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토요일
나는 사는 낙이 없다고 투덜거리는 낙으로 산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낙이 없다.
이게 사는 거에오?
그렇다고 산책을 안 갈 수야 있나. 우리 강아의 삶의 품격은 산책 갔냐 안 갔냐에서 갈린다.
동네 산에 들어가 코를 흙에 대고 친구들의 호르몬 냄새를 킁킁거리면 기분이 좋아지는 계절,
앞발로 마른 나뭇잎사귀를 뒤적이면서 친구들의 향을 즐기는 봄이다 봄 봄 봄.
지난 겨울은 남극보다 춥고 러시아보다 춥고. 말만 그렇다는 게 아니라 데이터가 알려준 사실이다.
그래서 자주 못 나갔더랬다. 주로 이러고 지냈다.
오늘은 마음 먹고 산으로 갔다.
좋단다.
헤벌쭉.
그래, 자주 가자.
꽃도 피는데. 새도 우짓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