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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는 커서를 통해 읽는 구성원의 생각

스크린라이프 영화가 보여주는 HR의 혁신적 접근법

by Kay

올해 핵심 과제로 AI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시나리오 작가분과 함께 일하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요즘 나의 도파민 포인트. 익숙한 교육 설계에 영화적 관점이 더해지니 기존 방식들이 새롭게 보인다. 특히 작가님께서 학위 논문 주제로 분석한 영화 "서치(Searching)"의 스크린라이프 기법은 내가 교육장에서 관찰하는 모습들과도 묘하게 닮아 있다.


강의실 뒤편에서 교육생들을 지켜보면, 그들의 미세한 반응에서 몰입도와 이해 수준을 읽을 수 있다.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표정이 변화하는 찰나, 질문이 있지만 하지 않는 그 미묘한 움직임, 노트북 실습 중 특정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 이런 작은 단서들이 학습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알려준다. 직접적인 피드백이 없어도 교육 참가자들이 보이는 작은 움직임들이 그들의 사고 과정을 드러내는 창이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영화 "서치"를 보면, 화면은 단순한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작업창과 마우스 커서가 배우처럼 이야기를 전하는 무대가 된다. 클릭 속도, 지워졌다 다시 쓰이는 문장, 화면을 배회하는 커서. 이들이 모두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HR 분야에서도 이런 관점을 적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행동 패턴과 맥락을 읽어내는 방식으로 HR을 바라보는 시도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서치"에서 사용된 스크린라이프(Screen-life) 기법은 디지털 환경의 인터페이스를 영화적 요소로 활용하여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형식이다. 기존 영화가 카메라와 배우의 연기를 통해 감정을 전달했다면,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마우스 커서, 타이핑 속도, 창 이동 등의 디지털 행동을 통해 인물의 심리와 서사를 전달한다. 이러한 특성은 HR(인적자원) 분야에서 교육,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AI 기반 협업 모델, HR Analytics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스크린라이프 기법이 기존 방식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HR 업무에서는 어떤 식으로 적용해 볼 수 있을까? 우리가 스크린라이프 기법에서 영감을 얻어 HR에 적용해 볼 만한 아이디어들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HR Analytics: 디지털 행동 패턴을 통한 실질적 인사이트 도출


기존 HR 데이터 분석 방식의 한계

HR Analytics는 주로 정형 데이터(출퇴근 기록, 성과 지표 등)와 일부 비정형 데이터(설문조사, 면담 기록 등)를 분석하여 조직 구성원의 상태를 파악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진다.

결과 중심적 분석: 기존 데이터 분석은 주로 과거 성과를 평가하는 데 집중되며, 실시간 업무 흐름을 반영하기 어렵다.

정성적 데이터 활용의 어려움: 설문조사나 면담을 통해 조직 내 경험을 수집하지만, 이는 구성원이 솔직하게 답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데이터 수집 주기가 긴 경우가 많다.

개인의 실제 업무 경험과의 연결 부족: 업무 중 발생하는 실시간 스트레스, 집중도 변화, 정보 검색 과정 등을 직접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스크린라이프 기법이 HR Analytics에 줄 수 있는 시사점

스크린라이프 기법에서 나타나는 마우스 커서 움직임, 타이핑 패턴, 검색 흐름 등은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 및 정보 탐색 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

특정 작업 중 마우스 이동 속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우, 인지 부하가 높아진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반복적인 검색 패턴이 나타난다면, 해당 업무에서 정보 부족을 겪고 있거나 의사결정이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

타이핑 중 잦은 수정이 이루어진다면, 불확실성이 높거나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 적용 가능성: 자율적 피드백 시스템

HR Analytics에서 행동 데이터 분석은 윤리적·법적 문제로 인해 실시간 모니터링 방식으로는 활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현실적인 적용은 생각해 볼 수 있다.

개인 맞춤형 업무 지원 시스템: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업무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개인화된 대시보드를 제공 (ex. 사용자가 특정 문서를 반복적으로 검색하는 패턴이 감지되면, 관련 정보를 자동 추천하는 기능)

자율적 업무 최적화 도구: 조직이 구성원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원하는 경우 자신의 업무 패턴을 분석하여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피드백 제공 (ex. 집중 시간이 길었던 업무와 짧았던 업무를 비교하여 최적의 업무 환경을 추천하는 시스템 도입)

이러한 접근 방식은 감시의 위험 없이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 방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다.



