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핑크의 의미
프린스 핑크, 프린세스 블루
우리가 흔히 여성으로 인식하고 있는 컬러, 핑크는 과거 왕족 남자아이의 의복이었다. 중세 서양에서 레드는 왕족, 귀족, 성직자 등 귀한 신분을 상징했기에 레드에 화이트를 추가한 컬러, 핑크 역시 같은 귀한 왕족을 상징하는 컬러였다. 핑크가 여성의 컬러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부터다. 로얄블루라는 색명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왕족이 사용하던 블루 컬러라는 뜻인데, 이는 프랑스 왕가의 문장(상징)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선명한 채도의 파랑은 중세 서양에서 왕가를 뜻한다. 그래서 블루계통의 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본다면 그녀가 왕족이란 사실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컬러는 사회의 변화를 대변한다
똑같은 컬러가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른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본질은 변하지 않은 채로 위치, 시간에 따라 내 존재 가치가 달라진단 뜻이다. 연애도 그렇다. 서로 관심있는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하고 데이트를 한다 이 본질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다. 그런데 그 연애의 형태와 의미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과거 연애는 상류층의 문화였다. 부유한 재산과 하인, 훌륭한 집을 가지고 있었던 귀족은 서로의 집에 초대받고 초대하며 연애를 했다. 소셜활동, 사교무대라는 것은 그들의 연애 활동의 무대였던 것이다. 근대에 산업화가 되며 중산층이라는 계급이 생겨나고 그 계급이 상류문화를 모방하기 시작하며 생겨난 대중문화 중 하나가 연애다. 그렇다면 20세기 초반의 연애와 지금의 연애가 같은 모습, 같은 의미를 가질까?
변화하는 연애의 형태
할아버지가 단골이던 음식점을 손자도 가는 유럽의 어느 나라를 가면 시간을 멈춘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국에서라면, 서울에서라면 당장 저번주까지 갔던 카페가 이번주엔 없어질 수도 있다. 실제 홍대에서 자주 다녔던 카페가 일주일 사이에 없어져 당황스러웠던 일이 종종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인터넷에 올라오는 연애 스토리를 보면 나는 다른나라 소식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날이 선 모습이다. 증오에 차 서로가 멸종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나의 대학시절을 떠올리자면 된장녀가 등장하던 시기였다. 스타벅스가 이제 막 인기를 얻고 있었고 루이비통 스피디가 유행이었다. 그런 소비풍조에는 언제나 여자들이 더 빠르게 적응한다. 그때까지만해도 데이트비용은 남자가 전부!라는 풍조가 지배적인 시절이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치솟는 데이트비용에 반감을 가진 남자들의 프레임씌우기가 시작됐다. 일명 ‘된장녀 프레임’. 지가 명품인줄 아는데 사실은 된장밖에 더되냐는 비아냥이었다. 그런 비난을 받고싶지 않았던 여자들은 데이트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개념녀’가 등장하게 되고 커플 통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겨났다.그렇게 10년이 지난 2019년의 지금은 어떠한가. ‘한남’이라는 용어 아래, 부족한 외모, 배려없는 성격을 비난하는 여성들이 등장했다. 우리 부모세대의 연애는 어떠했나. 남자가 여자를 책임져야 하고, 여자는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역할이 당연하던 시대. 그 어느 시대의 연애가 틀리고 맞다고 할수 있을까. 핑크는 여성의 컬러라며 질색하는 남자는 이것이 과거 왕자의 상징임을 알면 여전히 여성의 상징이라 거부할 수 있을까.
핑크의 위기
그 어느때보다 이처럼 핑크가 격렬하게 미움을 받는 시기는 없었던 듯하다. 물론 과거에 핑크는 성매매를 상징하는 표식이기도 했지만 그건 논외로 접어두자. 여성도 남성도 거부하는 핑크. 그렇다면 핑크가 사라진다면 이 모든 성차별의 의미는 없어질까. 또다른 새로운 기호가 생겨난다에 한표 던지겠다. 핑크가 왜 여자를 상징하죠? 라고 묻는다면 핑크는 여자도 상징한다고 답하고 싶다. 연애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 절대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리드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고, 누군가는 조신한 여자를 만나고 싶을 거다. 또 반대의 케이스도 가능하다. 그걸 획일화 시켜 이건 잘못된 연애야! 라고 외치는 것이 더 위험해보인다.
네이버 연애결혼 연애학개론에서 컬러연애심리상담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