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의 온라인수업 성적표는?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선택권이란 것이 주어졌을까?

by 공존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한편으로는 온라인수업을 둘러싼 재미난 시각 차이가 발생합니다. 온라인수업을 연장할까요 말까요? 빨리 정상등교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직 시기상조일까요?


그 사이 제법 온라인수업의 편안함, 안온함에 젖어든 교사와 학생들은 정상등교가 성급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정상등교를 한다고 해도 코로나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라서, 온갖 안전장치로 학교가 꽁꽁 싸매질 판이기 때문입니다.


급식 시간을 분리하고, 교실에서는 모둠수업은 절대 할 수 없고 최대한 거리를 띄어서 앉아야 합니다. 하루에 두번 발열체크를 해서 즉각 조치하는데, 대중교통은 최대한 자제하라고 하네요. 불가능한 이야기죠. 아침 저녁으로 등교/하교를 자가용으로 해줄 수 있는 부모님이 얼마나 될까요. 뭐 이런 이야기들.


반대로 등교수업을 원하는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은, 죽을 맛입니다. 집에서 있는 것 자체가 지치기도 하고 이제 3주 뒤면 중간고사를 어쨌든 쳐야 학사일정이란 게 돌아가거든요. 고등학교의 경우는 정말로 중요한 문제죠.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공교육의 저렴한 비용은 어쨌든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교육에 아이를 돌리는 방법도 있지만 그래도 학교가 빨리 열려야 하죠.


마침 오늘 열린 교육감 회의에서 경기도 교육감과 서울 교육감의 입장이 상반된 것으로 나왔으니, 다음주 등교수업 결정을 바라보는 것이 흥미진진하겠습니다. 물론 저는 몹시 등교수업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떤 수업이 최선일까?


https://www.sedaily.com/NewsVIew/1Z1N01DVQP

지난주에 꽤나 실망스러운 뉴스를 보았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쌍방향으로 하고 있는 학교/교사가 불과...에엑? 일반고 5%???


헐...다른 뉴스를 찾아보죠.


https://www.edui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050

교사 입장에서 서술된 뉴스라 이 역시 균형잡힌 시각이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교사 설문일 뿐이라 실질적인 죠사도 아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5%라는 팩트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은 없고, 실시간 쌍방향이 어느 경우에도 무척이나 부족하게 보입니다.


무엇이 사실일까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는 것이 중요할까요? 어느 정도의 학교들이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을까요?


그 전에 먼저 쌍방향 수업의 중요성을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온라인 개학 전에 교육부가 명확히 밝힌 바가 있거든요.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시, 과제형 활동은 실제 관찰된 내용이 아니므로 생기부에 입력 불가> 라고 말입니다.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었을 때 많은 학교들이 이를 두고 고민을 꽤 했습니다. 고등학교들이 말이지요.


"쌍방향으로 수업 하면 그건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으니까 입력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 그냥 과제 제출한 걸로 생기부 써주면 안되나?"

"에이 설마 고삼 생기부 써주는 걸 못하게 막아? 다른 학교는 어떻게 한대?"


정도의 대화가 오갑니다. 이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만, 과제형 활동은 교사와의 상호작용도 없고 관리감독도 없이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또한 그런 과제가 남발되어 생기부 스펙 경쟁을 강화할 수 잇기 때문에 교육부에선 막는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수업 내에서 실제 이루어진 활동을 중심으로 생기부를 기록하도록 정해둔 것이죠.


이게 중요한가? 중요합니다. 학생 한사람 한사람의 생기부를 작성할 수 있도록 밑그림이 되는 교사의 수업설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이든 정상등교든 과제형 활동은 교사와의 상호작용이 없어 피상적으로 쓰여지고 결정적으로 "변별력"이 떨어집니다. 실제로 열심히 하는, 우수한 학력을 가진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가 집에서 어떻게든 똑같은 결과물을 가지고 올 수 있으니까요. 이것을 똑같은 점수를 주고 같은 생활기록부 기록으로 남으면 우수한 학력을 가진 아이는 사실 큰 피해를 입는 것이죠. 교사로서는 고민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 수업에 활동을 최대한 많이 활용하면서 학생과 상호작용을 하며 수준을 올려가는 것입니다. 그럼 실제로 연말쯤 가면 학력차이가 꽤나 벌어집니다. 주도성을 발휘해서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를, 남이 떠먹여준 성적으로 고등학교 온 아이는 절대로 따라잡지 못합니다. 이쪽이 "변별력" 있는 내신 평가라 할 수 있겠죠.


물론 1년은 깁니다. 벌써 한달 훌쩍 지나갔지만 남은 10개월 동안 열심히 활동을 짜내고 아이들에게 수업 중에 활동을 부여하고 관찰하면 됩니다. 교사들은 다들 그런 정도의 대비는 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님들의 불안함, 초조함에 대해선 매일같이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것만으로도 담임교사들의 고충이 큽니다. 학교는 여전히 긴장을 잔뜩 하고 있는 상태고, 정상등교를 하면, 모든 게 잘 돌아가긴 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선택권이란 것은 주어질 수 없었을까?


그런데, 과연 수업을 쌍방향으로 할지 과제형으로 할지. 누가 정했을까요? 수업의 핵심 주체인 아이들에겐 선택권이란 존재했을까요? 학부모님들은 선택권이 있으셨을까요?


