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나는 나의 몸과 내 몸을 둘러싼 세상이 진짜라고 믿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외모, 경제력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런 것에 관심 없어하는 쿨한 연기를 잘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삶과 현실은 하늘과 땅 차이다
나는 예쁜 여자를 동시에 여러 명 만나고 싶고
값비싼 승용차를 타고 다니고 싶고
유명한 관광지마다 별장을 소유하고 싶지만
나는 모아둔 돈을 까먹으며 고시원에서 글을 쓰고 있다
예전 같으면 내가 원하는 삶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려고 발버둥을 계속 쳤겠지만
<우주가 사라지다>를 읽고
신은 형상이 없으며
이 세상 속 모든 형상은 환영이고
내가 지어낸 과거의 상상을 회상하는 것이라는 걸 이해하고 나니
더 이상 발버둥 치지 않는다.
가지려고 발버둥 쳐서 뭐 하는가?
결국 담배 연기처럼 다 사라져 버릴 것 아닌가?
비유하자면 이 세상은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
투사된 너무나도 감쪽같은 3D 홀로그램 영화와 같다
이 영화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너무나도 감쪽같이 제작되어 있어서
관객은 자신이 영화 속 주인공이라 믿게 된다
과거에는 이 세상을
꿈꾸는 자를 속이는 꿈과 같다고 비유하거나
관객을 속이는 연극과 같다고 비유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은 꿈·환상·거품·그림자 같고, 이슬·번개와 같으니, 그렇게 봐야 한다.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금강반야바라밀경》(금강경)
“세상은 하나의 무대요, 모든 남녀는 단지 배우일 뿐. 그들은 등장하고 퇴장하며, 한 사람이 평생 여러 역을 연기한다.”
“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They have their exits and their entrances,
And one man in his time plays many parts,”
셰익스피어의 희곡 《 As You Like It 》(뜻대로 하세요 / 당신 뜻대로) 2막 7장
다음에는 모든 것이 꿈, 영화, 연극이며 모두가 꿈꾸는 자이고 관객이라면
왜 몸의 감각이 진짜처럼 느껴지는지 적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