2. 반응형 교육 콘텐츠의 설계


기존 교육 방식과의 차별점

현재 기업 교육은 주로 정적인 영상 강의, 텍스트 기반 자료, 퀴즈 등의 일방향적 형태로 제공되며, 수강자의 몰입도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스크린라이프 방식이 HR 교육에 도입될 경우, 학습자의 반응을 기반으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동적 학습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방식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몰입형 교육 콘텐츠 : 예를 들어, 신입사원 교육에서 실제 업무 시스템을 그대로 인터페이스화하여, 가상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마우스 클릭, 검색, 문서 작성 등의 실습을 통해 실제 업무 환경을 학습하는 방식이다.

비용 효율적인 반응형 학습 시스템 : 기존의 VR·AR 기반 몰입형 교육보다 개발 비용이 낮으며, 웹 기반으로 쉽게 배포할 수 있다. AI 챗봇과 연계하여, 학습 중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서 추가 자료를 자동 추천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이는 교육을 보다 개인화하고, 구성원이 능동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혁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3. 생성형 AI 및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과의 결합


기존 AI 기반 HR 솔루션과의 차별점

현재 AI 기반 HR 솔루션은 주로 단일 챗봇이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그러나 스크린라이프 기법을 응용하면, AI가 먼저 질문을 던지고,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사고를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다.


적용 가능한 방식

멀티 에이전트 기반 AI 학습 시스템 : 기존에는 사용자가 단일 AI 챗봇에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받는 방식이었다면, 스크린라이프 방식에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질문을 제시하고, 사용자가 사고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설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업 내 의사결정 시뮬레이션에서 기술, 경영, 윤리 등 여러 관점을 반영한 AI가 각각 의견을 제시하고, 사용자가 이를 조합하여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구현 가능하다.

디지털 인터페이스 기반 AI 토론 시스템 : 사용자가 문서를 읽고 있을 때, AI가 ‘이 내용에 대해 이런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사고를 유도하고, 단순한 정보 검색이 아니라, AI가 사용자와 함께 문제를 탐구하는 학습 방식으로 발전





뉴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재현 방식 연구

: 영화 <서치 Searching>의 스크린라이프 기법을 중심으로



1장 서론

1.1 연구 배경과 목적

이 논문은 영화 <서치 Searching>에서 사용된 ‘스크린라이프(Screen-life)’ 기법이 영화라는 매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의 출발점은 두 가지 의문에서 비롯된다.

첫째, 영화의 카메라가 전통적으로 인물을 따라다니며 장면을 구성해 왔던 방식과 달리, <서치>에서는 주인공의 사고 과정을 따라가며 오로지 컴퓨터와 스마트폰 화면만을 보여주는 방식을 채택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형태를 여전히 ‘영화’라고 부를 수 있는가?

둘째, 만약 이러한 방식이 디지털 시대를 보다 효과적으로 재현하는 새로운 형태의 영화적 리얼리즘이라면, 기존의 영화와는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현실성을 구현하는가?

현대 사회는 점점 더 뉴미디어 중심의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인간의 시각 경험 또한 뉴미디어를 통해 형성되고 있다. 디지털 세대는 단순히 현실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스크린을 통해 현실을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 영화 또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야 하며, <서치>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연구는 스크린라이프 기법이 기존 영화 이론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으며, 향후 새로운 영화 장르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는지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2 선행 연구

본 연구는 다음 세 가지 분야의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영화의 프레임과 시점 연구 : 기존 영화에서 프레임과 이중 프레임, 일인칭 주관적 시점, 외화면 개념이 어떻게 다뤄졌는지 분석한다. 자크 오몽(Jacques Aumont)과 파스칼 보니체(Pascal Bonitzer)의 프레임 이론을 바탕으로, 영화 속에서 프레임과 시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고찰한다. <서치>에서 컴퓨터 화면을 영화 프레임으로 활용한 방식이 기존 영화적 공간 개념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본다.

뉴미디어와 일상의 스크린화 연구 : 뉴미디어가 단순한 정보 전달 매체가 아니라, 일상의 시각 경험을 형성하는 주요 요소임을 강조한다.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 볼터(Bolter)와 그루신(Grusin) 등의 연구를 바탕으로, 뉴미디어가 인간의 사고방식과 감각을 변화시키는 방식에 대해 탐색한다. 디지털 세대의 정보 수용 방식이 영화적 서사와 결합될 때 어떤 효과를 낳는지 분석한다.

