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화투, 와인한잔

미얀마 호코 커피농장

by 도 민 DAW MIN

아!

아!

약하고 짧은 소리를 내며 누워계신 어머니를

만져드리고 주방에 왔다.

햇살이 아주 좋구먼.

혼잣말을 하며 냄비에 물을 붓고 소금을 넣고 물이 끓기를 기다렸다.

내 사랑 넷플릭스.. 요즘엔 볼만한 것이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일요일 간병에는 한편 봐줘야 하는 것이

나만의 루틴.

직장생활을 같이 한 엄마의 동료 아주머니가

안부전화를 하셨다.

스피커폰으로 들려주니 곧잘 대답하신다.

자네 건강해.

언니 효녀 막내딸 생각해서 조금 더 사세요.

대답 없는 엄마.

자네. 건강해.


누워있는 노인이 되어도 감정과 의식은 살아있다.

스스로 걸어서 화장실을 가지 못한다 해도 부끄러움과 수치심, 모멸감은 다 살아있다.

인간답게 살아 있을 권리, 인간답게 죽을 권리.

이제 곧 노인이 될 나에게도 그리고 누군가에게도

피해 갈 수 없는 질문이다.


유치원생들이 하는 색칠놀이나 취향을 무시한

노래공연, 어떤 음식인지 알 수 없이 죄다 갈아버린 식사.

우리나라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너무도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요양원들은 법의 울타리를 아주 교묘히 잘 피해나가서 이익을 취하고 피해를 보는 것은 그 요양원에 아무 말 못 하고 누워계신 노인들 뿐이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일본의 요양시설을 보았다.

파친코 기계를 놓고 가짜돈으로 노인들에게 파친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하고 노인들은 즐겁게 여가생활을 하고 있었다.

왜 요양원에서는 와인 한잔 마실 수 없을까.

그 많은 정부지원금을 받고 요양원은 왜 인력부족만 언급할까.

출퇴근길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도로변 요양원을 차마 보고 싶지 않은 건

자식의 처분만을 기다리며 말 못 하고 자식을 기다리던 엄마 얼굴이 떠올라서이다.


노인과 보호자 모두가 행복한 간병이 되기 위하여

나는 파스타를 끓였다.




우리나라의 6-70년대처럼 노인을 모시고 함께 살고 함께 먹고 돌보고 사는 미얀마가 행복해 보이는 이유는 뭘까. 지독히도 가난한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