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아니잖아! 네가 나 주려고 한 거라고?!

전복을 좋아한다고! 감정까지 전복시킬 거야 없잖아?!


남편이 애들 전복 마늘 구이를 해주겠다고 또 설레발친다.

어이구 짜증 난다. 옆에서 돕고 치우는 것도 내 몫일 텐데, 굳이 자기가 요리해 준다는 거다.

"전복에 칼집을 넣어줘야 알맞게 잘 익고 더 맛나다던데. 어떻게 칼집을 넣지? 여보! 어떻게??

아 참! 소주 붓고 먼저 쪄줘야 해, 그리고 민물에 담가두래. "

어이구 짜증 난다.' 당신이 대충 해 그럼 되겠구먼. 애먼 마음의 소리로 질러댄다.'




귀하고 귀하신 울 아드님 등장하셨다. 학원에 지친 얼굴 영 많이 안 돼 보여

"고기 좀 굽자" 의견에 그 순하디 순한 남편이 발끈한다. "지금?!" "전복 굽는데?!" "응! 지금."

일촉즉발.... 싸움이 성사될 것인가 그냥 넘길 것 같은가?..@@


역시 이번에도 양보해 주는 순한 남편. 젊을 땐 한 까칠하고 극 예민한 성격이었는데 세월에 모난 정이 깎이듯 그런 남편도 많이 깎여 나갔나 보다.


이기는 인간이 아니라 순응하는 인간이 위대하다.. 지만서도 좀 짠하다.

기껏 아들놈에게 우선순위를 찬탈당했다 생각하겠지만, 그래도 내 맘엔 당신뿐이지..

미울 때 빼고


우린 독수리 5형제

모처럼 한 식탁에 옹기종기 자리 잡고 새끼 독수리 세 남매가 모이를 기다린다.

여전히 열과 성의를 다해 성깔 내듯 고기를 마저 굽고 있는 남편. 요리 폼 세는 자연스럽지만,

말투에 화가 담겼다.


"여보 전복 먹어봐 맛있어." "안 먹어!, 나 배 안 고파. 먼저들 먹어."



순간 기분이 따끔'. 에.. 그게 고기 굽는 일이 문제로구먼... 쩝'. 눈치 보인다. 내가 말 좀 곱게 할걸.

몇 분 사이였지만 완전체로 식사하는 시간. "음.. 나쁘지 않네. 전복 노래를 부르시던 당신, 많이 드세요.

그거 뭔 맛으로 먹냐? 그냥 無 맛 아니냐?

왜 그리 좋아해?"

"응, 난 어패류 왕 좋아해, 그래서 골뱅이도 좋아하고, 전복에 환장하지!"

"나도!" 옆에 듣고 있던 큰 딸이 내 말에 보태기 해준다. 예스, 이럴 때 딸이 최고지.


사실 나도 요리해 주는 남자 환영이다.

남자가 여자들보다 더 섬세하게 맛을 내고 멋진 작품으로 선물해 주는 일

멋지고 꿈꾸는 환상이 아닌가 말이다.


주방 생활 동선에 미숙함, 옆에서 좀 거들어 주고 뒤처리해 준다 한들 뭐 그리

짜증을 낼 일이었던가?


말로는 아이들 해주게 "전복 어디 있어?"로 부산을 떨어댔지만, 정작 밉고도 고운 아내 입에

한 점 넣어주려 했던 것. 또 놓쳤다. 이번에도 또 그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하고 짜증만 풀로 발산해

버렸으니,


후회한다.


휴가 때 시어머니와 미운 아내 사이 미묘한 신경전으로 심신이 피로해졌을 터.

그 기분 가감해 주지 못할망정 감정 한우 2++ 도 아니고 당신 마누라 참 못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이 해준 밥이 맛있건만, 순한 남편 당신은 정작 내 손맛이 들어간 음식을

제일로 선호하지. 간도 제대로 딱딱 못 맞추는 이 손맛을.

立秋와 末伏 지나 이제 제법 숨 쉴만하네. 여보 힘들지?

그래서 오늘 저녁은 된장찌개 끓여 놓고

귀하신 발걸음 기다릴게요. 쑥스럽고 간지럽지만,

사. 랑. 해! ~요.라고 표정 장착시킨다 ㅎ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