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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피네올리브 May 31. 2020

바람 부는 날, 시설 비닐하우스 방충망 및 비닐 씌우기

유채꽃 짙은 향기가 바람결에 실려 코끝을 간지럽히면 이 것은 분명 계절이 바뀌는 신호~ 해마다 이맘때쯤 남서쪽에서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파라라락~ 마을 회관 국기봉에 매달린 태극기가 찢어질 듯이 펄럭이는 2020. 4월 18일, 꽃피네올리브는 순간 풍속, 초속 6미터의 강한 바람 부는 날, 시설 비닐하우스의  방충망 및 비닐 씌우기를 감행한다.

​이 광경을 누가 보았다면 "이런 이런 삼식이 같은 넘들이 있나! 이 바람 속에 비닐하우스에 비닐을 씌우려고 하다니" 하며 혀를 끌끌 찰끼다! 고거 참! 하하

​13명이 달라들어 비닐하우스 지붕을 덮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비닐은 풍선처럼 부풀어 세차게 펄럭거리며, 하늘로 하늘로 날아 오른다.


펄럭이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비닐하우스 비닐

"공쥬야 바람 부는 날 비닐하우스 비닐 씌우기 하는 사람은 머다?"
"바아부! B융신이지B! 사고 나면 어쩌려고!"

​비닐이 산발한 쑥대머리 귀신처럼 이리저리 날아다녀 붙잡으려고 해도 소용이 없다. 그렇지만 농사에는 때가 있는 법, 다들 고추들 심고, 고구마도 심고 부산을 떠는데, 멀 심던 무조건 씌워야 되겠다는 일념으로 고고!

​"앞으로 가던 뒤로 가던, 서서 가던 기어 가던, 서울만 가면 되지 않겠슴?"^^

일단은 일머리 순서대로 시설 하우스 측면에 방충망설치부터 하기로 한다.

​해남 호남천막사에서 3개 동용, 총 300평 하우스의 양측면과 앞 뒷문, 이중 출입문용 6조, 다 해서 53만원을 지불하고 맞추어 온 방충망~  


방충망을 고를 때, 잡아당겼을 때 늘어나면 안된다. 메시 구멍크기는 1.5mm 이하여야 한다


방충망 설치

나중에, 강풍에 찢어지지 않도록 물 호스를 사다가 패드를 할 때 밑에 대어주어야 한다.

태국 여자가 패드(비닐고정용 철사)를 하나씩 분배를 한다. 이렇게 하면 작업속도가 엄청 빨라진다.


방충망 시설, 비닐하우스 설치 및 비닐 씌우기 전문가인 화현 형님이 태국 인부에게 패드를 필요한 자리에 하나씩 분배하라고 하자, 인부가 도랑을 따라 패드를 하나씩 죽 늘어놓는다.

​측면에 방충망을 윗부분만 우선 임시로 패드로 고정을 끝내자,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바람 부는 날의, 때 아닌 시설하우스 비닐 지붕씌우기가 시작된다.



시설 비닐하우스의 방충망 및 비닐 씌우기 순서도


1. 측면 방충망 윗부분 설치
2. 작업에 필요한 물품을 적절한 장소에 분배. 배치 / 클립, 패드
3. 영차영차 지붕 비닐 씌우기
4. 측면 패드작업, 지붕 비닐 고정
5. 측면 방충망 아랫부분 패드 고정
6. 하우스 측면 개폐를 위한 비닐을 파이프에 감고 클립 끼우기
7. 앞뒤 패드로 비닐 고정
8. 줄묶기
9. 문짝 비닐 씌우기
10. 앞뒤 문에 방충망으로 이중 덧씌우기
11. 앞.뒤 땅바닥에 끌리는 비닐 묻기


비닐 펼치기. 비닐에는 바깥쪽 면과 안쪽 면이 있으니 바꿔 씌우면 안 된다.

