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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름 Sep 07. 2022

독일 시골에서 한 달 살기 Vol.7

독일에서 독일 남친과 함께 먹은 것들 ~~ :) 


매티는 한국음식을 참 좋아한다. 셰프급으로 요리를 잘하는 매티가 좋아하는 한국음식은 대개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들. 가령 부대찌개, 육개장, 삼겹살, 탕수육, 짜장면, 일본 라멘, 베트남 쌀국수, 떡볶이, 기타 등등 (쓰고 보니 다 몸에 안 좋은 것들 -_-;;) 그러면서도 맨날 주구장창 컴플레인을 한 게 있었으니, 바로 '우유'다 매티는 심한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어서, 유당이 들어간 음식은 먹을 수 없다. 독일은 유당 free 음식이 워-낙 많기 때문에 매티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다. 초콜릿, 케이크, 과자를 좋아하는 초딩입맛 매티에겐 유당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게 너무 많기 때문. 하지만 한국에선 유당을 따로 구분하여 원재료명에 표기하는 경우가 드물다. (초콜릿이나 과자 정도만 표기를 하더라는.) 그래서 매티는 우유가 들어간 음식은 다 먹지 않았다. 나도 유당에 굉장히 민감해서 우유가 들어간 음식은 잘 먹지 않는다.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를 여행한다면 맛있는 음식 먹을 생각에 기대가 컸겠지만, 독일은 사실 내가 아는 음식도 별로 없고, 유명한 음식 이어 봤자 맥주, 소시지, 슈니첼 정도라서 큰 기대는 없었다. 대신! 매티가 언제나 말하던 유당 free 음식이나 우유 대체품이 널려있을 거란 생각에 호기심이 꽤 컸다. 독일에서 vegan 제품이 붐이 일어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매티나 도로테가 피부로 느끼는 건 대략 5~6년 전부터? 우리나라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독일은 슈퍼에 가면 모든 제품에 vegan을 앞다퉈 홍보하고 있었다. 



1. 빵 



우선 독일에서 먹어야 할 것은 빵! 보통 빵 하면 프랑스라고 생각하는데, 매티를 통해서 독일 사람이 얼마나 빵에 대한 자부심이 큰지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 언제나 매티는 '한국은 빵이 없다'라고 했는데, 그 이유를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사실 우리가 빵이라고 부르는 음식을 서양에서는 크게 '빵'과 '페이스트리' 두 종류로 구분한다. 빵은 서양에서 bread, brot, pan, pain 등 다양하게 불리는데, 곡물가루와 물을 섞어 만든 반죽을 굽거나 찐 음식을 뜻한다. 그런데 페이스트리는 빵과 달리 반죽에 유지류가 첨가된다. 대체로 빵은 식사용으로, 페이스트리는 후식이나 간식으로 먹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다 빵이라 불러 혼란이 생긴다. 나는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페이스트리류를 먹지 말고 '진짜 빵'을 먹기를 권한다. 빵 이름에 brot, pain, pan 등이 붙은 것들은 진짜 빵일 가능성이 높으니 세부 성분을 검토했을 때 큰 문제가 없다면 먹어도 된다."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이의철 지음, 니들북 



한국 빵집에 가면 대개 모든 빵에 첨가물이 있고, 바게트나 깜빠뉴, 치아바타 등에도 꼭 버터나 다른 것들이 첨가되어 있다. 그래서 매티가 그렇게 말했구나! 


매티: 비건 빵이라는 건 없어, 원래 빵은 비건이거든. 밀가루, 이스트, 물, 소금만 있으면 빵을 만들 수 있어. 


이게 빵의 핵심인 건데, 한국에선 진짜 빵을 찾아볼 수 없으니 매티가 답답했을 만도 하다. 나는 원래 소위 '무맛 빵'을 좋아한다. 한국에서도 너무 달고 짠 빵보다는 밍밍한 빵을 좋아했다. 그래서 독일에서도 진짜 빵을 기대했다. 엄청 큰 빵을 아주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니 :) 한국에선 매티 주먹만 한 빵이 막 4,000원 ~ 5,000원 하니까 매티는 항상 비싼 빵 가격에 놀라곤 했다. 


