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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마지막 춤은 나와함께, 모순

은희경 / 양귀자

by Sandy

모순과 마춤나를 같은 시기에 읽었던 건 우연이었다.

마치 영화 '소공녀'와 '블루재스민'을 이어서 봤던 날 처럼


라오스 비엔티엔의 한국인 게스트하우스에서 거기있는 온갖 무협만화와 책들을 닥치는대로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던 날들.

그때 읽은 책 중에 하나였던것같다.


이 책을 제대로 두번째 읽은건 그로부터 거의 20년이 지난 2024년이다.

나는 책을 잘 구입하지않는다.

먼저 빌려 읽고 매우 마음에 들었을때 중고서점에서 사는 식이라 내가 소장하고있다는 말은 꽤나 마음에 들었다는 뜻이다.


여튼 두번째 읽은 마춤나는 내 기억과는 조금 달랐다.

20살에게 쿨하게 느껴졌던 주인공의 냉소와 거리두기는

40을 앞둔 나에겐 조금 허세같이 느껴지기도 했고...


엄마뻘인 작가가 이 소설을 쓴건 지금의 내 나이였다.

그 때의 작가도, 주인공도 지금의 내 나이 즈음이었지만 어쩐지 나보다 훨씬 어른스럽다.

이것이 90년대 세기말 감성인가?


또래의 두 여성작가가 같은 해에 출간한 책이라 그런지 모순과 마춤사는 꽤나 비슷한 면이 있다.

주인공과 두 남자라는 플롯이 일치하여 읽는 내내 남자 등장인물들이 헷갈렸지만

결말에 두 주인공이 반대의 선택을 한건 흥미롭다.

둘다 괜찮은 선택을 한건 아닌듯 한데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던것도 아니다.

나라면 어땠을까?

보기에 없는 길을 가야했을 것이다.


PS : 모순의 등장인물들 중에서 내가 가장 공감했던 인물은 주인공 안진진도, 엄마도 아닌 그녀의 이모였다.

냉소적으로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싱글여성보다 권태로 시들어가는 부자집 사모님의 삶이 더 와닿았던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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