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체인소맨 파워처럼

짧은 글

by 코코조조

체인소맨의 파워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먹으면 인생은 쉽게 행복해진다.

인간관계도 그러하다. 입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면 되는 건데, 난 이런저런 이유로 써도 뱉지를 못했다.


한 예로, 상담을 오래 했던 내담자가 성인이 되어 내게 종종 밥 먹자고 연락을 했다. 처음에는 그 친구가 사회에 잘 적응해 나가는 게 대견스러워 몇 번 만나 밥을 사줬다. 그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런 예상은 쉽게 깨지기 마련이더라.


그 친구는 내가 연락을 일절 하지 않아도 잊을 만하면 내게 밥 먹자고 연락을 했다. 계속 만나다 보니 그 친구의 사회활동은 대견한 적응에서 지극히 일반적인 사회활동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그 친구와 하는 이야기는 나의 관심사와 전혀 맞지 않았다. 나는 예의상 잘 들어주고 적절히 반응할 뿐이었다.


그런 식사가 한 달에 한두 번 이어지자 나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넘쳐났지만 목적성 없이 무언가를 하는 건 내겐 큰 고역이다. 차라리 즐거움을 위해 편하게 침대에 누워 숏폼을 보며 히히힛거리는 것이 더 좋았다.


그렇지만 “이제 연락 그만하자”는 말은 목에 걸린 가시마냥 꺼내고 싶어도 잘 뱉어지지가 않았다.


‘그 친구가 실망하면 어떡하지?’


고민 끝에


“땡땡아, 난 이제 네 선생님도 아니고

형으로서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더 이상 없고

너에게 바라는 것도 없어.

이제 그만 만나자.

잘 지내!”


이렇게 톡을 보내고 그 친구와의 만남을 끝냈다.


아마도 그 친구는 나와 같은 사람과 어울리고 싶었을 것이다. 무언가 성숙한 연기를 매우 잘하는.


내 마음의 심층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내가 그 친구의 만남을 거절하지 못했던 이유는 나의 고질병인 구원자 콤플렉스 때문이다.


‘그 친구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서 그 친구가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해!’


이젠 그 친구를 도움을 받아야 할 존재로 바라보기를 그만두고 온전한 존재로 바라보기로 했다.


나 또한 나를 속여가며 멋진 형 연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나 또한 연기를 하지 않아도 온전하니까.


연기만 하는 삶은 너무 피곤하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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