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틀 편>과세특을 학기별로 쓰는 이유

800바이트+800바이트=1600바이트를 쓰고 줄인다!

by 공존

위 파일들은 내가 생기부 작성틀을 만들기 시작한 2020년도의 실제 파일들이다. 이제 2022학년도가 종료되어, 해당 작성틀로 생기부를 기재해준 학생들은 이제 곧 졸업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후에 내가 이 자료를 공개하여 아이들이 피해를 볼 여지는 크지 않기에 실제 내 작업파일을 토대로 설명을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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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1학기에는 선택형으로 구성한 것은 <특성2> 뿐이었다. 그 앞에 <특성1>은 학생들의 정의적 특성을 중심으로 여러개의 세트를 마련한 뒤, 유사한 내용을 복붙해서 넣었다. 1학기는 즉, 작성틀을 만들던 초기의 문제의식이 발견된 흔적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이 작성틀에는 여러가지 시도가 녹아있다. 아이들에게 공개를 위한 자료를 위한 시트를 따로 만들었거나, 기재영역을 앞에 몰고 교육과정과 공통서술 어구들은 뒤에 몰아넣거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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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의 작성틀은 이후에 죽 사용하고 있는, 쉽게 제작하고 자연스럽게 작성할 수 있도록 구성된 틀이다. 2학기에는 핵심역량과 영어 교과에 맞는 일반 특성, 그리고 교과성취수준을 두번 반복해서 넣었다. 그러니까 이 작성틀을 만들 당시에도 나로서는 업무경감을 위한 꾀를 부린 기색이 좀 있다. 수행평가 1에서 드러나는 성취수준과 수행평가 2에서 드러나는 성취수준이 있을 것이므로, 그것을 구분해서 써주되, 그 성취수준의 목록은 하나만 만들어도 되니까 편하다. 다만, 성취수준 1번 칸과 성취수준 2번 칸의 실제 문구는 같은 항목이라도 차이는 있었다.


창의적인 문장구성과 복문, 가정법을 활용하여 의사를 잘 전달함.

창의적인 문장구성과 복문, 가정법을 활용하여 1년간의 성실한 영어학습의 성과를 보여줌.

풍성한 어휘력으로 세련된 문장을 선보임.

풍성한 어휘력으로 세련된 문장을 작성함으로써 1년간의 성실한 영어학습의 성과를 보여줌.


그럼 나는 같은 성취수준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 작성해줄 수 있을 것이다.


(1차 수행평가 개별화기록)...을 통해 창의적인 문장구성과 복문, 가정법을 활용하여 의사를 잘 전달하였으며, (2차 수행평가 개별화기록)...과정에서 풍성한 어휘력으로 세련된 문장을 작성함으로써 1년간의 성실한 영어학습의 성과를 보여줌.


그리하여 각각 1, 2학기의 잘 작성된 생기부는 다음과 같았다.


수의학(개별화) 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지문을 읽고 논리관계를 파악하며 다양한 교육활동에 참여하여 영어학습 전략을 다각화한 학생(객관 항목)으로서 쌍방향으로 진행된 온라인 수업에서 성실한 태도로 마이크와 카메라를 켜고 임하는 꾸준함을 보였음. 업싸이클링활동에 참여하여 택배 박스를 재활용한 수납함을 구상하여 자세한 제작법과 함께 종이를 태울 때 발생하는 환경물질에 대하여 설명함. 봉사활동 계획을 발표하며 유기견 돕기를 소개하고, 반려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정서적인 이로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함. 발표 중 동료평가에서 글의 구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한편 발표자가 설정한 듣는 이의 연령층을 추측하는 등 창의적인 태도를 보임.(861)


사고력과 논리력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며 이를 수업과 자기주도학습에 적용하여 우화 "세가지 질문"을 읽고 뒷 이야기 창작하기 활동에서 "사람들의 마음에 난 구멍을 메우는 방법은?"이라는 질문을 구상하여 음악으로 모든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왕의 이야기를 창작하였고 동시에 어휘력, 문법, 표현력까지 뛰어난 영어능력을 보임.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글쓰기 활동에서는 석굴암을 주제로 선정하여 경이로운 과학기술, 기하학적 조형미 등을 중심으로 글을 구성하였고, 단문에서 점차적으로 복문으로 발전시키며 구와 절을 삽입하는 노력을 보임으로써 1년간의 성실한 영어학습의 성과를 보여줌.(804)


