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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오릉 커피씨 Dec 31. 2023

예멘 커피는 왜 비싼 것일까?

커피 인사이트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몇가지를 말씀드립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몇 가지를 이야기해두려 합니다. 
'훌륭한 예멘커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는 물론이고 이것은 '예멘커피 답지 않게 훌륭하다'라든지 혹은 '예멘커피라서 조금 비쌉니다' 등 예멘커피를 소개하기 전 늘상 붙는 수식어들이 있곤 합니다. 왜일까요? 예멘커피는 왜 비싼 것이고, 그 비싼 가격만큼 훌륭한 예멘커피 찾기란 왜 쉽지가 않은 것일까요? 그 질문에 답이 될 거라 생각하는 글을 소개합니다. 그렇기에 아래의 내용은 그 원문의 내용을 좀 더 읽기 편하게 다듬었다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원문출처 : https://www.perfectdailygrind.com/2019/09/pricing-coffee-why-do-yemeni-beans-cost-more/)   


예멘 커피는 왜 비싼가? 


예멘 커피의 비싼 가격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곤 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1킬로그램 당 60달러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도대체 예맨 커피는 왜 이렇게 비싼 것일까? 이렇게 비싸게 팔려서 정작 농부 및 판매자들이 얻게 되는 수익은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비싼 가격만큼 로스터에게 살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일까? 

예멘의 자연환경에서 시작해서 로스터의 손까지 가게 되는 경로를 살펴봄으로써 이 질문에 답해보고자 한다.  

1. 품질 좋은 커피의 희소성

대부분의 예멘 커피 생산자들은 매우 작은 농장을 소유하고 있다. “어떤 농부들은 우리 중 가장 큰 농장을 소유한 농장주조차 나무가 20그루가 채 안 된다.”라고 말할 정도이다. 

보통 커피 체리 1킬로그램 당 1.5에서 2.5달러의 수익을 얻는다고 한다. 이것은 매우 적은 돈 같지만, 예멘 환율의 변동은 가치 측정이 더욱 어렵기도 하고, 농부들에게는 그나마 이것이 가족을 부양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예멘의 내전으로 인해 2014년 이후 예멘의 GDP는 무려 38%나 감소했다.)  


2. 가공 과정에서의 손실

예멘에서는 커피 체리의 가공에서 양산율은 10%가 고작이다. 즉, 10킬로그램의 커피 체리에서 생두가 될 수 있는 것은 1킬로그램이 전부인 것이다. 

이는 1.5달러의 커피 체리가 15달러의 생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가공비와 운송비가 다시 추가되게 된다.

그렇다면 유독 예멘에서의 양산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참고로 다른 커피 생산국의 경우, 대략적인 양산율은 7:1 혹은 6:1 정도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결점두가 Hulling machine을 고장 내기 때문인데, 사실 이것은 중남미의 대부분 커피생산국에서는 수로를 통해 물에 뜨는 결점두를 제거하곤 한다. 하지만 물이 부족한 예멘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3. 기반 시설의 취약성

“반세기 혹은 수십 년 동안 예멘에서의 커피 농업은 과거의 방식만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것은 품질 좋은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기반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커피를 통한 낮은 수입은 비료, 건조대 등의 기반 시설 확충을 더욱 멀리하게 만들었고, 역설적이게도 예멘은 여전히 친환경적인 생산을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커피 생산국에서 기반 시설 비용은 당연히 농부가 지불하거나, 대부 시스템(Loan)을 이용하지만, 예멘에서는 농부의 수입도 적고, 신용거래 역시 어렵기 때문에 기반 시설을 갖추는 것이 매우 어렵다. 


4. 항구까지 운송의 어려움

낮은 양산율은 1킬로그램의 생두 생산조차 매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멘의 경우, 보통 4개 Drying 센터에 14명의 풀타임제 직원이 필요한데, 예멘의 생산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8톤의 수출 가능한 생두를 위해서는 최소 15명의 풀타임제 직원이 필요하기도 하다.

자국 내에서의 유류비만도 1갤런 당 12달러 정도가 필요한데, 이는 유럽에서의 2배, 미국에서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예멘의 내전으로 인해 60개가 넘는 검사소 및 12번이 넘게 차를 갈아타야 하기도 한다. 이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일이다.) 


5. 컨테이너를 가득 채우지 못하는데서 오는 손실

예멘의 내전으로 해상운송의 기반 시설 역시 미비하다. 깨끗한 컨테이너를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컨테이너를 모두 채우기도 힘들다. 만약 20톤을 모두 채우려면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우스갯 소리를 하기도 한다. 

만약 컨테이너를 두바이로 보낸다면, 대략적인 견적가는 2000달러 혹은 3000달러 일 것이고, 무사히 두바이에 도착한다 해도 통관을 위해 다시 3000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거기다가 많은 로스터들이 25~50킬로그램의 소량 구매를 하기 때문에 운송비만 추가로 10달러 정도가 더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위의 내용에 저의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예맨 커피는 왜 비싼 걸까요?

 

품질 좋은 커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희소성에 기반시설은 취약하며, 생산량은 적은데 손실은 크고, 운송 역시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품질 좋은 예멘 커피를 만나기란 쉽지가 않으며, 가격은 당연히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예멘커피를 찾고, 품질 대비 비싼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예멘커피를 맛보려고 노력합니다. 왜일까요? 


'커피 역사의 시작'이라는, 그래서 그 근원에 대한 본능적인 향수, 그리고 예멘커피만의 독특함 때문일 겁니다. 누군가는 그 독특함으로 커피 향미의 구조감을 이야기하기도 하며, 누군가는 결코 우아하지는 않은, 소박하면서도 거친 그 향미를 꼽기도 합니다. 저희 또한 그렇습니다. 그래서 비쌀 수 밖에 없으며, 비싼 가격 대비 훌륭한 품질의 예멘 커피를 찾기 쉽지 않음에도 끊임없이 예멘 커피를 찾고 맛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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