐데.., 그럼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영어 시험 만점 받으면 영어를 잘한다고? 

해외에서 몇 년 동안 살다오면 영어는 문제없다고?

영어 스피킹 잘하면 외국계 기업에서 잘 나간다고?



영어 실력이 이미 훌륭한 그분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경험과 연습이다. 직무 특성상 서비스 직종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모든 고객들이 항상 친절하지는 않지만, 최대한 다양한 고객들을 경험해야 한다.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은 테드 강연에 나올법한 화려한 영어 스피킹 실력이 아니다. 그저 고객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 빠르게 이해하고 최소한의 영어로 질문하는 것이다. 이것은 꾸준한 연습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고, 사실 영어 실력보다 더 중요한 고객 서비스 기술이다. 


충분한 경험과 연습은 충만한 자신감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 자신감에서는 힙하고 멋진 여유가 여기저기서 흘러넘친다. 외국인 고객들이 어떤 것을 요구해도 문제없다. 고객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단번에 이해하고 설명하면서 여유롭게 대화를 주도해 나가면 된다. 고객들은 이러한 편리한 서비스에 큰 감동을 받을 것이다. 



은행원 : 크리스님, 오늘 어떤 외국 고객님께서 저의 서비스에 매우 만족하셨다고 은행장님께 칭찬받았어요!

크리스 : 정말요? 축하해요, 대박! 무엇을 어떻게 했어요?!

은행원 : 저는.. 뭐.. 그저 고객님에게 귀 기울이고 원하시는 걸 신속하게 추천해 드렸죠!


그분의 말투에서 흘러나오는 자신감과 여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소심한 성격으로 궁금한 질문도 할까 말까 하던 분이 어느새 은행 VIP 외국 고객들을 능숙하게 상대하는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었다. 다시 한번 영어는 배우고 배워도 끝이 없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We all know that practice makes perfect, but practice with experience gives you a hell of conf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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