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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비드 May 31. 2020

무한지애 - 김정민


 무한한 사랑. 끝이 없는 사랑이라는 뜻의 이 노래는 제목에서 압도하고 있다. 끝이 없는 사랑을 노래하는 남자라니. 지금 발매해도 시선을 끌 순 있을 거다. 사자성어 틱한 제목에 거친 록발라드. 언제부턴가 영원한 사랑, 평생 함께하는 믿음을 노래하는 것은 사라져버린 지 오래다. 요즘도 상간녀니 포항 불륜남이니 하면서 불륜에 대한 처벌은 과거보다 더 신랄해졌지만 법적으로 구속하던 간통죄가 없어졌고 개인의 선택이 더 중요해져 버렸으니까. 뜬금없게 이야기가 돌아가는구나.


네가 없는 이 세상은 나에게는 어둠일 뿐이야

나도 이제는 너를 따라서 이 세상을 떠나려 해


-> 하나같이 예전 노래들은 사랑하는 그녀가 없는 세상은 존재할 필요도 없는 어둠이며 없을 바엔 세상을 떠나 버린다며 마냥 자살을(?) 암시하고 있다. 모 아니면 도! 이러니 여자들이 안 넘어가겠는가. 네가 아니면 죽음뿐이라는데! 물론 사랑하는 사람에 한해서겠지만 이렇게 올인하니 배겨날 수가 없지. 근데 왜 예전 노래들의 상대 여성은 매번 죽는 걸까?


나는 다시 태어나도 내 사랑은 너 하나뿐이야

다음 세상에 만나는 그날을 꿈꾸며 이젠 안녕


-> 다시 태어나도 사랑은 지금 너 하나뿐이고, 이 세상에 없는 너를 대신할 사람도 없다. 다음 세상에서도 너를 만날 거고 꿈꾸고 기다릴 거다. 애초에 다른 사람은 생각을 않고 미래 따윈 없다. 오직 너만.


너는 웃으며 나를 반기겠지 그 눈빛을 난 기억해

어둠에 벽을 넘어서 우리 함께 다시 만나길 기도해


-> 죽어서 천국에서 널 만나면 웃으며 반기는 네 모습을 볼 수 있을 거고 살아생전의 그 눈빛을 그대로 기억한다. 날 만나면 웃으면서 반길 거라 확신하는 모습. 만약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과 새 출발을 하고 있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천일동안의 주인공과는 다르게, 그녀를 만나기 위해 이곳으로 왔으니 쉽게 놔줄지는 의문이다. 구질구질함을 넘은 스토커로 돌변할 수도 있을 듯.


영원히~ 너만을 사랑해~ 한순간도 잊을수 없는너

기다려온 우리의 사랑을 이제야 다시 만나게 됐어


-> 후렴 부분에 결국 사랑을 다시 만남.


처음 흰눈이 어깨에 쌓일때 너를 위해 기도했어.

성당에 종소리만이 희미하게 너의 눈물을 위로해.


-> 겨울 첫눈이 올 때 기도한 주인공. 천주교 신자인 듯한 남자는 종소리만이 눈물을 위로한다는 허세 가득 한 이야기를 뱉는다. 만약 종교가 타 종교였다면 로맨틱함이 줄 것이다. '사찰에 목탁소리만이 영롱하게 너의 눈물을 위로해.', '교회의 찬송가만이 방방곡곡 너의 눈물을 위로해.' 이건 좀 아니다.


영원히 너만을 사랑해~ 한순간도 잊을수 없는 너

기다려온 우리의 사랑을 이제야~ 다시 만나게 됐어


영원히 너만을 사랑해~ 한순간도 잊을수 없는 너

기다려온 우리의 사랑을 이제야~ 다시 만나게 됐어

이젠 웃을 수 있어


-> 그전 까진 웃지도 않고 심각하게 살았나 보다. 너를 봐야만 웃을 수 있고 행복이 시작되는 거니까.


 밑도 끝도 없이 마초향이 가득한 노래만 듣다 보니 요즘 노래들이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인다. 그만큼 과거의 노래들은 당연한 듯이 영원한 사랑을 이야기했다. 록 발라드의 특성상 발라드 중 애절함을 강조해야 하는 노래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기엔 마냥 상대가 죽어도 끝나지 않는 사랑 이야기는 생각할 바를 준다. 슬픔과 이별을 노래하며 술에 취해 네가 보고 싶다고 울부 짖는 지금의 노래를 듣다가 죽어도 너를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할 정도니 말 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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