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탈무드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굶주린 여우 한 마리가 울타리가 쳐진 포도밭을 지나고 있었어. 울타리 너머에는 탐스럽게 익은 포도가 여우의 입맛을 자극하지뭐야. 하지만 여우는 좁은 울타리 사이로 들어갈 수 없었어. 여우는 꾀를 내어 삼일 동안 밥을 굶어 살을 뺀 뒤 홀쭉해진 몸으로 울타리를 지나 포도밭으로 들어갔지. 포도밭에 들어간 여우는 배부르게 포도를 먹을 수 있었어. 그렇지만 여우는 울타리를 빠져나오기 위해서 다시 삼일을 굶어야 했대. 포도밭을 나온 여우는 크게 탄식하며 말했어. “이래서야 포도를 먹은 의미가 뭐란 말이야? 포도는 잘 익어 매우 맛있었지만, 내가 얻은 건 아무것도 없어. 들어가기 전이랑 달라진 게 없잖아.” 세상 또한 그렇단다. 사람은 빈 손으로 태어나서 빈 손으로 간단다.
<탈무드> 中
아가야.
요즘 씨없는 포도가 나와서 너도 얼마나 야무지게 먹는지몰라. 포도를 좋아하는 아빠는 말할 것도 없지! 포도하니 생각 나서 이 얘기를 주말 아침에 깨서 뭉기적거리던 아빠에게 들려주니 아빠 왈 “그럼 좀 싸서 가지고 나왔으면 되잖아”라며 하품하며 말하는 거야. 엄마는 그런 방법도 있지하며 머리를 탁 쳤고, 그 다음에야 뭔가 핵심에서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뭐야. 세상에 태어날 때 아무 것도 걸친 것 없이 빨갛게 태어나지. 우리 아기도 그렇게 엄마 품에 안겼단다. 목숨을 거둘 때도 빈 손으로 가듯이, 채우면서, 비우면서 살아가게 돼. 포도밭을 빠져나오기 위해 홀쭉해진 여우처럼 말이야! 엄마는 비우는 연습을 좀 더 해야겠어. 그래야 네게 언젠가 쓸모가 되도록 알려줄 수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