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랑의 갑상선 암이 재발했다
착한 암이라던 갑상선 암.
그가 수술 후에 금방 회복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회복하는 기간이 5개월 남짓 걸렸다.
갑상선 암 수술은 2시간이면 된다더니
7시간이 넘는 큰 수술이었고
지인 분들의 갑상선 암 수술 후기를 들으면
한달이면 직장에 복귀한다던데
그는 6개월의 병가를 다 쓸 정도로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주고 받았는데
복직한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서 문 닫을 위기인 듯 했다
온전한 몸도 아닌데
스트레스가 컸을 것 같은데
그는 스트레스가 전혀 아니라 답했다.
나 같으면 멘탈이 부서지고도 남았을텐데
멘탈이 강한건가,
아닌데
스트레스를 인지 못하는구나,
저렇게 무뎌서야…
1년 안에 두번째 암 선고.
가슴이 먹먹했지만 또 뭐 잘 지나가보자 싶었다.
출근길, 안 그래도 오늘 일도 많은데…
정말 다 취소하고 쉬고만 싶었다.
몸을 움직이고 밝은 척해야하는 일을 한다는 게 참 싫었다.
그래도 그 바빴던 덕분에 지난 1년을 잘 지내오고
더 단단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직업에 새삼 감사함이 들었다.
적적해서 노래를 듣는데
괜히 서글퍼져서 눈물이 왈칵 흘렀다.
잠깐 울고 정신 차렸다.
슬픔은 털어내야지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그냥 있는 현상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슬퍼한다고 바뀔건 하나도 없다.
암 4기에도 훌훌 잘 털어내고
3개월 시한부 선고 받고 10년을 잘 살고있는
사람들의 후기를 떠올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답답한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했다.
털어놓고나니 조금 홀가분해진다.
마음에 슬픔이 있더라도
살아가야지
오늘 해내야할 건 해내야지
그렇게 슬픔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