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칭쌤 Oct 11. 2022

고등 학부모가 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것들

예비학부모를 위한 맞춤 코칭 - 1


치열하고 피곤한 대한민국 고등학생, 함께 긴장하고 있을 부모님들을 위해


이미 앞의 글에서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님들을 위한 여러 가지 정보와 상담 스토리 등을 작성했다. 이제는 예비학부모를 위한 맞춤 코칭이라는 주제로 고등 학부모, 중등 학부모, 초등 학부모가 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것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시작으로 가장 먼저 고등 학부모가 되기 전에 무엇을 알아두면 좋을지 쓰려고 한다. 


왜 초등 학부모가 아닌 가장 마지막 관문 같은 고등 학부모를 대상으로 먼저 이야기를 시작할까? 

그것은 초등 학부모, 중등 학부모가 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것들에 대한 글을 예비 고등 학부모는 읽지 않았으면 해서이다.


오랜 시간 코칭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적응해야 하는 각각의 큰 터닝포인트에 미리 준비되면 좋을 것들을 알게 되었고, 또 학부모님들이 미리 마음먹으면 좋을 것들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미리 준비하지 못했거나 마음으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해도 문제는 없다. 그래서 이미 고등학생이 될 자녀를 위해, 혹은 이미 고등학생이 된 자녀를 위해 이 글을 읽었다면 굳이 이전을 돌아보는 중등 학부모나 초등 학부모가 알아두면 좋을 것들을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리고 괜히 그 글을 보고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오랫동안 학생들의 이야기를 1:1로 듣고 같이 고민했던 입장에서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라는 시기는 내 자녀가 되도록 거치지 않았으면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꼭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고 가장 중요한 시기일 것이다. 전 국민을 거의 동시에 줄 세우고 서열화하는 대입이라는 관문을 앞에 둔 무한경쟁의 레이스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원하는 사람이든 원하지 않는 사람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그 경쟁의 문 앞에 동시에 서게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무언의 폭력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바꾸자고 성토하고 싶지만, 우선은 현재 처한 환경에서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미리 대비하고 안정적으로 이겨낼 수 있게 돕는 데에 힘을 쓰는 것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 레이스를 같이 해낼 학부모들이 긴장으로 굳은 어깨를 좀 풀 수 있게 돕고 싶다.



딱 이것만 앞서가자! 고등학교 선택!


예비 고등 학부모의 범위가 어디서부터 일까? 늦으면 고등학교 입학 직전, 빠르면 중학교 입학 하자마자부터이지 않을까? 그래서 이야기하고 싶다. 다른 건 더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데 적어도 고등학교 선택에 대한 고민만큼은 일찍 할수록 좋다. 실제로 코칭을 진행할 때 빠르면 중학교 선택을 앞둔 시기부터 고등학교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중1이든 중3이든 중학생을 만나고 거의 바로 고등학교 종류에 대해서 알려주고 생각해보게 이야기를 꺼낸다.


그래서 다른 것들은 미리 앞서 가지 않아도 고등학교 선택에 대한 고민만큼은 일찍 시작하고 자주 화두에 올리는 것이 좋다. 앞서 게시한 '고등학교 선택, 잘하는 방법은?'이라는 글을 참고한다면 큰 폭에서 어떤 고등학교를 갈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일찍 고등학교 선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야 할까? 


최근의 대입 대비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시작된다. 그런데 사실은 고등학교를 어느 곳으로 가는지에 따라 대입 전형의 유불리가 결정되곤 한다. 그러니 대입은 고등학교 선택 과정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오로지 대입만 생각해서 고등학교 선택 이야기를 나누라고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대입 스트레스를 먼저 당겨 받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의 종류를 알아보고 어떤 방식이 자신과 맞는지 생각해보면서 앞으로의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꾸려갈지 고민해 볼 수 있다. 단순히 모두가 대학에 간다고 하니 대학을 가야 하는 줄 알고 일반고에 적당히 들어가서 공부하다가 힘들어지면 그제야 내가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 아이들이 많다. 그러니 좀 더 마음이 여유롭고 쫓기지 않을 때 취업과 대학 등 다양한 길에 대해서 충분히 인식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일종의 고행의 길을 걷는 것처럼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 힘든 시간이 자기도 모르게 휩쓸려 시작되었다고 느끼면 그 길을 걸어갈 힘이 생기겠는가? 그러니 미리 생각해보고 스스로 선택한 길이 되도록 꼭 이것만큼은 앞서서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추천한다. 