영치기 영차영차!~ 지붕 씌우기를 하려고, 준비한 비닐을 펼친다. 꽃피네올리브는 일제 크린알파코트 0.1을 그린첨단과학온실이라는 회사에 직접 주문했는데 총 견적 2백11만원, 현찰 조건으로 디스카운트

받아 190만에 구매했다.

우메 비싸라! 할지도 모른다. 국산의 3배 비용이니깐. 작년에 다른 비닐하우스에도 크린알파코트 0.1을 시공했는데 투명해서 빛 투과가 짱!

더군다나 결로 현상도 없었는데 한마디로 원더풀! 그래서 국산보다 약 3배 비싼 가격이지만 망설임없이 주문한 것이다.


http://m.greenonsilmall.com/


지붕의 비닐 씌우기는 2-3인의 인원으로 하기란 불가능하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해도 5-6명은 필요하다. 만약 바람이 불면 5-6명의 인원으로도 비닐하우스 지붕 비닐을 씌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순간 풍속, 초속 6미터의 바람이 불었는데 13명이 달라붙어 작업을 한 것이다.

​어느 한순간, 갑자기 몇 분간 바람이 잦아들었는데 전부 달려들어 으쌰으쌰! 순식간에 샤샤샥 지붕을 덮는데 성공!


바람 부는 날 시설하우스의 비닐 씌우기, 비닐이 허공에서 춤을 춘다.

바람이 부는 날, 시설 비닐하우스의 비닐 씌우기를 할 때는, 바람이 불어오는 쪽만 붙잡으면 비닐은 허공에서 춤을 춘다.


비닐이야 춤을 추던지 말던지 상관하지 말고 우선 한쪽 면을 패드로 고정시켜 버린다.  그리고 나서는 반대쪽으로 이동하여 팽팽히 잡아당기면서 패드를 채우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바람 속에서도 어거지로 비닐이 하우스 지붕에 씌여진다.


우멩 무셔라!  바람에 붕 뜬 비닐이 수미터 위로 올라가 춤을 춘다.

"반대편 전부 손을 놔! 비닐을 놓으란 말이닷!"

사고날까봐 목소리 톤이 날카롭다. 이런 날에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의의 안전사고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물 호스를 대고 패드채우기

비닐~ 너는 춤을 추던 말던, 우리는 이렇게 하나씩 패드를 채워 나간다.


참 야무지게도, 비닐이 찢어지지 않게 물 호스를 대고 패드를 채워나간다. 개미군단이라고 알란가 몰라! ㅎㅎ


바람부는 날엔 이렇게 쪽수로 밀어부치는겨!
패드(철사)채우기 전, 물 호스 대는 방법

패드를 채워넣기 전에, 한 사람은 이렇게 위처럼 물 호스를 먼저 쭉 대어 나간다.


개미군단!
모두 달라붙어!
패드를 채우자!

구슬은 꿰어야 보배! 하우스 비닐은 패드를 채워야 완성인거여!~


금새 지붕의 비닐 씌우기가 끝나고 방충망 아랫부분의 패드를 채운다. 13명의 개미군단이라 순식간에 끝난다.


패드 채우기

별수 있나~ 바람 부는데!
떼거리로 달러붙어야지~~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일하는 개미는 죽어라고 일을 한다. 운 좋은 개미는 그냥 룰루랄라~ 붙잡고 있기만 하면 된다.

"머 세상사 다 그런 거지 머! 그래서 줄을 잘 서야D야!"

​패드조가 방충망 하단 부분에 패드를 채워나가면 그 뒤를 클립조가 따라나가면서 비닐하우스는 완성되어 간다.


클립 채우기

"음 클립이 좀 오래 되었군~ 버리면 아깝자눙. 재활용 해야지비"^^

​비닐하우스 치마를 덮고 내려와 땅에 닿은 비닐을 개폐용 파이프에 감고서는 클립으로 고정시키면 된다.


클립 끼우기는 낑낑거리며 패드를 끼우는 것에 비하면 아주 쉽다. 둘이서 해도 금방금방 진도가 나간다. 앞으로 앞으로!

"패드조 머하냐! 빨리 끝내고 후딱 집에나 가자!"

