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대한 추억(?)

by coldsky

교회에 다닐 때였다.
나랑 친한 친구 A가 자신의 학교 친구 B를 전도해 왔다. 친한 친구의 친구이다 보니, 우리는 자주 어울렸고 뭉쳐 다녔다.

그러기를 한 달 여...

학생회 활동이 끝나고, 어느 때와 같이 교회앞 분식집에서 떡뽁기를 집어 먹고 있을 때 B가 조심 스럽게 분식집 안에 폭탄을 던졌다.


B : C야, 넌 본명이 뭔데 아이들이 별명만 불러?


폭탄은 강력했다.

교회 앞, 주말 오후라는 최적의 장소와 절묘한 시간 덕분에 그 좁은 분식집 안은 교회 사람들로 가득 차있었고, 주말 오후를 교회에 한납할 정도로 열심히 활동하던 내 이름을 그 분식집 안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 그 작은 요소들이 모인 시너지 효과가 더해진 후폭풍은 어마어마했다.

분식집안의 모든 테이블에서 음식을 먹던 사람들이 사례에 걸리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아밀라제에 녹아가던 음식물들의 파편이 공중을 떠 다녔다. 그 파편을 피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던 사람들과 미쳐 파편을 피하지 못한 피해자들의 비명으로 분식집은 난장판이 되었다.

그 때, 그 난장판 속에서, 의문 가득했던 B의 표정이 서서히 변하는걸 난 놓치지 않았다. 자신이 던진 폭탄의 의미가 뭐였는지.... 그리고 자신이 별명이라 믿었던 그 이름이 본명이라는 사실에서 오는 충격, B의 얼굴은 분식집 만큼이나 복잡하고 난잡한 표정으로 변했고, 이후 떡뽁기 국물처럼 빠르게 붉어 졌다.

하지만 그 난장판 속에서도 내 생각은 단순하고 명확해 졌다.


'반드시!!! 개명한다!!!!'


이 사건은 전설이 되었고, 이후 내 본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가져왔다.


"C야, 넌 본명이 뭔데 아이들이 별명만 불러? 푸하하하하"


그리고 난, 그 질문을 들을 때 마다 '기필코!!! 개명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난 아직 개명을 하지 않았다.


PS. 이름 추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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