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 직장인 버전

원작 윤동주

by coldsky

숨가쁘게 달려온 인생인데
지금 회사 공지 한 귀퉁이
쉬운해고자 명단에 걸리었습니다.

A4용지는 저리도 좁은데
어떻게 내 삶이 걸릴 수 있을까요?

전화벨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담배나 물고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생존자들처럼
한번 더 기회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개처럼 버려버릴 자존심을
사무실 책상 밑에
조용히 감추오두겠습니다.





“일 못하면 해고… 노조동의 없이 임금피크제 가능”


한국일보 2015.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