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란 이름

by 돌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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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저녁 8시에 우유 200ml를 마지막으로 먹고 잘 준비를 한다. 얼추 8시 30분에 잠을 자기 시작하는데 11시를 전후로 해서 한 번씩 깬다. 나는 작은방에서 따로 자고 있고 아내는 거실, 아들 시우는 안방에서 잔다. 아들의 울음소리에 아내가 제일 먼저 달려가지만 종종 내가 먼저 가서 아들을 다독여 주기도 한다. 오늘도 울음소리에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들이 앉은 채로 울고 있었다. 아들을 살짝 안아서 진정시키고 다시 눕혔을 때 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엄마가 아니라 아빠라고 뚜렷하게 이야기를 한 것이다. 나도 모르게 시우 볼에 입을 맞추며 이야기했다.


"응. 아빠 여기 있네. 우리 아들 코코 넨네 하자."


몇 번 더 아빠를 찾다가 잠이 드는 시우. 아빠를 잠결에 찾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겨우 눈물을 참았다. 이게 뭐라고... 시우가 아빠가 곁에 있는지 확인한 뒤에 다시 잠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거렸다. 아들에게 아빠의 자리가 이만큼이나 소중하구나 싶다. 조명하나 없는 어두운 방에서 비몽사몽한 채로 의지하며 아빠를 찾는다. 아들이 성장하면서 느끼는 이 책임감과 기쁨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내가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하면 날 보자마자 '아빠!'라며 큰소리로 부르면서 안아주기 위해 재빠르게 기어 온다.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일어나 나를 올려다보며 안아 달라고 팔을 쫙 펴는데, 그런 아들을 그대로 둘 순 없지. 아들을 안고 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시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이 가지 못했던 작은방도 들어가 보고, 자신의 눈높이에선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만져보기도 한다. 나는 아내랑은 다르게 매 순간 안아 주는 편이다. 평일의 경우엔 퇴근 후에 아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몇 시간밖에 안되기 때문에 아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재밌게 놀아주고 있다. 덕분에 아들은 아빠를 장난치고 재밌게 놀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나 보다.


우리 아버지는 고된 일을 마치고 나면 일찍 잠드셨다. 아버지랑 함께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많진 않다. 자신의 위치에서 가정을 위해 애쓰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춘기 소년이 아니기에 무뚝뚝했던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나 아쉬움은 지운지 오래다. 대신 내가 함께 하지 못했던 그 시간을 아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 그리고 친정과 시댁을 수시로 방문해서 아들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우가 커서 말을 자유 자재로 할 수 있게 되어도 나를 아버지가 아닌 아빠로 불렀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자다가 깨서 찾을 수 있는 아빠, 언제나 안아 줄 수 있는 아빠, 매 순간 장난을 함께 칠 수 있는 아빠로 남고 싶다.


P.S - 아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엄마가 아닌 '아빠'다. 한 번씩 연장 근무를 해서 늦을 때면 아내는 시우가 자기 전에 아빠를 그렇게나 찾았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난 이렇게나 복받은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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