나: 한국엔 김치 종류만 100가지가 넘어!

매티: 독일에는 빵의 종류만 1,000가지가 넘어! (근거 없음)


라며 김치 vs 빵 논쟁을 하곤 했다. :) 그러니 독일에 가시면 무조건 싸고, 맛있는 빵을 많이 많이 드십시오!


한국에 돌아와서 나는 채식과 자연식물식 지향자가 되었고, 고기를 끊어 버렸다. 

이제는 빵도 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다. 매티 말대로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만 있으면 엄청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 매티! 빵은 내가 너보다 잘 만드는 것 같다! (좌 치아바타 우 깜빠뉴) 산 빵이랑 다를 거 없지 않나요? 호호호 



2. 젤라토 아이스크림! 


독일에 가면 무조건 먹어야 하는 젤라토 아이스크림! 

독일의 아이스크림 시스템은 이렇다. 대개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이 아이스크림 가게들은 겨울에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3월~4월에서 문을 열고 겨울 전에는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래서 있을 때 꼭 많이 많이 먹어야 한다. 왜냐면 매티와 나는 아이스크림 덕후니까!


이미 예상했겠지만, 한국에서 매티의 유당 컴플레인은 횟수로 약 하루에 1038239번 정도이다. 본인이 좋아라 하는 아이스크림에도 거의 모두 우유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 젤라토 아이스크림은 우유 free 아이스크림이 굉장히 많다! 게다가 셔벗 스타일이 아니라 진짜 아이스크림이다 :) (난 셔벗은 안 좋아함) 대개는 과일맛이 우유가 들어가지 않는다. 나는 항상 망고맛을 많이 먹었다. 우유가 안 들어갔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맛있었다. 1일 1 아이스크림은 무조건입니다. 



3. 맥주 

저는 맥알못 이라서 설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맥주를 이렇게 따르는 사람이니까요. 왜왜! 어쩌라고 내 스타일이다! 난 거품이 좋다고! ㅋㅋㅋ 매티한테 맥주 따르는 법을 여러 번 배워도 나아지지 않는다. 배울 의지 0. 알코올을 못 먹지만, 맥주의 고장답게 알코올 프리 맥주도 엄청 많다. 난 항상 알코올 프리 맥주를 시켰는데, 레몬맛 라들러 알코올 0%를 주로 마셨다. 맥주와 콜라를 8:2 정도로 섞어 마시고,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매티가 가끔 독일인가 의심이 든다. 낄낄



독일은 기성품 맥주뿐만 아니라 술집이 직접 맥주를 만드는 경우도 많은데, 위 사진이 바로 그런 맥주이다. 정말 정말 맛있다. 매티한테 나도 맥주의 나라에 왔으니 한 번 시켜달라 하여 시킨 맥주다! 괜한 허세를 부렸다. 한 입 먹고 얼굴이 빨개지고 머리가 핑 돌아서, 매티가 다 마셔버렸다. 매티 entuldigung (미안!) 


4. 그린 소스 샐러드 


매티! 슈니첼, 학센 말고 추천해줄 거 없어? 하니 매티가 추천해 준 그린 소스 샐러드.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명한 그린 소스라고 한다. 이거 이거 진짜 진짜 맛있다. :) 한 번 맛 본 이후로 식당에 가면 대개 이 음식을 시켜서 먹었다. 엄청 상큼하고 시큼하고 프레쉬한 맛이다! 요구르트 같으면서 요구르트 같지 않은 맛(?) 매티한테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니 한국에선 재료가 없어서 만들기 힘들다고 한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웬만한 독일 식당에 가면 있으니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5. 유당 free 제품들 


매티와 내가 참 좋아했던 두유 요구르트. (SOJA가 두유입니다.) 

매티와 나는 둘 다 유당에 민감해서 우유 대체품을 먹었는데, 독일은 이런 점에서 천국이다. 

유당 free 제품과 대체품 (두유, 귀리, 쌀, 아몬드 기타 등등)이 넘쳐 난다. 

이 두유 요구르트는 매티가 추천해 줘서 먹어 봤는데, 정말 맛있고; 신기하게 두유맛이 전혀 안 난다.

케이크, 과자 등 유당 free 제품이 많으니 많이 많이 잡사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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