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 줌 쉼이 되길; 세미콜론이 된 이유.
길고 길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설렘에 취해서, 열정을 불태우며 어떻게 운영해보겠다는 굳은 의지로 키보드에 손을 올렸었다.
그리고, IT 업계에 반쯤 몸을 담근 채 트렌드를 관망하고 있던 나는 아는 지인의 소개로
CRS(Crypto Research Seoul)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굳은 의지는 알고 보니 시폰 케이크였고 설렘과 열정은 생크림이 되어
한입 거리 간식처럼, 하룻밤의 꿈처럼 단 두 편의 글만을 남긴 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사실, 몇 번 정도는 다시 시작해볼까 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CRS 활동을 그만둔 상태였고 브런치 자체에 대한 막막함만이 있었기에
들었던 칼을 다시 내려놓았다.
시간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느리게 흐른 것 같다.
적어도 더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을까 했지만, 의외로 또 빠르게 흐른 것 같기도?
이젠 좀 결단이 섰다.
그래서 칼을 들어 브런치를 손봤다.
CRS로서의 브런치는 더 이상 운영하지 않을 것이고,
세미콜론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활동하려 한다.
내가 브런치에 다시 손을 대기까지 걸린 5년의 시간만큼
순간과 순간, 삶과 삶 사이에 끼어 짧지만 긴 호흡을 가질 세미콜론.
한 줌의 쉼이 가져다줄 변화에 몸을 맡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