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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인 Jun 01. 2021

뭣이? 내가 관종 엄마라고??(2)

#3. 관중이 관종을 만든다.

모두의 눈과 귀를 복종시킨 유튜브 세상에서 100만이라는 조회수는 이제 그다지 놀랍지 않은 숫자가 되어버렸지만 아동 입양 관련 콘텐츠에는 예외이다.


유튜브에서 '입양'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여 조회수 순으로 정렬해보자.

최상단의 반려동물 관련 영상들, 그로부터 한참 스크롤을 내린 뒤에야 우리의 '입양'이야기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다.

(이것은 유튜브가 철저히 숫자로 집계하여 보여주는 냉정한 관심의 척도)


입양 학대 관련 뉴스는 단 며칠 만에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지만 실제 입양 인식 개선을 위해 온기를 담아 제작된 영상들의 경우는 요즘 말로 '떡상'이 쉽지 않은 일이다.


유튜브는 오로지 재미, 흥미, 자극이 조회수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만 신성해야 하는 아동 입양 관련 콘텐츠에 흔히 말하는 '어그로 끌기'를 시전 했다가는 인식 개선은커녕 악플 세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입양에 있어서는 여전히 '인간극장'의 감성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잘 통할만한 콘셉트인 것.


여담은 여기까지.


어쨌든, '파워 오브 동주 썸네일'의 힘(?)으로 우리가 출연했던 EBS 다큐멘터리 영상의 조회수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더니 아울러 줄이은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사진 : 유튜브 [EBS 특집 다큐 '입양, 행복한 동행' - 동하네] 갈무리


썸네일로 사용된 사진이다.

그리고 좋아요를 누를 수밖에 없던 댓글이 있었다.

'맨날 아는 얘긴데도 썸네일에 져서 클릭한다 아구 귀여워'

내 눈에 사랑스러운 자녀가 타인에게도 사랑받는 것이 얼마나 충만한 기쁨을 주는지 모른다.






내 인스타그램 팔로워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일은 있어본 적도 없고,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일과 육아가 혼재된 채로 하는 둥 마는 둥 겨우 아는 사람들과만 소통하는 내 인스타그램에는 피드 하나 기껏 올리고는 내킬 때까지 잠수를 타는 일이 잦다.


그런 나에게는 이런 현상이 신기하고 흥미로운 경험일 수밖에 없었다.

살다 살다 이렇게 많은 칭찬을 받다니... 


휴먼 본능에 의해 칭찬과 인정에 대한 갈증을 동기 삼아 살아온 삼십여 년의 삶.

이젠 꿈틀대는 것조차 버거워 '특별한 사람 아니면 다 나처럼 사는 거지 뭐'하며 위안 삼는, 나비로 변태 되지 못한 나의 자아.


그런데 엄마가 된 것만으로 벼락처럼 다가와 비처럼 내려오는 칭찬 댓글들에 그래, 솔직히 말하면 붕 뜬 기분에 잠시 정신을 잃을 뻔했다.


사진 : 유튜브 [EBS 특집 다큐 '입양, 행복한 동행' - 동하네] 갈무리











농담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인터뷰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으신 것 같았다.

남편도 칭찬하고 아들들을 향한 비전도 드러낸 일석이조의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결혼 10년 차로 접어든 지금도 같은 마음인지 꼭 물어봐주셨으면 좋겠네.









근데 생각해보면 낳지 않고 부모가 되는 것은 너무 쉬운 일 아닐까?


자녀가 있는 친구가 동하의 입양 소식을 듣고 축하를 전하며 대단하다는 말을 해주었다.

예상치 못한 빡센 육아에 면역이 덜 되었던 생초보 엄마는 늘어지는 목소리로 이렇게 얘기했던 것 같다.


"이건 진심인데, 나는 네가 더 대단해. 맨몸으로 키워도 이렇게 힘든데 넌 열 달 아기 품고 낳아서 회복도 다 못하고 실전 돌입했잖아. 나는 체력도 만만한데 공짜로 아들 얻고도 왜 이렇게 힘드냐. 나 엄살인 거니?" 


사실이다.


그뿐인가, 우리 남편은 머리 쥐어 뜯길 일도 없이 득남을 하였지.

게다가 출산한 부모들이 오매불망 고대한다는 100일의 기적을 우리는 비켜갔다.

100일이 되어야 조금 숨통이 틔인다던데... (a.k.a. 희망고문)


우리는 동하 동주 모두 6개월 때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그러다 보니 가장 힘든 시절의 육아는 위탁모님들이 다 감당해주셨다.

그뿐인가, 잠버릇이며 습관이며...... 참으로 신사를 만들어 보내주신 것이다.

나는 동하와 동주의 위탁모분들이 이 아이들의 8할을 키우셨다고 늘 이야기한다.

다른 글을 통해 꼭 한번 말하고 싶은, 잊을 수 없는 분들이다.






어쨌거나 유튜브에 올라간 이 방송분이 자료가 되어 ODG라는 유튜브 채널과 아동권리보장원에서 함께 진행한 그 화제의 영상에의 섭외 연락을 받게 되었다.



사진 : 비 출연 윤동주가 출현했던 촬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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