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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강

선수

by 이강

모텔방에서 눈을 뜬다.

아침에 일어난것도 아니지만 포근한 기운에 왠지 좋을것만 같은 2024

새삼스럽게 다를것없는 날인데

줄줄이 온 새해인사에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전시 이후로 조금은 달라진 그림을 그리며 많은 생각들이 든다.

혼자 일궈낸 작업이 아닌것을 안다.

과연 옆에서 조언하는 엘리스가 없었다면 내가 여기까지 올수는 있었을까?

그렇다면 지금까지 그려온 그림은 무엇일까?

난 참으로 한심한 껍대기 작가였나?

그림은 그런것이 아니었다.

이것을 깨닫은지 불과 몇개월이 안됐다.

이제서야 알것만 같은데 이게 아는것인가도 사실 불분명할지 모른다.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굳이 보여주려는 기교나 거추장스러운 꾸밈이나 장식이나 유행? 개뿔

난 그냥 나다.

뭘 보여주려고 잘보이려고 아첨을 하고 뭐 할필요가 굳이 있나?

난 나면 되는 건데

참으로 애썻다

2023은 금욕주의로 나를 억누르고 작업에만 몰두했다, 참으로 바보같은 짓꺼리

2024는 원상복구. 끝장나는 나로 돌아간다.

순수는 그런게 아니다.

나다운 내가 멋진거였다.

그림이 그런거 아닌가? 나는 나여야 했다.

별거 없다 그냥 두눈 똑바로 뜨고 본능적인 나로 돌아간다. 난 끝장나게 장난아니니까

2024 숨김없는 나로 간다

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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