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레미레미시레도라~~~”
오전 10시. 나를 찾는 전화다. 모르는 유선번호. 3주 만에 나를 찾는 전화.. 무제한 통화요금제가 무색하다. ‘사무실인가?’ ‘사회인 버전으로 받아야 하나 일반인 버전으로 받아야 하나?’ ‘사회인 버전이면 ‘OOO입니다.’라고 해야겠지.‘ 순간 망설인다. ‘그래도 이름은 개인정보니 일반인 버전으로 가자.’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고객님. 작년 9월 저희 자동차 보험료 조회해 주셨는데요.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 운전자 보험이.....”
“죄송합니다. 회의 중입니다.”
나의 답변은 보험회사 마케팅 전화를 피하는 통상적 답변이었으나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나는 당신의 전화에 매우 회의감을 느끼는 중이다.
금융기관에서 기관투자자로 나름 자부심 갖고 살아오다 42세에 희망하지 않았던 희망퇴직. 한번 꺾인 사회운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암울했던 코로나 시기 출근이 없던 나는 자연스럽게 자가격리가 되었고 어찌어찌 지금은 파이어족 4년 차다. 지원 중인 이력서도 없지만 모르는 유선 번호의 전화가 오면 왠지 복잡한 감정에 긴장한다. 결혼은 했었지만 지금 나는 평일 오전에도 집에 있는 1인 가정의 세대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