위의 기재내역에서 초록색은 실재 교사가 작성해주어야 하는 개별화, 빨강색은 사전에 만들어놓은 목록으로 선택형으로 입력할 수 있는 객관평가 항목이다. 이와 같이 1,2학기를 다르게 구성하는 것은, 엑셀 작성틀을 이용한 생기부 기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사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방편이다. 1학기에 처음 학생들과 만나서 특성들을 파악하고 그들의 활동을 관찰하여 기재했다면, 2학기에는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활동과 함께 서술하고, 성취수준으로 마무리함으로써 1년간의 성장기록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이 작성틀을 이용해서 1,2학기를 각기 작성하여보았을 때 1665바이트로, 상당히 많은 작성량이 나왔다. 나는 모든 학생들에게 최대한으로 많은 내역을 작성해서 절반 이상의 학생들에게는 1500바이트를 넘긴 상태에서, 그것을 나이스에 옮길 때 1500바이트로 맞추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


1600바이트를 1500바이트로 줄이며 나이스에 입력하는 과정은 생기부 기재에서 발생하는 유사성을 두번째로 보완하는 절차가 되었다. 반복되는 어구들을 학생별로 다르게 축약하고, 줄이면서 유사성을 줄여나갔다. 적은 양을 늘릴 때는 유사성이 높아지기 쉽지만, 양이 넘쳐 그것을 줄일 때는 오히려 유사성을 낮출 수 있었다. 같은 말이라도 이리 저리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까지의 글에서 나는 생기부 기재에 있어서 몇가지 이상해보일 수 있는 조치들을 남겨두었다. 각 셀에 들어가는 말들이 길었다. 그리고 경제적이고 압축적으로 글을 구성하기보단, 상세하게 문구를 구성하였다. 그리고 ^ 표시로 띄어쓰기 체크를 할 수 있게 했다. 이 두가지 조치 모두 최종 절차로서 넘친 양을 줄이는 과정에서 수정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차피 내신에서 상위권 학생들만이 학종에 응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에겐, 사실상 압축적인 기재까지 해가며 생기부에 개념어들을 꽉꽉 눌러담을 필요는 없다. 교육적으로 온당한 처사라면, 나중에 어떤 사람이 보더라도 해당 학생의 성장기록으로서 풍성하고 상세한 내용을 담는 일일 것이다. 이런 생기부의 원리를, 학종이라는 체계에 따라서 교사들이 이리 저리 꽉꽉 내용을 눌러담는다. 그래, 눌러담자. 눌러담도록 1,2학기의 내용을 구분해서 나는 넘치도록 적어준 뒤 그것을 합치며 학생별로 발생하는 유사성을 줄였다.


그런데 또 한가지, 이러한 작성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는데, 영어 교과만 해도 학교별로 최소한 다섯개 정도는 운영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제시한 파일들은 대개가 고1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이런 방식으로 고2, 고3까지 모두 작성한다면 상당히 문제가 클 것이다.


물론, 내가 학교에서 이 작성틀을 공유하고 컨설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이 방식을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는 교사들로부터 그런 비판을 받았다. 물론 그러나, 나는 바보가 아니다. 아래는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영어권 문화"과목의 생기부 작성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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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문화를 보다 깊이 알고자 영화를 선정해 분석 및 토론하였으며, 영어권 문화에 대한 이해도와 충실한 영화분석을 특징으로 하여 미국의 푸드트럭 문화를 다룬 단원에서 심화자료로 "아메리칸 쉐프"를 골라 자유로운 미국인의 영혼이 담긴 특성 장점으로 짚고 마이애미에서 쿠바샌드위치와 치킨누들스프를 즐기는 여행계획을 짬. 미국의 슈퍼히어로 산업을 다룬 지문을 읽고, '원더우먼'을 통해 시대를 막론하고 역사적 중요 사건이 히어로 영화에서 대중의 열망을 통해 드러난다는 점을 분석함. 히어로 만들기 활동으로 시간 조종 능력을 가진 시간창조자'를 개발하고 지구상의 모든 것을 없애려는 괴물에 맞서 시간을 무한대로 늘려서 싸우는 독창적 스토리를 작성함. 차별문제 단원 심화자료로 '히든피겨스'를 선정하여 학생스포츠에 대한 차별을 꼽아, 일반 학생과 체육부 학생이 다르지 않은데 차별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함.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자기의 활동 경과를 기존의 영어수업과 비교하여 성찰해보고, 영어는 암기과목의 성격이 있지만 친숙한 언어이기도 하며, 영어권문화를 배우면서 서구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함.


