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자극하지 말라

이미 부모들은 충분히 불안에 떨고 있다

by 일상채색가 다림

며칠 전, 아이를 재우고 오랜만에 네이버 뉴스를 보던 중 어이가 없는 기사 하나를 접했다.


기사 내용을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다.




'O월'에 태어난 아이, 우울증·중독 위험 높아


11~12월에 태어난 아이는 우울증과 약물 중독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대와 외레브로대,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대 연구팀은 1990년부터 1997년까지 태어난 스웨덴 아이들 약 30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15세일 때부터 2013년 생일이 될 때까지 추적 관찰했으며, 추적 종료 시점에 이들은 16~23세였다.

(중략)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아이들에게서 약물 중독 위험성이 높게 나타났다. ADHD 환자의 경우, 상대적인 나이가 적을수록 약물 남용 위험이 23% 증가했으며 학업 성취도가 낮을 가능성은 12% 증가했다. 우울증이나 범죄 위험과는 관련이 없었다.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어린아이들이 발달 과정보다 이르게 학교에 입학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학업 생활의 초기 단계부터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략)




연구 결과를 무조건 믿지 않는다는게 아니다. 일리 있는 이야기일수도 있고, 꽤나 잘나신 박사님들께서 연구를 했다니까 그걸 부정하겠다는건 아니다.


이미 대한민국 부모들은 너무나 강한 불안증을 가지고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사회가 안그래도 불안한 부모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내가 사는 이 험난한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는 건 불가능해' 라고 느끼며 점점 더 아이를 키우기 쉽지 않게 만들어간다. 이따금씩 이런 기사들도 뿌려대면서.


유명한 맘카페에서 잠깐 글을 검색해 봐도 '예정일이 연말이라 우울하다 혹은 아이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하거나 예정일이 연말로 잡히지 않게 임신 시기를 조절하려 하는 예비 엄마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생명을 잉태하고 잘 품어서 낳는 모든 순간이 너무나 귀한것을. 그저 잘하고 있다고 축복해도 모자랄 순간들인데 왜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유발하는 걸까? 이해 할 수 없다.



임신을 축하해줘도 모자랄 판에 ‘너네집 애가 12월 생이면 이래서 더 위험하댄다’를 알려주는 사회에서 무슨 출산율을 기대하는가. 차라리 대놓고 애를 낳지 말라고 하는게 솔직하다.


아이를 맞이할 순간은 인간이 정할 수도 바꿀수도 없다. 심지어 그 아이들을 우리가 선택한것도 아니며, (난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니까)신이 우리에게 태의 열매를 허락했기에 그 아이들이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인간이 어찌 해 볼만한 것이 아닌 온전한 우리 능력 밖의 일을 가지고 이런 기사를 더 이상 만들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미 우리는 최대치의 불안 속에 살고 있다.


기사 링크:

https://news.v.daum.net/v/20210813080016966

사진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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