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by finitor
돈 없이도 노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 개새끼들아,

벽에는 덜 마른 비명이 번들거리고

엎지른 레일이 가늘게 흘러갔다

겹겹의 선언을 보며 나이테를 짐작한다

선언은 나보다 나이를 먹었으리라


반향은 노래가 아니었다

바람은 입을 꽉 다물도록 차고 크레졸 냄새가 났다

또 다시 벽이 칠해진 지 달포가 넘지 않았지만

흰색은 아직 채워진 것이 아니었다

잉크는 무엇으로든 제작할 수 있으니


비상구처럼 나트륨등에 불이 번진다

는개가 배어든 어둠 속에서도

나트륨등의 시정視程은 변함이 없다

흰색을 덥히는 색깔이라지만

온기를 느끼기는 어렵다


나가려는 걸음에 바닥이 웅웅거린다

안내원 없음 자동

비명의 연쇄가 도착하려는 모양이다

벽을 텅텅 울리면서 때맞춰 차단목이 내려온다

귀는 다물 수 없다 나는 귀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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