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군대에 있을 때 이런 말 참 많이 썼었다.
집에 가고 싶다.
사실, 나는 군대가 잘 맞았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나 때문에 힘들었을지 몰라도, 나 개인적으로는 군대식 문화가 나름 편하다고 생각했다.
할 일이 정해져 있다는 거나
관계가 명확하다는 것, 그리고 목적이 분명하다는 것, 심지어는 나를 열 받게 하는 게 정해져 있다는 것 까지도.
그럼에도 나는 집에 가고 싶었다.
군대를 전역한 뒤에도
내 몸과 마음이 힘들 때면 난 집에 가고 싶다를 외친다.
심지어 집에서도 외친다.
딱히 집에서 무언가를 하는 중이 아니어도 나는 외친다.
(최근 안 사실인데, 나는 집에서 쉴 때 거의 누워있지 않는다. 앉아있거나 돌아다닌다.)
군 생활 때는 진짜 집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가고 싶은 집은 뭔가 마음의 안식처 같은 것이었다.
마음의 안식처는 그때그때마다 바뀐다.
전역 후에는 그 집이, 군대 생활로 돌아가는 걸 의미했던 적도 있다.
퇴근길에도 집에 가고 싶다.
잠들면서도 집에 가고 싶다.
여행을 가서도 집에 가고 싶다.
공부를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도 집에 가고 싶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지만,
최근 나 스스로는 그 '집'을 공부 속에서 많이 찾는 듯하다.
뭔가 이뤄낼 때의 성취감이 나름대로 나에게 안정을 주니까.
최근 하고 있는 운동과, 1일 1 식 같은 식이요법들도 나에게 안정을 준다.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 또는 나를 보듬어 주는 느낌.
어쩌면 거의 매일 하나씩 적는 이 브런치도 나에게 집이겠다.
집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