영화적 리얼리즘 연구 : 앙드레 바쟁(André Bazin)의 사실주의 이론과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크리스탈 이미지 개념을 적용하여, <서치>가 기존의 영화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논의한다.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시뮬라크르(Simulacra)’ 개념을 활용하여, 영화 속 뉴미디어 이미지가 현실을 어떻게 모사하고 변형하는지 분석한다.



2장 디지털 기기 화면의 영화 프레임화

2.1 프레임 속 프레임

영화에서 프레임은 현실과 영화적 세계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기존의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현실의 특정 부분을 잘라내어 하나의 프레임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특정한 시점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영화 <서치 Searching>는 전통적인 카메라 촬영 대신 컴퓨터 화면 자체를 영화 프레임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프레임과 실제 영화 스크린의 프레임이 일치하는 새로운 형태의 영화적 재현 방식을 제시한다.

컴퓨터 화면을 그대로 영화 프레임으로 삼는 것은 기존 영화 문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객의 시점을 형성한다. 영화의 프레임이 또 다른 프레임(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 화면 등)을 포함하는 방식은 ‘프레임 속 프레임(Frame within a Frame)’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다중 시점의 형성, 정보의 중첩, 관객의 인식 변화 등의 효과를 가져온다.

2.1.1 재매개 (Remediation)

컴퓨터 화면을 영화 프레임으로 가져오는 방식은 볼터(Bolter)와 그루신(Grusin)이 제시한 ‘재매개(remediation)’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재매개란 올드미디어(전통적인 미디어)가 뉴미디어의 형식을 차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재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서치>는 전통적인 영화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뉴미디어의 인터페이스(웹사이트, SNS, 화상통화 등)를 주요한 영상 구성 요소로 활용한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인터넷 검색, SNS 게시물 확인, 화상 통화 등을 통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이러한 과정이 곧 영화의 내러티브를 형성한다. 즉, 기존 영화가 배우의 연기와 카메라의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했다면, <서치>는 디지털 기기 화면에 등장하는 텍스트, 이미지, 아이콘 등을 활용하여 내러티브를 구축한다.

2.1.2 시뮬라크르 (Simulacra)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시뮬라크르(Simulacra)’ 개념은 <서치>에서 나타나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시뮬라크르는 현실을 모사하는 이미지가 반복되면서, 결국에는 원본과 복제의 구분이 사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서치>에서는 컴퓨터 화면 속 SNS 게시물, 뉴스 영상, 유튜브 클립, 메시지 창 등이 사건 전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관객은 이러한 디지털 화면을 바라보면서 현실의 온라인 환경과 영화 속 가상공간을 동일하게 인식하게 된다. 특히, 주인공이 유튜브에서 실시간 뉴스를 시청하거나 SNS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장면에서는 관객이 영화 속 뉴미디어 콘텐츠를 현실의 콘텐츠처럼 받아들이는 착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특징은 스크린라이프 영화가 디지털 시대의 시각적 경험을 충실히 반영하는 방식임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SNS 게시물이나 온라인 검색 기록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실제 사건을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단서가 된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인간 경험이 점점 더 현실과 혼합되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2.1.3 파운드 푸티지 기법 (Found Footage)

스크린라이프 기법은 기존의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기법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파운드 푸티지는 실제 촬영된 영상이나 CCTV, 홈비디오 등의 기록 영상을 활용하여 영화적 리얼리즘을 강화하는 기법이다.


<서치> 또한 컴퓨터 화면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하여 마치 실시간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SNS 게시물과 뉴스 영상이 실제처럼 보이도록 연출되며, 이는 관객이 영화 속 사건을 ‘픽션’이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받아들이게 만든다.

그러나 기존의 파운드 푸티지 영화가 카메라 촬영 영상을 중심으로 리얼리즘을 구현했다면, <서치>는 카메라 없이 디지털 인터페이스만으로 리얼리즘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2.1.4 인터넷 창을 통한 시공간의 중첩

스크린라이프 기법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인터넷 창의 다층적 활용을 통한 시공간의 중첩이다.

