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자유롭게 자라렴

by 호림

커크 메이나드가 그의 왼쪽 날개를 끌며 모래사장을 건너와 조나단의 발 밑에 고꾸라졌다.

"도와주세요. 세상의 어떤 일보다도 나는 날고 싶어요.

이 날개 말입니다. 이걸 움직일 수 없어요"

"메이나드, 너는 이 자리에서 본래의 너로 돌아갈 수 있는 자유를 얻은 거야."

"내가 날 수 있다고 말하는 겁니까?"

"너는 자유롭다고 말했어."

그렇게 간단히 그리고 그렇게 신속히 커크 메이나드는 그의 날개를 쉽게 폈고 어두운 밤의 공중으로 떠올랐다.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中


새들_앙리_마티스.jpg <새들> 앙리 마티스


아가야, 엄마는 오늘도 날갯죽지가 간질간질거려. 야수파 화가 앙리 마티스의 작품이야. 앙리 마티스는 말년에 암 투병을 하며 그림 그리기가 어려워지자, 포기하지 않고 채색한 색종이를 오려 작업하며 열정을 불태웠어. 이 시기에 앙리 마티스의 대표작인 <누드> 시리즈가 탄생했지. 붓을 놓고, 가위를 든 것은 작품 활동을 끝내 포기하지 않던 앙리 마티스에게 새로운 날개가 돋은 것과 마찬가지였던 셈이야. 화면의 푸른색이 지배적인 <새들>에서는 푸른색과 흰색의 단순한 대비를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청량감을 줘. 그림 속의 하얀 새들은, 서로 자유로이 뭉치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고 정답게 어울리며, 지지재재 샛소리를 들려줄 것 같아.


오늘은 네가 열이 39도나 되서 걱정이야. 낮잠 자며 할머니가 돌봐주시는 중이라 그나마 안심이야. 새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자유'의 느낌을 줘. <갈매기의 꿈> 속의 메이나드처럼 한마디 말, 한순간의 일깨움으로 절대로 못할 것 같던 일도 해낼 수 있는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늘을 나는 자유로운 새들처럼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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