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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코치 Apr 10. 2024

쉽게 버럭하지 않는 엄마가 되는 2가지 방법

“방금도 아이에게 화를..전 정말 나쁜 엄마인가 봅니다.” (long***님)

“사춘기 접어든 아이를 대하며 솟는 화는 어쩌면 좋을까요? 엄마의 인성 탓인 거겠죠?” (jung****님)


SNS에 ‘화코칭’을 연재할 때 달린 댓글들이예요. 화내고 후회하고 다시 화 내는 악순환에 있는 엄마들의 자괴감이 얼마나 깊은지요. 굳은 다짐에도 자꾸 아이에게 화를 내는 엄마. 어쩌면 스스로에게 ‘분노조절 장애’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을 엄마들에게 저는 다른 해석을 드리려고 합니다. 제 책 <엄마의 화코칭>에서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인용한 문장인데요. 한번 그대로 옮겨와 볼께요.




자주 화내는 엄마는 나쁜 엄마가 아니라, 지친 엄마다. 처음이라 혼란스럽고 불안한 육아, 끝이 없는 살림, 경제적 압박감, 남편 과의 갈등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감정 조절 능력이 바닥을 쳐서 그렇다.


자주 화내는 엄마는 나쁜 엄마가 아니라, 바쁜 엄마다. 사회가 제시하는 기준과 주변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자기와 아이를 닦 달하며 달리고 또 달리느라 감정의 세밀한 결을 느낄 새가 없어서 그렇다. 


자주 화내는 엄마는 나쁜 엄마가 아니라, 고픈 엄마다. 아이들이 엄마의 관심이 필요할 때 “엄마 미워!”라고 소리 지르는 것처럼 엄마들도 인정과 사랑에 굶주릴 때 “나 사랑받고 싶어”라고 할 용기가 없어 화를 내는 것이다. 


자주 화내는 엄마는 나쁜 엄마가 아니라, 아픈 엄마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아픈 걸 더는 보기도 보여주기도 싫어서 화라는 갑옷을 겹겹이 뒤집어써버린 것이다. 그렇게 굳어버린 갑옷 안에는 데고 찢기고 닳아버린 엄마의 오랜 상처가 있다.



[출처: 김지혜, 엄마의 화코칭]


얼마 전 저는 30분째 잠 안 자고 돌아다니는 네살 둥이에게 괴물처럼 소리를 지른 적이 있었어요. 아이들 재우고 밤 10시에 강의가 예정되어 있는데, 장난치고 왔다갔다 하는 아이들이 어찌나 밉던지요. 결국 용이 불을 뿜어내듯 “야, 도대체 너희 왜 이래! 빨리 안 자? 혼나 볼래!”라는 말을 쏟아냈죠. 그러고도 화가 가라앉질 않아 거실로 나와 씩씩대며 소리를 질러댔어요. “아아악!!!” 놀란 첫째와 남편이 나와서 인수인계를 하고 저는 제 방으로 피신했어요.


분노조절에 대해 지식이 빠삭한 저도 이렇게 단전부터 솟구치는 화에 잠식당할 때가 있는데요. 위 4가지 중에 하나라도 걸리면 그렇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 중 어디에 해당되시나요? 지친 엄마인가요? 그렇다면 휴식을 늘려 주세요. 스마트폰 없이, 해야 하는 일 없이 푹 쉬는 시간, 30분이라도 좋습니다. 바쁜 엄마라면 일정을 단순화 시켜 보세요.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가지치기하는 겁니다. 


고픈 엄마라면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세요. 자기 스스로에게 인정의 말도 해 주시구요. “지금 잘하고 있어. 네가 수고하는 거 내가 다 알아.” 마지막으로 아픈 엄마라면? 상처치유를 위한 영상이나 책을 살펴보시고, 혼자서 힘들면 심리상담이나 코칭전문가를 찾아 보세요. 만약 네가지 모두 해당된다면? 잠시 파업을 선언하시고 1박 2일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세요. 


화가 아이 때문에 나는 게 아니예요,


엄마들은 화가 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가 정리를 안해서, 말을 안 들어서, 게임을 너무 오래 해서, 여러번 말 불러도 대꾸를 안 해서, 동생이랑 자꾸 싸워서, 10분이면 끝날 숙제를 30분 넘게 붙들고 있어서..등등. 그래서 아이를 바꾸려고 합니다. 잔소리를 하고, 협박을 하고, 벌을 주고, 소리를 지르고 꿀밤을 때리고 때론 등짝 스매싱을 날리기도 하죠.


하지만 그건 반쪽짜리 이유예요. 같은 행동이 그냥 넘겨지는 날들도 있으니까요. 실제 저도 그 날 몸은 피곤하고 마음이 바쁘지 않았다면 마녀로 돌변하지 않았을 거예요. 우리 모두 마찬가지예요. 아이가 신발 싫다고 까탈스럽게 굴더라도 여유 있는 주말이라면 “아 다른 신발 신고 싶구나.”라고 다정하게 마음 읽어줄 수 있을 거예요. 마치 오은영 박사님처럼 말이죠.