학부모편 1편에서 가장 먼저 제안한 것이 학교에 적극적으로 수업관리를 위하여 민원을 넣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라는 조직은 결국 가장 편하고 안정적인 수업 모델을 찾아서 알아서 굴러갈 것이었거든요. 온라인 수업이란 환경은 그렇습니다. 일단 바깥에서 보기에 너무 많은 "결과물"들이 눈에 보입니다. 출석률, 댓글, 카톡 실시간 채팅까지. 충분히 바빠 보이니 태클을 걸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사건 사고도 한달 사이에 너무 많이 터졌습니다. 바깥에서 보기에 수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교사들 자신도 모르고 남들은 더욱 모를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물론 뭐 여기에다가 학부모님들이 민원을 넣으셔도 "우리도 온라인 처음이라 죽을 맛이다" 정도 답변이 돌아올 것입니다만.


그럼 아이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있을 것이고, 나름 최근의 교육적 흐름 속에서 아이들의 다양한 개성에 맞춘 수업으로 학교도 변모하는 중입니다. 그걸 온라인 수업이 싹 다 날려버렸죠. 왜 아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수업방식을 택하지 못할까요? 온라인 수업이 처음이고, 나름 학교에서 교사들이 많이 협의한 것이고, 서로 편하고, 다 좋은 이야기입니다만, 어느 것이 최선인지는 누가 정하는 것입니까? 교사일까요 학교일까요, 아니면 수업에 참여하는 모두일까요.


극단적인 사례를 예로 들어볼까요. A학교는 모든 학년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쌍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쌍방향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업참여도도 높고 바로 바로 생기부에 기록될 수 있는 활동들이 남습니다. 그런데 인근 B,C,D...많은 학교들 중 어디도 쌍방향 수업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고, 아주 일부의, 5% 정도의 선생님들만이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죠. 과연 아이들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할까요? B,C,D 학교의 아이들이 자신의 학교 교사들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이나 존중은 흔들림이 없을까요?


극소수에 속하는, 쌍방향 수업을 하는 교사로서는 생기부에 과제 활동은 기록할 수 없고, 과제를 허위로 제출하는 것을 감시할 수 없고, 아이들이 공부를 하는지 마는지를 감독할 수 없는 문제보다도 근본적으로 아이들의 수업에 대한 선택권을 막아버린 것이 이해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수업의 주체는 무엇보다도 아이가 아닐까요. 그런 원칙과 대전제를 무너트리고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대응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 것일까요. 당장 다음주에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수업을 한다고 해도, 학생이나 교직원 중 단 하나의 확진자라도 나오면 그 학교는 2주간 전면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됩니다. "에이 설마." 하고 마음놓고 5월 징검다리 연휴를 즐긴 사람들이 지금 그 댓가를 치르고 있고요. 어디까지 학교는 고민하고 대비해야 할까요? 어느 수준에서 만족해야 할까요?


학교의 관리 감독도 부실한 것이 더 문제


전술했듯 온라인 수업은 바깥으로 보기에 너무 많은 결과물들이 눈에 보이기에 학교 관리자들이나 교육청에서도 쉽사리 간섭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댓글로 착착 출석도 하고 과제도 내거든요. 그리고 교사들이 출석관리 하느라 폰을 내내 붙들고 있는 것도, 수업 영상 찍느라 고생하는 것도 눈에 훤합니다. 뭐라고 "더 열심히 하세요"라고 하겠어요. 그런데 실제 사례입니다만, 자녀가 폰을 놓고 가출을 해서 학부모가 대리 출석 및 대리 과제를 한 경우도 있습니다. 눈물 겨운 모성애입니다만,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당연히 학교의 역할일 터지요.


코로나로 인하여 학습자의 주권이 휙 하고 날아가버린 것과 마찬가지로, 학교의 수업관리도 상당히 방만해집니다. 원래는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복도 돌고, 아이들 자는 교실 있으면 들어가서 잔소리도 하고, 수업 잘하는 사람은 자꾸 시키고 하죠. 그러나 지금 코로나 시국에서는 학교별로 모든 교사가 똘똘 뭉쳐서 서로 수업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유사한 포맷으로 온라인수업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교사가 잘하는지 어느 교사가 대충하는지를 판가름하기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더욱 수업의 질,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교육의 효과는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보세요. 학부모가 대출을 하는데 그것을 담임교사가 겨우 눈치를 챈 정도니까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일을 겪고도 그것에 대비해서 무슨 조치를 더 취하기 어렵다는 점이죠. 이걸 전체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개를 해서 주의를 줄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한달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이쯤되면 학교 별로 온라인 수업에 대한 여러가지 평가가 나와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선되어야 하겠죠. 6월에는 중간고사를 봐야합니다. 어떻게든 결국 교육부는 정상등교를 밀어부칠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온라인 수업에서 학습자의 주권을 손쉽게 외면하고, 수업이 방만하게 운영되는 것을 감지하지 못한 학교들이 6월, 7월이라고 코로나 핑계를 안댈까요?


냉정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교사 스스로, 학생 스스로, 학부모들이 함께, 지금 우리 학교의 온라인 수업을 들여다보고 평가하고, 또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팔을 걷어붙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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