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의 힘은 필히 사유의 깊이에서 온다.

by Col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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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설 때면 일부러 가방 안에 책 한권이나 신문 중 하나는 가지고 나가려고 한다.

버스를 기다리다가, 지하철에서 서 있게 되었을 때, 또는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뇌를 깨우고 싶기도 하고 정제된 언어로 쓴 세상 이야기, 정교한 분석 등을 읽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종종 페이스북에서 지인들이 공유한 글을 통해서 처음 존재를 알게 되었던 퍼블리의 박소령 대표.

이 분이 짧게 글로 연재하고 있다는 것을 얼마 전 신문을 보면서 알았고, 일을 잘하는 법에 대한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게 되었다.


이미 2001년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Getting Things Done'이 2015년 개정증보판으로 나온 책이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이다. 여기에서는 저자가 제시한 방법은 네가지가 있는데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1. 머릿 속 많은 아이디어와 생각을 밖으로 끄집어 내어 메모해두는 방식은 한결 업무 집중도를 높여준다고 한다. 이 방식을 '외부의 뇌'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내 개인 내부의 뇌에만 정보를 두지 말고, 밖으로도 두어 머릿 속을 가볍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쓴 듯 하다.


2. 끄집어 내어 적어낸 일들을 보면서, '기대 효과'를 생각하고 명확히 정의하는 것. 나의 메모를 다시 들여다보며 내가 진정으로 이 아이디어와 생각을 통해서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것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은, 최근에 조명받고 있는 '메타인지(생각에 대한 생각)'과 그 맥을 같이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기대 효과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대목에서 나는, 그 이전 앞단에서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될 '문제'를 정의하는 단계 또한 명확한 설정이 필요한 것을 알고 있기에 결론적으로 모든 일들이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모호성'을 가장 경계하고 '명료성'을 끌어내는 것일테다.


3. 2분 안에 처리할 수 있으면 하고, 아니면 위임하거나 연기를 하기. 이 과정에서 명확한 책임자와 기간을 두어 의미없는 회의들이 되지 않도록 조정하라고 권한다.


4. 정기적으로 나의 일을 점검하고 수정 보완 조정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저자는 일주일 단위 시스템을 갖추기를 추천하고 있다. 최근에 나의 시간을 더욱 의미있게 채우기 위해서 스케쥴 노트를 구입해서 쓰고 있는데, 일주일 단위로 들여다볼 수 있는 속지 디자인이 다른 회사의 제품보다 훨씬 뛰어나 시간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이 짧은 연재 글을 읽으면서 나는 무엇보다 '조직에서 누가 구조(시스템)를 짜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불과 작년 7월까지 2년동안 한 조직의 리더 위치를 지나오며 이 구조의 설계 담당자는 매우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게 되었다.


결국은 조직 곳곳을 디자인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디자인 툴을 다룬다는 의미가 아닌, 조직이 현재 가진 자원들이 조화롭게 구성되고 어우러져 최상의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힘이 바로 디자인 능력일 것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주변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주목을 받고 있는 회사들의 리더와 소통하며 그들은 어떤 조직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디자인이 조직에서 어떻게 녹아들고 있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끌어내야만 한다.


2020년 1월 초 구입했던 포브스코리아 잡지에는 Design과 Management의 조합에 대한 사례들이 나온다. 현대카드의 정태영 사장, 배달의 민족의 김봉진 대표, 에어비엔비의 두 창업자 등 디자인에 대한 감각적인 관점을 경영에 녹여내어 각각 디자인랩, 폰트, 고객경험설계 등을 고도화시킨 사례들.


어찌보면 이러한 것들을 시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사유의 힘이 크게 작용할 것이다.


시스템의 힘은 사유의 힘에서 오는 것.


이 메세지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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