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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싸인 May 21. 2017

[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기억(1)

[기억 1주차 - 심리] 1. 인지심리학과 기억의 가장 기본적인 모형

안녕하세요, 저희는 연세대학교 인지과학학회 CogSci:IN(코싸인)입니다. 저희 학회에서는 3월 셋째주 부터 4주 동안 학회 내에 활동중인 심리학팀, 신경생물학팀, 인문사회과학팀이 기억이라는 주제로 발제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정기적으로 저희가 다루었던 내용들을 글로 정리하여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오늘은 그 첫시간으로 기억에 관한 심리학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까 합니다.


심리학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현대의 학문들 대부분이 과거에 비해 더 많은 것들을 다루고 복잡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심리학은 특히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문의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에 관련된 주제를 연구하는 분야이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인간과 관계가 없는 것을 찾기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이란? / 사진출처: Manithan.com


연구분야

심리학 연구분야는 굉장히 방대합니다. 한국심리학회에는 임상, 상담, 산업 및 조직, 인지 및 생물, 사회문제, 건강, 법정, 여성 등 다양한 주제를 전문으로 하는 산하학회들이 존재하며 그 수는 2017년 기준으로 15개나 됩니다. 미국의 공식적인 심리학 단체인 APA(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세부 분과는 56개입니다. 이처럼 심리학의 세부분야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미국심리학회 마크(왼쪽), 소속분과(오른쪽) / 사진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APA)


인지심리학

인지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정보처리과정이 컴퓨터와 유사할 것이라 여긴다 / 사진출처: 동아사이언스

인지심리학은 기억 연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심리학의 세부분야입니다. 왜냐하면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정신과정을 연구하는 기초적인 심리학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과정이란 이 글에서 다룰 핵심 주제인 기억을 비롯하여 지각, 주의, 언어, 의사결정과 같은 우리의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모종의 정보처리과정을 의미합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정보처리과정이 컴퓨터의 것과 유사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 과정을 밝혀내고자 합니다. 지금은 이러한 생각이 당연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러한 발상은 처음 탄생하였을 때 ‘인지혁명’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심리학과 행동주의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컴퓨터의 정보처리과정과 유사한 것으로 보기 전에는 ‘행동주의(Behaviorism)’라는 흐름이 지배적인 심리학 패러다임이었습니다. 행동주의에 의하면 인간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정신 과정은 알아낼 수도 없고 알아낼 필요도 없는 블랙박스입니다. 행동주의자들은 객관적으로 관찰이 가능한 자극(입력)과 그에 따른 반응(출력)만을 가지고도 인간을 충분히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의 마음을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컴퓨터와 같은 일종의 정보처리과정으로 본다면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추론할 수 있다는 발상과 함께 인지심리학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 / 사진출처: EBS


기억

앞서 말한 정보처리적인 접근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 속에서는 마치 컴퓨터와 유사한 정보처리과정이 일어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억은 과연 어떠한 정보처리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기억을 설명하는 많은 심리학적 모형들이 있지만, 심리학자들은 기본적으로 기억은 정보를 받아들인 뒤 그것을 저장했다가 나중에 다시 불러오는 일련의 과정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 이야기하자면 기억은 정보를 부호화(encoding)하고, 저장(storage)하고, 인출(retrieval)하는 과정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 것입니다. 부호화, 저장, 인출이라는 세 용어는 기억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요소이고 모든 기억 모형들은 이 구성요소들의 존재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왜 기억을 이렇게 여러 구성요소로 나누거나 모형을 만드는것일까? / 사진출처: 닥터보카

심리학자들이 이러한 노력을 하는 이유는 기억과 같은 심리 현상을 객관적으로 잘 정의하고 구분할수록 과학적인 연구가 더 용이해지고 그 결과로 실제 인간의 마음을 더 잘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력을 향상시키려면? / 사진출처: 우먼 센스

만약 우리의 주변 친구 한 명이 늘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암기를 잘하지 못해서 시험 점수가 낮은 상황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이 친구의 기억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작정 계속 암기할 수도 있을 것이고, 성적에 따라서 보상이나 처벌을 받도록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능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주먹구구식으로 모든 방법을 사용해볼 수는 없습니다. 이때 기억이 어떤 구성요소들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과정을 통해 정보가 저장되고 인출되는지에 대한 모형을 가지고 있다면 그 친구의 기억 과정 중 어떤 단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 친구가 애초에 암기해야 할 정보를 잘 부호화하지도 못했는데 기억을 돕는답시고 계속 힌트를 주거나 협박을 한다면 암기를 잘 하게 될까요? 이 경우에는 정보를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부호화 시킬 수 있을지 알아보고 도와주는 것이 더 적절할 것입니다. 이렇게 심리 현상을 잘 정의하고 좋은 모형을 개발함으로써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더 잘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코싸인 심리학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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