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트레이드의 귀환

다시 흔들리는 비트코인

by 리딩더리치

작년 8월 초, 전 세계 증시는 공포에 휩싸였다. 일본 평균 주가는 하루 만에 12%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과 대만 증시 역시 8% 넘게 하락했다. 단순한 조정이 아니었다. 시장은 동시에 무너졌다. 그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엔 캐리 트레이드’였다.


일본 중앙은행은 무려 17년 동안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 왔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계산기를 두드렸다. 금리가 거의 0%인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미국 자산에 투자하면 어떻게 될까. 앉아서 이자를 벌 수 있다. 실제로 그렇게 했다. 엔화를 빌려 달러로 바꿨다. 연 4%짜리 예금과 채권에 넣었다. 일부는 주식과 가상자산까지 샀다. 이것이 엔 캐리 트레이드다. 낮은 금리의 통화를 빌려 높은 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다.


그러던 중 작년 7월,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동시에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핵심은 금리 차였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줄어들면 그동안의 수익 구조가 무너진다. 결과는 명확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르게 청산됐다.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해 주식, 채권, 가상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왔다. 시장은 버티지 못했다. 폭락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1년이 훨씬 지난 지금, 엔 캐리 트레이드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상황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12월 10일 미국 연준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리고 18~19일 일본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시장은 늘 그렇듯 먼저 움직이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이 가장 민감하다. 그동안 가상화폐 시장에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조달해 투자하는 엔 캐리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 왔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상황은 바뀐다. 자금은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 이는 곧 대규모 청산으로 이어진다. 작년 8월, 시장은 이미 경험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비트코인은 한 달도 안 돼 20% 가까이 하락했다. 그리고 지금도 비슷하다.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약 30% 하락한 상태다. 아직 뚜렷한 반등은 없다.


하지만 중요한 점이 있다. 비트코인의 본질적 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 이전 글 「비트코인, 왜 혼자 폭락했는가?」에서도 언급했듯 희소성, 블록체인 기술, 탈중앙성이라는 핵심 가치는 그대로다. 바뀐 것은 가격뿐이다. 백화점에 들어가 보자. 평소 사고 싶던 브랜드 제품이 있다. 품질도 그대로다. 브랜드 가치도 변함없다. 그런데 가격만 내려갔다. 우리는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는가. 바로 할인이다. 지금의 폭락 역시 가격 할인에 가깝다.



결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국면에서 단기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이 또한 하나의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시계의 길이다. 하루, 한 달이 아니라 10년을 보자. 결국 시장은 남아 있는 가치를 향해 움직인다. 지금은 그 과정 중 한 장면일 뿐이다.

ninja-7910000_1280.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70% 폭락했을 비트코인, 이번엔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