기존 영화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장면 전환, 몽타주 기법, 편집 등을 활용했다. 그러나 <서치>에서는 하나의 컴퓨터 화면 안에서 여러 개의 창을 열고 닫는 방식으로 다양한 시공간을 동시에 보여준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실종된 딸의 SNS 계정을 검색하는 장면에서, 한쪽 창에서는 과거의 메시지 기록이, 다른 창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화상 통화 화면이 동시에 나타난다.

이는 관객이 주어진 정보를 능동적으로 해석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지며, 영화 속 사건을 탐색하는 과정 자체가 관객의 경험과 유사하게 구성된다.

이러한 방식은 디지털 환경에서 인간이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영화의 서사가 전개됨을 보여준다.

2.2 주인공의 시선과 관객의 시점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주인공이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즉, 관객은 영화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동시에 주인공의 모니터 화면을 보는 것이므로, 주인공과 동일한 시점을 공유하는 효과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기존 영화의 시점 쇼트(Point of View Shot)와 차별되는 새로운 관객 경험이 형성된다.

일인칭 시점 쇼트의 외화면 영역 : 기존 영화에서는 일인칭 시점 쇼트가 등장할 경우, 주인공의 시선이 닿지 않는 영역(외화면)이 존재했다. 하지만 <서치>에서는 주인공의 화면 자체가 영화의 스크린이 되므로, 외화면의 개념이 사라지거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하게 된다.

보이는 자와 보는 자의 위치 동기화 : 관객은 주인공이 보는 화면을 그대로 보기 때문에, 주인공과 동일한 시선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사건을 추론하는 방식으로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관음과 주체적 추론 사이 : 기존 영화에서 관객은 종종 ‘관음적 시선(Voyeuristic Gaze)’을 가졌다면, <서치>에서는 관객이 사건을 분석하고 추론하는 ‘적극적인 사용자(User)’로 변화하게 된다.



3장 스크린라이프 장르로서의 가능성

3.1 영화 미학적 고찰

영화 <서치 Searching>는 기존 영화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영상을 구성하며, 이를 통해 기존 영화 미학과의 차이점과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전통적인 카메라 촬영 방식에서 벗어나 컴퓨터 화면을 영화의 주요 프레임으로 활용하며,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서사의 핵심 요소로 작동한다. 이러한 방식은 영화적 미장센, 몽타주 기법, 시각적 재현 방식 등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3.1.1 식별 불가능한 이미지의 미학

스크린라이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관객이 영화 속 이미지를 현실의 디지털 환경과 혼동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기존 영화에서는 영화 스크린을 통해 픽션 세계를 감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서치>에서는 영화 속 화면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컴퓨터 화면과 동일한 형태를 띠고 있어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이는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크리스탈 이미지(Image-Cristal)’ 개념과 연결될 수 있다. 크리스탈 이미지는 현실과 가상이 중첩되어 관객이 어느 것이 실재이고 어느 것이 허구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서치>에서 주인공이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SNS에서 실종된 딸의 정보를 검색하는 장면들은 관객이 평소에 접하는 온라인 경험과 동일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관객이 노트북 화면을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경우, 영화 속 화면이 자신의 컴퓨터 화면과 구별하기 어려운 순간이 발생하며, 영화와 현실이 동일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스크린라이프 형식이 단순한 영화적 실험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감각적 경험을 반영하는 새로운 영화적 리얼리즘을 형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3.1.2 문자에 둘러싸인 미장센

기존 영화의 미장센(mise-en-scène)은 배우의 동선, 조명, 배경, 색채 등의 요소를 포함하며, 이를 통해 영화적 의미를 형성한다. 그러나 <서치>에서는 전통적인 미장센 요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문자(Text)와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영화적 의미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영화의 주요 서사는 문자 기반의 메시지, 검색 기록, SNS 댓글, 뉴스 기사 등의 정보가 어떻게 배열되는지에 의해 전개된다.

기존 영화에서 감정을 전달하는 주요 방식이 배우의 표정과 몸짓이었다면, 스크린라이프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입력하는 문자, 삭제하는 메시지, 화면에서 머무는 시간 등이 심리적 상태를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과거의 문자 메시지를 삭제하려다 망설이는 장면은 전통적인 클로즈업 쇼트 없이도 감정적 갈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러한 방식은 영화적 미장센 개념이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가 더 이상 카메라 촬영된 장면만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디지털 인터페이스 자체가 영화적 표현의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3.1.3 불분명한 몽타주 기법

기존 영화는 몽타주 기법을 활용하여 시간과 공간을 압축하고, 서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왔다. 하지만 스크린라이프 영화에서는 기존의 몽타주 기법이 적용되기 어렵다.

