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약자를 위해 시시한 강자와 싸운다
사회에는 견고한 통념이 있다. 쉬이 무너트리지 못하는, 난공불락의 통념. 이성적 논리가 아닌 감성으로 설득시켜야 하는, 하지만 절대 감성으로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견고하디 견고한 통념.
그건 약하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은 '선'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다.
그리고 그 믿음에 부합하는 사람만이 그 알량한 동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냉정한 커트라인의 존재.
하지만 약하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은 긴 시간을 악에 받쳐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들은 더 악하고 더 치사하고 더 모질 수 있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다. 야생의 호랑이가 사람을 따르는게 더 특별 하듯, 그 환경에서 선한 감성을 유지하는게 비정상인거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그 커트라인을 못 넘은 평범한 인간이라고 해서, 그들을 그냥 그 지옥에 방치하는 것이 옳은 걸까?
그게 내 오랜 고민이었다.
'시시한 약자를 위해, 시시한 강자와 싸운다'
송곳에서 이 말을 처음 봤을 때, 난 그 고민의 답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알량한 동정을 베픈다고 해서 내가 특별한 인간인건 아니다. 그리고 그들이 시시껄렁한 인간이라고해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 없는건 아니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