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낳은 기쁨

프랑스 남부, 반 고흐 <아몬드나무>

by 호림

마침내 네가 아버지가 되었구나.

조안나와 아이도 어려운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는 편지를 받았다.

기쁨을 말로 형용할 수 없구나. 브라보!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中)


almondblossom_van gogh.jpg <아몬드 나무> 반 고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하얀 아몬드꽃과 티끌 없는 파란 하늘에 꽃 몽우리가 터지듯, 탄생의 기쁨으로 충만하다. 고흐는 동생 테오가 아이를 낳았을 때 축하의 의미로 '아몬드나무' 그림을 그린다. 2월은 남부 프랑스에 봄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인 아몬드나무의 개화기이기 때문에, 개화하는 꽃잎들을 보면서 고흐는 조카를 떠올렸겠지. 고흐가 우키요에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인지 동양화와도 흡사하다. 빈센트 반 고흐는 동생 테오와의 우애가 무척 돈독했다. 동생 테오가 1890년 1월 31일 아들을 낳았을 때, 테오는 아들의 이름을 형의 이름인 ‘빈센트’라고 짓길 주저하지 않았다. 형용할 수 없는 순수한 기쁨이 충만한 이 그림은 아기 빈센트의 머리맡에 걸렸다.


아이를 낳은 기쁨을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이런 모습일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응애응애" 울고, 옹알이를 하고, 생긋 웃는 배냇짓을 할 때 기쁨이 차올랐다. 금은보화를 얻은 것 같았다. 다리를 쭉쭉 뻗는 '쭈쭈'를 하거나 양팔을 머리 위로 들고 곤하게 나비잠을 자는 모습, 찡그리는 얼굴, 기지개 켜는 모습 하나하나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럽고 행복했다. 아이와 함께 할 모든 빛깔의 '여행', 그 프롤로그로서 이 시리즈를 내 아이 '상준'에게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