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왜 딴짓을 하는가

나는 왜 할 거 안 하고 이거 쓰고 있는가. 모순 덩어리 인생.

by coldhail

나는 종종 딴짓을 한다.

그러나 최근 그런 딴짓이 너무 길어졌다.

쉬는 날의 딴짓이라면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 바쁘고 정신없을 때의 딴짓이라 조금의 시간을 내어 나를 분석해보기로 한다.

(이것도 딴짓일 수 있겠지만)


나름의 체계적인 사고를 위해

현상 - 원인 - 해결 방안 - 시스템 만들기 정도의 절차를 따르기로 한다.


1. 현상

"나는 딴짓을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쁠 때 딴짓을 한다.

이를테면, 이러면 안 된다는 죄의식 속에서 딴 짓을 하는데 그 딴짓(그딴 짓은 아니다.)을 하면서도 마음이 굉장히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딴짓을 그만두기가 굉장히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그 딴짓이 재미있기는 하냐, 그런 것도 아니다.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딴짓을 한다.

이 부분이 참 괴로운데, a라는 일 때문에 바쁘면 갑자기 b라는 일의 계획을 세운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딴짓을 하기도 한다. 이 때,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 머릿속에서 a와 b사이의 우선순위를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바꾸는 경우가 생긴다. 내 머릿속으로 a가 분명히 급하고 중요한 일임을 알고 있으나 b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이는 경우가 더러 있어 괴롭다. 내가 아마, 다른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봤다면 크게 욕을 했을 텐데.....

무튼, 여기까지 써보니 나는

"상황에 대한 자각과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그것들을 일부러 무시를 하는 경우가 있다" 정도로 현상을

재정의 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딴 짓을 하는 것'보다 '현 상황이나 나의 성찰을 일부러 무시하는 것'으로 재정의한 이유는 어떠한 딴짓을 하던 그것이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고 현 상황이나 나의 성찰을 일부러 무시하기 위한 딴짓이기 때문이다.)


2. 원인

그렇다면 나는 왜 '무시'하는가?

분명히 필요하고 무시할 수 없는 것임에도 무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서는 나름의 5 why기법을 통해서 나의 원인을 찾아보겠다.


"나는 왜 '무시'하는 거지?"

-> 그러게.. 하기 싫기 때문이지.

"왜 하기 싫은 거지? 그것을 결국 하게 되거나, 상황을 무시할수록 상황은 나빠질 텐데."

-> 그러게.. 모를 수 없는 것이라면. 내가 그것을 겪게 된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기 때문이지.

"왜 겪는 것을 부정하는 거지?"

-> 그러게.. 겪어봐야 내가 망칠 것 같으니까.

"왜 망칠 것 같은데?"

-> 그러게나 말이다. 아무래도 과정에 대한 자신이 없거나, 과정을 겪어봐야 결과가 안 좋을 뿐이니까?

"왜 그런 건데?"

-> 마이너스인 시작점에서 그것을 플러스로 (적어도 0으로) 만드는 과정이라서.


다섯 번의 질문 끝에

나는 내가 무시하는 대부분의 상황이

마이너스인 시작점에서 그것을 플러스로 (적어도 0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잘해도 본전이 힘든 상황에서 그것을 부정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빚을 갚아야 되는 상황이라던가 - 또는 복구할 수 없는 학점을 복구하는 상황(시간이 얼마 안 남은 시험)에서 그런 것들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정말 한심하군.


3. 해결 방안

자, 다시 재정의를 해보면

나는 의도적으로 '잘해도 본전이 힘들면' 부정적인 태도를 갖는다.

그리고, 이러한 무시는 결국 '본전'조차 힘든 상황을 만든다.

결국 나는 이러한 태도를 지양하고 본전이라도 찾게 만드는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왜? 나는 결국 결과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테고, 무시하는 것은 계속 나빠지게 만드는 것일 테니까.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a라는 일(부정하고 싶은 일)의 발생 전, 발생 중, 후 각각의 시점에 맞는 해결방안을 작성해 보겠다.


발생 전 (평상시에 가져야 할 태도)

- a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보통 a는 수습의 일인 경우가 대단히 많은데, 수습할 거리를 만들지 않도록 하자.

미리미리 해두는 습관을 가지고, 점검과 기획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자.

혹여나 a를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갈 수 있으므로 일에 대한 기록을 항상 남겨두고 왜 발생했는지 체크해서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보자.

*기록/성실함*


발생 직후 또는 중

- a는 위에 말했다시피 대부분 수습을 하는 일이다. 수습은 빠르고 완벽하게 수습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다. 미루지 말고 빨리 처리하자.

- 이때 a는 기존의 업무나 새로운 업무 등에 혼선을 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에 대해 관계자, 조력자에게 공유하고 조언을 받아 더 나은 방향으로 일을 진행하도록 한다.

- 이때 a는 업무4분면에서 '급하고, 중요한 일'이 된다.

- a를 실행하는 데에 대해 겁먹는 것보다 '이것을 해내지 않으면 진짜 다 망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진화작업에 들어가도록 하자. 30분 지각하는 것보다 5분 지각하는 게 낫고, 100만 원 버리는 것보다 99만 원 버리는 것이 더 나으며, 죽는 것보다 상처를 입는 편이 낫다. 어느 경우던지.

- 쉴 때 쉬고, 할 때 하는 게 가장 속편 하다.

- 이것을 빠르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다른 이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나도 더 격이 높아진다.

*솔직함/긴급함*


발생 후

- 이 행위가 왜 발생해서 어떻게 처리를 했고 어떤 결과였는지 항상 남겨두자.

나와 누군가에게 매뉴얼이 될 수 있고, 다음에 a'가 발생했을 때 최단시간 수습에 성공하게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 파트가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가장 중요한 '復棋'일 것이다.

(애초에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게 아니면 내가 고민도 안 한다. 28년 동안 이런 적이 매우 매우 많았으니 이렇게까지 쓰는 거겠지. 그리고 아마 인생사의 대부분이 수습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이건 너무 중요한 전략이다. 결국 내 인생 교훈 노트가 될 수도 있다.)

- 메타인지에 도움이 되는 입체 평가를 주변인에게 받아보자.

*기록/솔직함*


4. 시스템 만들기


A. 다음의 질문을 항상해 '무시'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진짜 해야하는 a와 관련된 일을 지금 하고 있는가?"

- a는 무시되어도 상관 없는 일인가? 혹은 미뤄도 상관 없는 일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미룬다면 언제까지 미룰 수 있나?

미룸은 기록해두자.

- 관련된 일의 범위는, 핵심활동과 관련이 있다. 핵심 활동인가 곁가지 인가?

지금 당장 우선순위 3가지 정도를 꼽아 리스트를 작성해두자.


B. '무시'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것.


"나는 지금 일을 무시하고 있다.

일을 무시하는 행위는 그 과정을 통해

나를 욕되게 하는 행위이며,

동료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이고 가족들의 믿음을 깨는 행위이다.

결국 무시로서 얻을 수 있는 결과는 행동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결과 기대값에 반드시 못 미친다.

무시하는 시간으로, 미래의 나를 망가뜨리고 있다."


C. 그리고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과 미래의 나를 떠올릴 것.


D. 해낼 것.

- 이후 수습 기록을 작성해 한 단계 성장해낼 것.

-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 것.


E. 이 글을 보러 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