전통적인 컷과 장면 전환 없이 하나의 화면 내에서 서사가 진행되므로, 기존 영화에서 사용되던 쇼트 크기(롱 쇼트, 클로즈업 등)의 개념이 희미해진다.

대신, 인터넷 창을 여닫는 방식, 검색 결과가 변화하는 속도, 문자 입력과 삭제 등의 행위가 영화적 편집 기법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방식은 관객이 단순히 영화의 전개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정보를 조합하고 해석하며 서사를 능동적으로 구성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 정보를 탐색하는 방식과 유사하며, 관객이 영화 속 사건을 마치 자신이 직접 해결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3.2 새로운 등장인물의 출현

스크린라이프 영화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요소 중 하나는 기존 영화에서는 단순한 도구였던 ‘뉴미디어 인터페이스’가 주요 등장인물처럼 기능한다는 점이다.

3.2.1 행위자로서의 뉴미디어

<서치>에서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각종 웹사이트, SNS, 검색 엔진 등이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내러티브를 이끄는 핵심 요소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실종된 딸의 행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구글 검색, 유튜브 영상, SNS 메시지 등이 사건 해결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특정 인물이 화면에 등장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창 속에서 검색 기록, 추천 알고리즘, 광고 배너 등이 주인공의 행동을 유도하며 영화의 전개를 변화시킨다.

이는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 ANT)의 개념과 연결될 수 있다. ANT는 인간과 비인간(기술, 사물)이 상호작용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의미가 구축된다고 설명하는 이론이다. <서치>에서는 뉴미디어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능동적인 행위자로 기능하며, 영화적 의미를 형성하는 주체가 된다.

3.2.2 배우로서의 화살표 커서

영화에서 배우는 표정, 동작, 대사 등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 서사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스크린라이프 영화에서는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 텍스트 입력 과정, 클릭하는 순간 등이 배우의 연기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마우스 커서와 타이핑 속도, 삭제 여부 등이 배우의 감정 연기를 대신하며 관객에게 심리적 긴장감을 전달한다.

주인공이 망설이는 순간, 커서는 특정 메시지 위에서 오래 머물거나, 메시지를 작성하다가 지우는 행동을 반복한다.

주인공이 불안할 때, 마우스 커서는 화면을 빠르게 움직이며, 클릭하는 속도가 증가한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 영화에서의 배우 중심적 연출 방식과 차별되며, 디지털 인터페이스 자체가 감정을 전달하는 새로운 표현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장 뉴미디어 시대의 시각 문화

4.1 일상의 스크린화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시각적 경험은 점점 더 뉴미디어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기기는 단순한 정보 도구를 넘어 일상의 공간과 감각을 재구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디지털 환경이 인간의 현실 경험을 어떻게 변형하는지를 탐구한다.

영화 <서치 Searching>는 단순히 뉴미디어를 영화의 배경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화면을 영화 스크린의 기본 프레임으로 설정하며 관객이 이를 실재처럼 인식하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려지고, 영화적 리얼리즘의 개념도 새롭게 정의된다.

4.1.1 가상과 실재의 관계

현대 사회에서 가상의 공간이 실재처럼 경험되는 현상은 뉴미디어의 중요한 특징이다.

온라인에서의 소통(채팅, SNS, 영상 통화 등)은 현실의 대화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뉴미디어가 일상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본 정보가 현실 경험과 동일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서치>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강조된다.

주인공은 실종된 딸의 행적을 온라인에서 추적하며, 현실에서 직접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화면을 통해 정보를 해석하고 결론을 도출한다.

관객 역시 영화 속 주인공과 동일한 시점을 공유하면서, 가상공간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경험을 현실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영화 속에서 디지털 환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현실을 대체하는 공간으로 기능하며, 이는 현대인의 경험 방식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4.1.2 시각과 촉각의 관계

전통적인 영화 관람 경험은 시각 중심적 경험이었다. 그러나 뉴미디어 환경에서는 시각과 촉각이 결합된 새로운 감각적 경험이 형성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화면은 터치 기능을 통해 시각적 정보를 촉각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서치>에서 등장하는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 클릭하는 행위, 타이핑 과정 등은 관객에게 단순한 시각적 정보가 아니라, 촉각적 경험을 동반하는 행위로 인식된다.