영어권 문화를 보다 깊이 알고자 영화를 선정해 분석 및 토론하였으며, 자료탐색과 성실한 태도를 특징으로 하여 미국의 푸드트럭 문화를 다룬 단원에서 심화자료로 "아메리칸 쉐프"를 골라 푸드트럭의 저렴함과 접근성을 장점으로 짚고 미국 서부에서 햄버거, 핫도그 등 파는 푸드트럭 체험을 하는 여행계획을 짬. 미국의 슈퍼히어로 산업을 다룬 지문을 읽고, '다크나이트'를 통해 히어로와 어울리는 도시공간의 개성이 있다는 점을 잘 분석함. 히어로 만들기 활동으로 능력을 가진 개발하고 차별문제 단원 심화자료로 '히든피겨스'를 선정하여 인식 개선을 대책으로 제시함.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자기의 활동 경과를 기존의 영어수업과 비교하여 성찰해보고, 중요한 과목이지만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을 반성해보고 일상에서 영어는 필수적이므로 세계 여러나라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문화를 중심으로 영어학습을 계속하기로 다짐함.


영어권 문화를 보다 깊이 알고자 영화를 선정해 분석 및 토론하였으며, 풍부한 감수성과 꼼꼼한 학습태도를 특징으로 하여 미국의 푸드트럭 문화를 다룬 단원에서 심화자료로 "아메리칸 쉐프"를 골라 다양한 메뉴를 장점으로 짚고 뉴욕에서 한달살기를 하는 여행계획을 짬. 미국의 슈퍼히어로 산업을 다룬 지문을 읽고, '아이언맨'을 통해 사람들의 상상이 영화에서 현실이 되는 히어로물의 특성을 잘 분석함. 히어로 만들기 활동으로 초인적 강함 능력을 가진 슈퍼파워맨'을 개발하고 아마존의 왕자로 태어나, 슈퍼단백질을 먹고 초인이 되어 다른 초인과 경쟁하는 이야기를 창작함. 차별문제 단원 심화자료로 '히든피겨스'를 선정하여 코로나 발발 이후 서구에서 동양인 차별이 심해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동양인은 스스로 잘못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시비를 거는 상대는 무시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냄.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자기의 활동 경과를 기존의 영어수업과 비교하여 성찰해보고, 다른 나라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어의 특성을 이해하고, 외국어를 활용한 정보취득으로 더 큰 발전의 기회를 얻도록 하며 문화를 통해 외국어의 억양, 제스쳐, 발음까지 알 수 있는 좋은 배움의 과정이었다고 자평함.


2학년 과목이며 선택과목이고, 절대평가 과목이므로 생기부 기재의 내실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교육과정 구성에 대한 어구들을 최대한 조각내서 기재의 효율성을 꽤했을 뿐, 객관적 평가항목으로 선택형으로 만들어놓은 것은 극소수의 분량이다. 이와 같이 1학년, 2학년, 3학년 단계별로 작성틀은 당연하 달라지고, 변화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1,2학기의 생기부 작성들을 별도로 만들고, 2,3학년 단계에 따라 또 다르게 작성틀을 구성하는 과정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나는 이 작성틀이 가질 수 있는 한계를 알기 때문에, 한번 사용한 작성틀은 다시 사용하지 않고 매 학기마다 새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보통은 2개 과목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서로 다른 영어 교과의 교과목들을 두루 작성틀을 만들어보게 된 것이다.


생기부를 쓰는 것은 굉장히 고단하고 지루한 작업이지만, 이 작성틀을 만들어 활용하면 작업이 빨라지고, 심지어는 일부러 용량을 넘치게 쓰고 줄여줄 수도 있기 때문에 나로선 굉장히 즐거운 작업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매 학기마다, 교과목별로 새롭게 작성틀을 만들면서 점점 유사성 방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작성틀의 내실은 깊어졌다.


나의 이러한 경험은 결국, 생기부 기재라는 업무를 단순 노동이 아닌 "생기부 디자인"과 생기부에 반영되는 "교육과정 설계"로 이어졌다. 나는 생기부를 먼저 고려하며 한 학기의 수업과 수행평가, 학습활동을 구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음 꼭지에서 그 이야기를 이어가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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