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누군가의 서랍 속에 묵혀 있던
카메라를 선물 받곤 한다.
그런 카메라 속엔
대부분 찍다 만 필름이 들어 있다.
필름을 맡기러 갈 땐,
나의 필름과 함께
그 오래된 필름도 함께 맡긴다.
어떤 필름들은 시간에 바래
아무 형상도 남아 있지 않지만,
어떤 필름들에는 흐릿하게나마 형상이 남아 있다.
그렇게 남은 형상은
누군가 뷰파인더로 바라보았던 장면이자,
그 사람의 잔상이다.
그리고 이 잔상은
그 누군가에게는 실존과 같은 기억이기도 하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현상된 사진의 주인은 누구일까.
사진을 찍은 이일까.
사진에 찍힌 이일까.
그 기억은 누구에게 더 맞닿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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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 늦게 업데이트 된, 2025년 12월 15일의 연재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