관객이 영화를 노트북 화면으로 감상할 경우, 영화 속 화면과 실제 자신의 컴퓨터 화면이 동일한 방식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촉각적인 몰입감이 더욱 강화된다.

이는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의 현상학적 시각과도 연결될 수 있다. 그는 인간의 감각 경험이 단순한 시각적 지각이 아니라, 신체적 경험과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서치>는 기존 영화처럼 단순히 화면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마치 직접 마우스를 조작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것 같은 감각을 유도하며, 이는 시각적 촉각성(Visual Tactility)의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4.1.3 실시간 감시와 원격현전

디지털 시대에는 개인이 실시간으로 감시되고,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즉각적인 연결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는 판옵티콘(Panopticon)과 진옵티콘(Zhynopticon)의 개념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

판옵티콘(Panopticon): 감시자가 피감시자를 일방적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예: CCTV, 국가 감시 체제).

진옵티콘(Zhynopticon): 현대 사회에서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서로를 감시하는 환경이 조성됨(예: SNS,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서치>에서는 이러한 감시 사회의 특성이 영화적 서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인공은 SNS 게시물, 보안 카메라 영상, 실시간 뉴스 등을 통해 실종된 딸의 정보를 추적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온라인 환경 속에서 노출되며, 이들이 남긴 디지털 흔적이 사건 해결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결국, 영화는 뉴미디어 환경에서 ‘감시’가 단순한 통제 수단이 아니라, 정보를 추적하고 진실을 밝히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1.4 경험의 공유와 공감

뉴미디어 환경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방식이 변화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텍스트, 이미지, 영상으로 공유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의 대면 소통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계 형성을 유도한다.

<서치>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영화적 서사에 반영된다. 주인공이 딸의 SNS 게시물을 분석하며, 그녀의 감정 상태와 행동을 유추하는 과정이 전개된다. 유튜브 댓글, 트위터 반응, 온라인 뉴스의 논조 변화 등은 대중이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며, 영화 속에서 현실적 공감을 형성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영화가 기존의 감정 전달 방식(배우의 연기, 음악, 시각적 연출)에서 벗어나, 디지털 환경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공감 방식까지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4.2 스크린 리얼리티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디지털 시대의 리얼리즘을 재정의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기존의 영화적 리얼리즘이 카메라를 통해 현실을 재현하는 방식이었다면,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컴퓨터 화면 속 가상 이미지를 통해 현실을 재현한다.

4.2.1 실시간 뉴스와 다큐멘터리적 요소

<서치>에서 중요한 서사적 요소 중 하나는 실시간 뉴스 영상이 영화의 사건을 보도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다큐멘터리적 형식과 결합하여,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흐리는 방식으로 관객의 몰입감을 높인다.

뉴스는 영화 속 사건이 마치 현실에서 발생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진다.

4.2.2 시각적 촉각성

앞서 언급했듯이,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촉각적 감각까지 자극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관객은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는 방식, 키보드 입력 과정 등을 보며, 직접 조작하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 영화와는 전혀 다른 관객 경험을 제공하며, 영화적 리얼리즘의 새로운 형태를 구축한다.

4.2.3 리얼리티의 역설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여 모든 화면을 가상으로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이를 실재처럼 받아들이는 역설적인 효과를 가진다.

영화 속 모든 장면은 실제 촬영된 것이 아니라 그래픽 인터페이스로 조작된 이미지이지만, 관객은 이를 진짜 사건처럼 인식한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리얼리즘이 단순한 카메라 촬영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화면 속 인터페이스를 통해 형성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5장 결론


본 연구는 영화 <서치>를 중심으로 스크린라이프 기법이 기존 영화 문법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이를 통해 영화적 리얼리즘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단순한 영상 표현 기법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시각 경험을 반영하는 새로운 영화적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영화가 카메라와 배우의 연기를 통해 현실을 재현했다면,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디지털 기기의 화면을 통해 현실을 구성한다.

이는 단순한 영화적 실험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감각 경험과 연결된 새로운 형태의 리얼리즘을 형성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스크린라이프 기법이 더욱 발전할 경우, 인터랙티브 영화, VR 영화 등과 결합하여 새로운 영화적 장르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스크린라이프 영화는 뉴미디어 환경과 결합하여 현대 영화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형식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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