방충망 하단 패드 끼우기, 이 작업이 끝나야 후속 작업인 클립을 끼울 수 있다. 클립을 키우는 목적은 비닐하우스 측면을 개폐하기 위함이다.

빨리 끝나는 대로 집에 간다니까 갑자기 속도가 붙는다.

"오토바이 엔진 달았남?! 왜 이리 빨라!"
"노가다란 역시 집에 빨리 가는 맛에 하는겨!"
"야리끼리 좋아하다가 늙어서 지명대로 사는 넘 못봤다"

​아니 태국사람들도 이렇게 한국말을 잘하는겨? 잘 하긴 눈치로 때려잡는게지~~ㅋㅋ

패드조 다 끝났는감? 끝났으면 클립들 끼우라고~ 그래야 집에 가서 파전에 막걸리 한 사발씩 때리는겨!

​"머시라구? 태국인들은 막걸리, 파전 안먹는다해!^^"

태국인들 술고래다! 고래!

비욜, 쉬는 날이면 고주망태가 된다는데 두고 온 자식, 부모 생각에 술 생각이 아마도 간절할끼다! 생이별은 인륜으로서 짠하고, 차마 보기 힘들구나.

육자배기 읊고 있냐? 그 맘 안다! 알어!


이렇게 하여 비닐하우스 측면 시공이 다 끝났다. 이제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 없다. 남자 4인이면 충분하다.

"몇 시여?"
"9시!"
"엄청 빨리 했넹! 남자 4명 남아서 일을 하고, 나머지 여자들은 반나절 임금 드릴테니 집에들 가시라고 합시다"

​남은 작업은 앞.뒤쪽 비닐 씌우기, 문짝, 지붕 줄 묶기, 그리고 비닐을 땅에 묻는 정리 작업만 남았다. 이 작업들은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더 쎄게 몰아쳐도 4명이서 오늘 안에 3개 동의 마무리를 끝낼 수 있다.

얼씨구나 절씨구~


비닐하우스 앞, 뒷면 씌우기

앞부분 2인 1조.
사다리 위에 한 사람은 올라가 채우고, 한사람은 밑에서 비닐을 팽팽하게 당겨준다.


한 두번 해 보남^^
그래도 조심조심! 좀 늦더라도 안전하게! 그렇지만 정확히!


윗부분이 끝났으면 이젠 아랫부분.

비닐이 엄청 남았구만! 컷터칼로 적당히 자르더라고! 비닐 자를 때 너무 짧게 자르지 않도록 조심하더라고!


긴 것은 다시 자를 수 있지만 짧으면 이어 붙이기가 '황'!, 그렇게 되면 말짱~ 도로묵 되니끼리!


남는 비닐을 자르고 밑부분을 뭍기

비닐을 잘랐으면 묻어야 되지 않겠는교!  위처럼
참 쉽네 쉬워! 그야말로 일사천리로군! 하하

​이제부터는 마무리! 대미를 장식하자! 태풍을 염두에 두고 줄을 묶더라고! 너무 단단히 매어도 안 되고 느슨하게 묶어도 안 되는 것이 요령!


무조건 협동! 2인 1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우리 조상님들의 물려주신 위대한 유산! 삶의 지혜가 아닌감!^^

"줄 던져! 반대편으로! "

헌 운동화에 묶어서 줄을 던졌다! 비닐하우스 줄 매기

던졌다! 줄을.
꼬랑내 펄펄~ 냄시나는 신발에 묶어서!

줄을 돌멩이에 묶어 던지다간 비닐이 찢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신발에 묶어서, 저 반대편으로 있는 힘을 다하여 던진다! 다 가지 못하고, 중간 지붕위에 걸리는 수가 허다하다. 하지만, 하다가 보면 요령이 생기는 법이 아니겠어!!


오고가는 훈훈한 인정속에, 어이! 담배 한 대씩 피우고 하더라고!


