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의 비움 17일 차
소유: 물건을 전면적, 일반적으로 지배하는 일.
유한한 우리의 삶 속에서 소유한다는 것만큼 의미가 있으면서 동시에 의미 없는 행동이 있을까?
철저하게 물건에 지배당하는 삶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외치며 물건을 버리면서도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보다가 또 다른 물건에 혹하는 삶을 살고 있다.
뿌리 깊게 박힌 물건에 대한 집착과 결제가 완료되었다는 문자를 보는 순간 느껴지는 쾌감.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찾아오는 공허함 혹은 '나 이거 도대체 왜 산 거지?'라는 늦은 후회.
이 물건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샀지만 그놈 없이 잘만 살 수 있음을 느꼈을 때의 멋쩍음.
그리고 얼마 안가 또다시 반복되는 결제 완료 문자.
백일의 비우기가 끝난 이후에는 내가 좀 더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살 수 있기를.
내 집을 물건이 아닌 더 소중한 것으로 채워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