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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언니 Dec 30. 2024

여보, 일주일만 산티아고 다녀올게

그때의 한 줄 01


완독 : 24년 12월 25일

저자 : 최일권



코코언니의 생각


야쿠르트 배달은​ 평일에만 하고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쉬고 있다 보니 그것만으로도 꽤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주말과 공휴일 외에도 연차를 쓸 수 있는 생활이 더 좋으려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버킷리스트를 실행하고자 다른 여사님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게 맞을지 고민이 되기 때문이다. 대신 이런 생각은 했다. 무조건 퇴사하기 전에는 안된다고 생각했던 일이 어찌어찌 조금 생각만 바꿔보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다른 순례길의 저자들과 달리 돋보였던 부분은 감정이 요동치는 것이 글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이었다. 사람이 어찌 한결같이 나쁠 수 있고, 한결같이 좋을 수 있겠는가. 1분 만에도 감정이 요동치는 게 사람인 건데 한 번씩 순례길 완주한 분들의 후기를 보면 생각의 깊이도 남다르고 멋있게만 느껴졌었다. 그래서 훨씬 순례길 시도는 멀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중간에 고민을 하는 과정들이 평범한 우리가 한 번씩은 생각해 볼 법한 것들이어서 내가 이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더 빠져들어 읽게 만들었다. 그래서 평소에 하지 않았던 일을 했다. 한 번 읽고 나면 지루해져 버려 다른 책으로만 눈 돌렸는데, 24년 12월에 읽었을 때 눈에 들어왔던 문장들을 표시해 놓고 1년 뒤에 또 이 책을 읽고서도 그 문장이 눈에 들어오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25년의 내가 어떤 일상을 겪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그 순간이 조금 궁금해진다.



프롤로그

시간이 없었던 걸까? 아니면 시간을 내어줄 용기가 없었던 걸까?


P20

지금도 글을 쓰다가 잠시 고개를 들면 생각이 끊기고 딴생각으로 빠져든다. 언제부터 이렇게 생각이 힘들어진 걸까. 생각의 끝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는 절박함이 생겼다.


P28

내가 경험한 것들로 이야기할 힘이 생긴 것 같아 무척 반가웠다. 힘겹게 얻어낸 경험이기에, 그것에서 비롯된 것은 그 어느 것보다 크게 강하다는 걸 깨달았다.


P38

한 발짝이라도 걸어야 앞으로 갈 수 있지, 결국 내가 걸어야지만 끝이 있는 거고, 내가 내딛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P40

“죽음의 문 앞에 섰을 때 미처 열어 보지 않은 문들이 많다는 걸 알고 후회했다.”라는 말이 있다.


P57

역시나 지금의 순간은 영원할 수 없구나. 그래서 더더욱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내’가 소중해졌다.


P97

부딪히고 아파하고 힘들어도 이 길만 똑바로 걸으면 된다는 희망을 주니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겨났다.


P124

현실에서는 희망을 고민으로 탈바꿈하여, 자신을 한심스러워하며 더욱 싫어하는 게 아닌가 싶다. 긍정을 잃은 채 부정만을 각인하는 희망 고문을 스스로 자행한다.


P131

순례길이라고 누군가 정해놓은 이 길을 걷곤 있지만 오늘처럼 돌아가는 이 길도 결국엔 산티아고를 향하는 길일 텐데, 나는 왜 이렇게 다른 길을 걷는 걸 두려워했던 걸까.


P135

지금 내가 겪는 실수와 고통, 즐거움, 그리고 엉뚱한 사건들이 어쩌면 나만의 독특한 보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P137

내가 몰랐던 내 안의 재능이 발현되어 황금이 될 수도 있고, 아마추어 같은 실력이 쌓이고 쌓여 잘 성숙해져 결국 빛나는 황금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P171

천천히 걷고, 때로는 멈춰 서야만 보이는 세상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게 되었다.


P178

나에게 있어 가장 당당하게.


P183

잘 알아둬야 할 건 이 불안함이 내게서 오는 것인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오는 것인가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혹시 모를 일의 불안감은 이름 모를 다른 사람의 불안일 뿐이라서 신경 쓸 것도 없고,


P189

내 생각도 내 가치관도 모든 일은 자연스레 변화된다. 그러니 정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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