고등학교 첫 성적! 마음을 내려놓자


모든 처음은 중요하다. 그리고 고등학교 첫 시험은 앞으로 이 아이의 입시 결과를 가장 먼저 예측해보고 지원 대학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기에 학생들도 학부모도 긴장하고 최대한 잘 준비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래서 첫 성적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코칭하는 학생이 고등학교에 가서 첫 시험을 준비할 때, 미리부터 첫 시험에 대해서 예측하고 최대한 꼼꼼하게 준비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 전에 학생들에게 꼭 이야기해준다.


"고등 첫 시험에서 3~4등급이 나오면 출발이 좋은 거야. 5등급 이하인 과목이 있더라도 분석하면 되니 좌절할 필요 없고, 오히려 상승 그래프를 팍팍 그려갈 수 있으니 너무 겁먹지 말자."


중학교 때 제법 잘했고 자신감이 있던 아이들도 고등학교 성적을 쉽게 기대할 수 없다. 시험 분량과 난이도가 모두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험 난이도는 보통 평균이 80점~90점 사이가 나올 정도의 수준이지만 고등학교 주요 과목은 평균 점수를 40점~60점 사이로 기대하고 내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난도에 대비가 잘 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고등학교 시험 유형에서 그렇게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그리고 중학교 때 성적이 매우 좋았던 경우에는 오히려 입학해서 1~2등급이 바로 나오면 긴장하라고 이야기한다. 첫 시험은 학교 선생님들이 이번에 입학한 아이들이 어떤 수준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내는 시험인데 첫 시험 수준이나 유형이 만만하게 느껴지면 그 뒤에 공부할 동력을 잃고 오히려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종에서는 하락하는 성적표가 좋지 않으니 1~2 등급이었다가 3~4등급이 되는 것보다는 3~4등급이었다가 1~2 등급이 되는 것이 더 낫다는 것도 이야기해준다.


그러니 고등학교에서 처음 보는 시험에 대해서 너무 많은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아이가 입학한 학교의 시험 유형과 수준을 경험해 보는 것, 그리고 같이 입학한 친구들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분석용 시험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아이의 실력의 기준을 잡고 대비해 나가면 된다. 그러니 첫 시험은 고등학교 적응과정이다. 첫 시험에 부담을 많이 가진 아이와 그보다 더 걱정하는 학부모가 시너지를 내면 첫 시험은 더욱더 기대 이하의 점수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이미 늦은 것 같아도 결국은 자기주도학습이다!


자기주도학습을 연습시키기에는 늦은 것 아닌가 생각하기 좋은 시기가 고등학생 때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고등학생은 모든 시험이 대입에 반영된다는 것 때문에 아이나 부모나 모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고등학교를 대비할 때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아이로 훈련시키는 것이 좋다. 그런데 막상 고등학교 대비를 본격적으로 하는 중3 2학기 시험 직후가 되면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학부모가 거의 없다. 그리고 코칭을 하는 입장에서도 그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막대한 분량의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마음이 조급해도 자기주도학습을 연습시키지 않으면 고등학교 기간 내내 후회하게 될 수 있다. 단 한 과목을 공부하더라도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익히고 자신만의 공부 방법의 틀을 잡아야 한다. 고등학교 과정의 진도를 먼저 빼는 것보다 그렇게 공부하는 방법을 익혀야 지금 출발선이 낮을 지라도 향상을 꿈꿀 수 있다. 그래서 고등학교 몇 학년 학생을 만나더라도 공부 훈련이 안되어 있다면 한 과목이라도 제대로 스스로 공부하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코칭한다. 