우리 안에 다정한 엄마와 화내는 엄마, 둘 다가 있습니다. 어떤 엄마가 반응할지는 아이의 행동보다 나에게 달려 있습니다.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다정한 엄마가 나오죠.  엄마가 자기성찰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너무 바쁠 때는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하는 이유죠. 만약 화내는 엄마가 자주 등장한다면, 내 마음이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나 좀 봐줘! 나 힘들어!” 그러니 아이에게 화가 났을 때 바로 화내지 마세요. 열에 아홉은 애꿎게 아이만 잡는 꼴이 되요. 반드시 화가 난 이유를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앞으로는 화가 날 때 아래 5단계로 해 보세요. 


화가 날 때 이 단계를 따라 보세요,


분노조절 1단계 - 멈추기 : 화가 났을 때 우리는 후회할 말과 행동을 하기 쉬운 상태에 놓입니다. 화난 것을 알아차리는 즉시 모든 말과 행동을 멈추세요. 그리고 화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세요. 다행히 분노감정은 3~5분을 보통 넘기지 않습니다.


분노조절 2단계 - 이유 찾기 : 상대의 말과 행동을 곱씹지 말고, 화의 진짜 원인인 내 욕구를 찾아 보세요.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야 아이와 나에게 상처되는 말을 멈추고 서로 평화롭게 욕구를 채울 수 있습니다.


분노조절 3단계 -진정시키기 : 5분이 지났는데도 화가 가라앉지 않고 이성적 사고 (‘내가 왜 화가 났지? 내가 원하는 것은 뭐지?)가 어렵다면, 자신에게 진정할 시간을 더 주세요. 장소를 옮기거나, 밖으로 나가 달리기나 산책을 하는 것이 가장 좋고, 어렵다면 심호흡이라도 길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분노조절 4단계 - 표현하기 : 화난 이유 (내가 필요한 것)을 찾았다면 아이에게 말해 주세요. “너무 피곤해서 아까 소리를 질렀어. 네가 미워서 그런 게 절대 아니야.” 이때 아이에게 기대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알려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엄마 잠깐 쉴 테니까 한 이십분만 혼자 놀고 있어.” 


분노조절5단계 - 사과하기 : 지나치게 화를 냈거나, 아이 때문에 화난 게 아닌데 아이에게 화를 냈다면 사과를 해 주세요. 시간이 흘렀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가 그때 지나치게 화를 냈는데 너무 미안해. 마음 안 좋았지. 엄마가 앞으로는 그렇게 화내지 않도록 노력할께.” 


이 단계를 충실히 따른다면 화내는 일이 50%는 줄어들 거예요. 


거기에 덧붙여, ‘화를 예방하는 법’ 2가지를 말씀드릴께요. 


첫번째, 단순한 일과예요. 아이셋 워킹맘인 저의 하루는 심플합니다. 저는 아침에 아이들 밥 차려주고 입히고 양치시키고 보내면 끝이예요. 학습지를 풀지도, TV를 켜지도 않고, 책을 읽어주지도 않습니다. (준비 다 마치고 시간 남으면 읽어준다고 해요.) 오후에 둥이가 하원하면 놀이터 가서 좀 놀다가 들어와 씻기고 저녁을 먹고 첫째 공부를 잠시 봐주고요. 그리고선 둥이와 놉니다. 8시쯤 양치를 하고 책을 서너권 읽고 8시 반이면 불을 끄고 누워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다가 9시쯤 잠이 듭니다. 주말에도 저희 집은, 주중에 못했던 거 해준다고 무리한 일정을 짜지 않습니다. 아이한테 잘해 주고 싶어서 무리하다, 늑장부린다고 괜히 버럭하게 되니까요.


두번째, 주기적인 자기대화의 시간이예요. 연말마다, 월말마다, 주말마다 자신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는 거죠.. 마음이 힘들 때는 매일같이 글을 쓰며 자기성찰을 하기도 하는데요. 이 중 매주 스스로에게 하면 좋은 질문을 공유합니다.


            한주간 잘했던 것은 무엇이지?          

한주간 힘들었던 것, 그를 통해 배운 것은 무엇이지?          

            다음 주에 내가 집중할 것은 무엇이지?


특히 1번 질문에는 사소한 것도 모조리 끄집어내 깨알같이 적습니다. 시체처럼 게으르게 지냈던 주라도 적다 보면 ‘이번 한주도 잘 지냈구나’, ‘애썼어. 정말 장해’ 이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화 안내는 엄마가 되려다, 자칫 감정을 누르고 참는 엄마가 되기 쉬워요. 밖에서 싫은 소리 한 번 못했던 분이라면, 더더욱이나 '화 안내는 엄마'라는 목표는 감정억압을 부추깁니다. 화 안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화난 이유를 아는 거예요. 화난 원인을 해결하면 자연스럽게 화는 사그라듭니다. 그럼 화를 낼 필요 자체가 없겠죠? 아이한테 화낸다고 자신을 몰아붙이기보다는, 화날 수 밖에 없는 내 마음, 나라도 알아주자구요. 오늘은 스스로에게 이 말을 들려주시면 어떨까요? “네가 많이 힘들구나. 얼마나 힘들면 그렇게 소리를 질렀겠어. 내가 알아 네 마음.” 


(위 글은 동화세상에듀코의 코칭맘 잡지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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