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코코언니라니
말 그대로다.
내가 코코언니라니.
첫 글인 만큼 어떻게 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를 하게 되었는지를 남겨야겠다.
작년까지가 이것저것 일한 경력이 10년이 되는 해였다.
올해가 11년 차. 백수로 스타트.
문득 반항심이 생겼다.
내가 어디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안 한 것도 아니고
여러 업을 다니면서 이렇게나 열심히 일했는데,
또 퇴사를 하다니. 나랑은 회사가 안 맞는구나 -
다시는 회사로 돌아가지 않을 테다-라는 반항심.
원래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찍먹하며 일을 해왔지만,
1월엔 참 반항심만 커져 있는 상태라 그냥 나를 내버려 두기로 했다.
지금 이 상태로 어떤 일을 하든 빨리 끝날 것을 알았기에.
그러다가 작년 말에 봤던 올해의 사주종이를 보았다.
음.
2-3월에 작은 재미나 취미를 해보라고?
새로운 아이템? 빨리 움직이라고?
(나는 내 사주 그대로 일어나는 편이라 하라고 하는 걸 했을 때 더 좋았었다)
그래, 그럼 이것저것 그냥 재밌어 보이는 건 다 시도해 보자
일만 안 하면 되지 뭐.
그러다가 내 눈길을 끈 썸네일이 하나 있다.
정말 호기심에 한번 클릭해 봤다.
첫 장면이 뭐냐면 최강희 배우가 코코를 타고
빵빵빵~ (을 입으로 소리 낸다)
어우씨 뭐야 왜 이리 귀여워….
이 언니 뭐야…. (어느새 배우에서 언니로)
이 귀여움 그 잡채인 사람은 뭐지 하면서 빠져들어 봤다.
언니가 (여전히 언니다) 귀여워서 이 직업마저 너무 귀여워 보였다.
내가 코코를 몰고 다니는 모습도 상상이 되고.
그래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윗세대는 네이버에 검색하고
우리 세대는 인스타에 검색하고
우리 아랫세대는 유튜브에 검색한다고 했던가.
거기에 발맞춰 난 인스타에 프레시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분이 계신가? 하고
검색을 막 하기 시작했다.
주로 나이가 있으신 분들의 계정이 있었는데,
(그분들의 인스타 피드도 거의 홍보글)
그 사이에 맛깔나게 글을 쓰신 분이 계셨다.
어머머머. 이 직업 매력적인데?
이거 해볼 만하겠어. 재미가 뿜뿜 솟는다. 그래 해보자.
냉큼 우리 집 근처에 공고가 있는지 없는지를 찾았고,
담당자 연락처를 발견하자마자 대뜸 전화를 걸었다.
“저 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 해 보고 싶은데요”
코코언니의 시작이다.
코코는 cold & cool의 약자로 야쿠르트 카트의 이름이다.
+ 활동하는 지역이 신사/압구정인데,
나는 샤넬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고, 1300만 원짜리 코코를 타고 다닌다는 의미에서
코코언니로 나의 이름을 정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