"머라고라? 큰일날 소리! 산불 나면 누가 책임질겨?!"
바로 옆이 산이다. 절대로 담배는 안 D얌! 대신 위험한 작업은 끝났으니끼리, 내 막걸리 한 잔씩은 드리지!

"현찰이 좋댄다"^^

"인정상 하나 주면 정 없으니 두 개, 2만 원 드리지~"


비닐하우스 줄 묶기 끝!

짠!
오띠염?
귯귯!

이것! 말도 안통하는 태국인들이 설치한 게 맞아? 더군다나 이 바람 통에?

​드댜 대미! 바람 부는 날 방충망 시설, 비닐하우스의 비닐 씌우기가 끝이 난다. 이 문짝들만 마무리하면!
오후 3시다. 빨리 끝내고 가즈아!


비닐하우스 문 비닐씌우기

다다다다~ 햐! 빠르다! 빨리 끝내고 집에 갈려는 집념은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옥에 티를 남기지 말더라고! 꼼꼼히~ 찬찬히~~


오후 4시
이렇게 바람 부는 날, 방충망설치 및 시설 비닐하우스의 비닐 씌우기가 끝났다.

아래 내부~

방충망 시설 하우스 비닐 씌우기 끝

"작물 심기 전에 로타리치고, 하우스를 뜨겁게 해서 선충들을 박멸시키고, 고추를 심던, 깨를 심던, 멀 하던 토양 살균. 살충부터 하자"

"고럼고럼 예방이 최선인게지빙!"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급할수록 돌아가자"

죽이가 척척 잘 맞는다. ^^

비닐하우스 미니 스프링쿨러 이상 없겠지비?


시설 비닐하우스 비닐 씌우기 작업과정 중 가장 중요한 사항 :


비닐에는 앞. 뒤가 있으므로 올바르게 씌워야 한다.
비닐의 앞뒷면을 구별하는 방법은 바깥에서 볼 때 글자가 똑바로 보여야 한다. 아래처럼 글씨가 거꾸로 보이면 앞.뒷면을 정반대로 바꿔 시공한 것이다.


잘못 시공한 예: 삼식이! 넌 좀 맞아야 햇!


아래는 올바르게 시공한 예: 공쥬! 넌 눈깔사탕 2개하고 빼빼롱 3개~ 그리고 볼키쮸 3번!


비닐하우스 비닐을 씌울 때 많은 사람들이 비닐의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마구 씌우고 있다. 전문가들도 깜박하면 거꾸로 씌우기도 한다. 따라서 주인이 지켜보고 서 있다가 확인을 해 주는 것이 안전하다.


비닐을 거꾸로 씌우면?:

작물에 따라 생장피해가 나타날  있다. 빛의 투과가 나빠지며 결로현상이 심해진다.


바람 부는 날 방충망 시설하우스 비닐 씌우기, 유채꽃 향기는 어찌 그리 코끝을 간지럽히던지~


​바람 부는 날 방충망 시설 비닐하우스 비닐 씌우기 총정리 :

소요 경비/ 총 비용 353만 원
소요 시간/ 10시간
면적 및 동수/ 300평, 3동

물품 자재구입비
1. 일제 크린알파코트 0.1미리 300평용 190만원
2. 방충망 및 앞뒤 출입구 이중 방충망 지퍼 53만원
3. 부속품 및 잡자재 : 25만 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자재비 총계 : 268만 원

시공비 및  
4월 17일 동네분들 12사람 2시간씩 : 저녁식사로 갈음함/ 식대 15만 원
4월 18일 태국인 : 남자 4인 일당 10만 원 / 40만원
                               여자 6인 한나절 5만 원/ 30만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시공 인건비 총액 : 85만 원



​훈훈한 인정 속에 팔을 걷어붙이신 동네분들과, 멀리서 오신 태국인 외국 노동자들의 힘들이 합하여져 꽃피네올리브의 바람 부는 날 방충망 시설, 비닐하우스의 비닐 씌우기는 성공리에 끝이 났다.

​외국인을 비롯해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특히 광택형님 내외분과, 화현형님, 광주형님, 동네분들께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꽃피네올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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