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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인간답게 산다는 것

참으로 어렵지만 배울 게 많은 삶

by BeWrite

100% 좋은 것은 없다

일상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 덕분에 늘상 반복했던 업무들을 어렵지 않게 수행한다. AI는 모든 질문에 답해주며 그 질문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게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AI가 바꿔놓은 일상이 정말 우리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걸까?


AI를 사용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이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처음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도 그 충격이 어마어마했다. 옛날에는 전화만 하던 그 전화기가 이제는 인터넷 검색과 게임, 채팅, 카메라 등 온갖 기능들을 다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각종 앱과 SNS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 전화는 더 이상 전화가 아닌 하나의 컴퓨터 그 이상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분명히 있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대중화된 이후부터 또 다른 문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지능적인 범죄의 횟수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보이스피싱, 각종 SMS 스미싱 그리고 요즘 많이 발생하는 해킹과 보안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기술의 편리함보다 기술이 가져오는 잠재적인 위험에 더 눈을 뜨게 되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다. 어떤 기술이든 그렇다. 100% 만능 기술은 어디에도 없다. AI도 마찬가지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AI는 많은 발전을 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의 정확도가 등장 초기만 해도 그리 높지 않았는데 요즘은 물어보면 굉장히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제대로 알려준다. 심지어 학습을 시키면 사용자 맞춤형으로 답변을 해주기도 한다. 더 이상 앵무새 흉내만 내는 AI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중간중간 할루시네이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사용자가 질문을 했을 때 엉뚱한 답변을 내놓거나 전혀 이상한 맥락의 답변을 해줘서 당황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럴 때는 보통 AI에게 혼을 내거나(?) 제대로 된 답변을 다시 요청하면 어느 정도 맥락에 맞는 답변을 해줬다. AI 스스로가 잘못했다고 얘기하면서 답변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인간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AI이지만 분명히 단점도 존재한다. 보통 개발을 하다 보면 AI 툴을 종종 활용하는데 가끔씩 내가 요청하지 않거나 학습한 범위 밖에서의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AI에 대한 명령에는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 제대로 명령하지 않으면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답변을 해서 오히려 질문을 한 사용자가 더 피곤하게 느껴질 수 있다. 편리함의 극이라고 여겼던 AI였지만 100% 완벽하진 않다. 개발자의 위치에 있든 그렇지 않든 이 점은 누구나 알고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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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좋아한다 =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어떤 기술에 대한 장단점을 질문 받은 적이 있었다. 막상 질문을 받고 나니 당황스러웠다. 그동안은 당연하게 사용했던 기술들을 정작 누군가의 질문을 받았을 때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부끄럽게 느껴졌다. 지속적으로 사용했던 기술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을 가지지 못한 내 잘못이 컸다고 생각한다. 그 일을 계기로 앞으로 개발 공부를 할 때 좀 더 많은 걸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개발만 하게 된다면 좋은 개발자로 성장하기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며 하나하나 배워 나가기로 결심했다.


개발을 떠나서 뭔가를 좋아한다면 그것에 대한 장단점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서 하길 원한다면 반드시 어떤 분야와 영역에 대한 장단점과 특징에 대해선 제대로 알아야 한다. 나는 오히려 나의 부족한 모습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나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확신했다. 예전 같았으면 스스로를 자책하며 후회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감정에 지쳐서 침대에 누워 잠을 자며 하루를 보냈던 예전과는 달라지기로 결심했다.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잘 몰랐다. 시행착오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고 나의 장단점은 여지없이 드러난다. 10대, 20대에는 더더욱 나의 부족한 모습으로부터 피하고 싶었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에도 나의 단점에 대한 복기를 전혀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아쉽다. 그때 조금 일찍 깨달았더라면 내 삶이 바뀌었을지도 모를텐데 말이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거나 나와 맞는 것을 하고 있다면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지 간에 마음이 열려있어야 한다. 나 같은 경우 내가 사용하는 기술에 대한 장단점과 특징을 바로 알아야 한다. 다른 분야에 종사한다고 하면 그 분야에 대한 지식과 도구의 장단점과 특징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매너리즘과 편의에 빠져 정말 중요한 것을 놓쳤다. 이제는 더 이상 놓치고 싶지 않다. 진정 나에게 잘 맞고 또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부족함을 가면으로 현 상황을 피하는 것이 아닌 당당하게 나의 부족한 모습과 마주하고 싶다.



날고 싶다면 날기 위한 비용을 감수할 준비가 필요하다

뭔가를 이루고 싶다면,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면 당연히 그에 대한 비용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이지만 사실 이 비용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좀처럼 쉽지가 않다. 생각하는 것 이상의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해보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피하고도 싶고 도망치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으로 각인되어 더 이상의 일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내게 주어지는 일은 항상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삶이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 아무리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해서 남부럽지 않은 복지를 받는다 할지라도 정작 일이 버겁다고 느껴진다면 그 회사에 오래 몸담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현실은 냉정하다. AI의 등장으로 인해 내가 날아가기 위해 필요한 비용과 요구하는 레벨이 점점 더 많아지고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면 포기가 더 빠르지 않겠냐고 물어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포기한다고 해서 삶이 끝나는가? 아니다. 포기하게 되면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뿐이다. 즉, 비용을 감수하지 않고서 뭔가 더 좋아지기를 기대한다면 쉽게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흔히 그저 그런 삶이라고 얘기를 한다. 하지만 그저 그런 삶,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의 방향과 루틴이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변화가 심하고 안정된 곳을 찾기 힘든 세상에서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되었다. 이제는 단순히 일만 잘하면 안 된다. 자신만의 뭔가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개성이 있어야 한다. AI가 일처리를 다해주는 시대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살아남으려면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꾸준한 자기 발전이 필요하다. 20세기의 성실과 21세기의 성실을 비교하라고 한다면 난 21세기의 성실에 한 표 던져주고 싶다. 역사적으로 지금처럼 극도로 많은 것을 알아야 함과 동시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시대가 과연 존재했을까?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고 하지만 그 스펙은 이제 무의미해졌다. 이제는 SKY를 나와도 취업이 힘들다. 어느 직군이나 취업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예전 부장님들과 상무님들처럼 오래도록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그렇다면 뭐가 제일 중요할까? 어쩌면 취업률과 실업률에 목을 매기보단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 창직(직업을 새로 만든다)이나 창업 혹은 프리랜서가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취업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여전히 취업은 중요한 가치가 있고 회사 경험을 해보는 것도 삶에 있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날아가기 위해 과거와 동일한 방법을 활용한다면 100% 실패할 수밖에 없다. 돈은 삶을 윤택하게 해주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나의 정체성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아닐까? 회사가 워라밸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 진정한 워라밸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워라밸을 유지하는 삶이 나의 이상인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가? 아니면 뭔가 자신이 지향하는 삶이 있는가?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루에 10시간 이상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러한 삶이야말로 정말 행복한 삶이 아닐까? AI 시대, 인간답게 살기 위한 몸부림과 날갯짓은 오늘도 계속되고 내일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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