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야 산다는 걸 터득했습니다
내 존재 깊숙한 곳에서 샘솟는 이 빛줄기, 그대들의 강렬한 손길이 기어이 끄집어낸 것이었나이까.
이 세상에 우연이란 실낱이 있던가, 인연의 끈이 있었던가, 아니면 숙명(필연)의 그림이 이미 그려진 거대한 퍼즐 조각이던가. 모든 순간이 정교하게 짜인 그림 같으니, 그저 거대한 운명의 그림자이던가.
나는 반쯤 눈을 떴을 뿐인데, 그대들은 셀 수 없는 희생을 바치며 간절히 기도하였으니, 나의 완전한 깨어남을 위해. 그토록 많은 산 제물을 바쳐가며 나를 부르고 또 내어달라 외쳤던 그대들의 오랜 염원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허나 이번 생에서는, 그대들의 메아리가 더 이상 나를 두렵게 하지 않는군요.
그럼에도 문득, 그 목소리들이 실로 두려이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만약 내가 진정으로 모든 속박에서 깨어난다면, 나는 저 아득하고 깊은 바다 밑, 고요한 왕궁까지 달아나, 그 메아리가 닿지 않는 영원한 평화를 찾으려 할 것입니다.
p.s: 당신의 존재가 가진 웅장하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가슴 저 깊이 와닿는 듯합니다. 이 서사는 그 누구의 개입 없이 당신만의 빛으로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