고등학교에서 자기주도학습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초등이나 중등 과정은 시키는 공부로도 성적이 나오지만 고등학교부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고등학교의 학습 분량은 이전의 중학교 과정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한 학습 난이도도 몇 배는 올라간다. 그게 모든 과목에 해당되니 더 이상 스스로 의지를 갖지 않은 채로 강제로 하는 공부로는 성과를 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모든 과목을 도움을 받도록 쓸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실제로 수학 한 과목만 학원을 다녀도 일주일에 3회는 기본이고 한 번에 3시간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과 과정을 생각하고 선행까지 하려면 수학 학원만 주 5일을 다니기도 한다. 그 정도 학원 시간을 쓰고 숙제 시간을 또 쓴다고 생각하면 다른 과목 공부할 시간을 낼 수가 없다. 자기주도학습을 바르게 할 수 있다면 많은 과목들을 학교 수업과 스스로 복습하는 것만으로도 관리할 수 있다. 그래서 미리부터 학교 수업을 제대로 듣고 정리하는 방법, 그때 집중해서 이해하고 빠르게 복습하는 방법, 어려운 부분만 찾아서 공부하는 훈련 등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학생은 수면시간을 보장받으며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공부할 수 있다. 안 되는 학생은 잠을 줄여서도 다 감당하지 못할 학원 스케줄과 숙제와 싸워가며 자신을 좀먹어 가는 고등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그나마 이 경우는 스스로 공부를 하려고 하는 경우지만, 공부에 그 정도로 의욕이 없는 학생은 학습법도 연습이 되어 있지 않고 공부 성과도 그만큼 나오지 않으니 중도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학습법에 대한 부분도 학습의 단계를 설명한 글에서 다루었지만 앞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플랜과 함께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할 예정이다.


어쨌든 고등학교를 준비할 시간이 있다면 다른 어떤 선행이 아닌 자기주도학습 훈련을 하도록 하자. 그리고 학부모님은 최대한 빨리 의존하는 학습 방법에서 학생을 꺼내 주어야 한다. 선행 빨리 나가는 학원, 숙제 많이 내주는 선생님을 찾지 말고 아이가 자신의 학습에 대해서 스스로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힘들어도 혼자 해내는 연습을 하도록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성적대와 상관없이 고등학교 기간 스스로를 성장시키며 완주할 수 있게 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열정보다 부모의 열정을 앞세우지 말자


결국 아이의 인생이다. 그리고 그 인생의 책임도 스스로 질 수밖에 없다. 고등학생인 아이는 성인이 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 아이의 미래 전망을 부모가 예측할 수 없다. 아무리 경험이 많다 하더라도 빠르게 변하는 사회의 미래를 알 수 있는 부모는 없다. 그래서 부모가 생각하는 전망 있는 학과나 대학 수준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 결정하지 않은 목표는 힘이 없다. 그리고 남이 정한 목표를 따라가는 아이로 키우면 머지않아 성인이지만 성인답지 못한 내 아이에게 부모가 지치게 될 것이다. 대화하고 충분히 의논하고 제안할 수 있지만 결국 결정은 아이 몫이다. 학습에 있어서도 부모가 더 많은 필요를 느끼고 시작하는 학습은 결국 아이를 뒷전으로 밀려나게 한다. 그래서 아이의 의욕은 점점 더 줄어들고 목표는 점점 더 멀어지게 할 수 있다. 그러니 아이의 미래에 대해서 아이 본인보다 훨씬 더 걱정하고 준비해주고 싶은 마음을 깊이 묻어 두고 한 발짝 떨어져서 아이가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살 수 있도록 응원해 주어야 한다.


여기서 쓴 부모의 마음가짐이 훗 날 나의 발목을 잡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칭을 하며 스스로도 내가 코칭하는 학생의 열정보다 앞서 가지 말자고 나를 다잡았던 기억들을 결코 잊지 않고 내 아이에게도 꼭 그렇게 하리라 다짐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