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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orsense Apr 09. 2020

Everybody, Homebody!

사회적거리두기캠페인 : 개인이 인류를 구할 수 있는 기회 

자가 격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던 2월의 어느 날 자가격리 원칙을 어기고 여기저기 나돌아 다니는 사람들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Homebody(집순(돌)이)'라는 단어를 얘기하게 되었다. 선천적으로 활동적인걸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는 남편을 안쓰러워하니, 남편은 단호박으로 나에게 "너는 딱 홈바디야."라고 말했다. '응? 나는 그냥 평범한 반 집순이 정도인데...?' 싶었지만 남편 하고만 비교해보면 맞는 것 같다.

Home·bod·y /ˈhōmˌbädē/
; a person who likes to stay at home, especially one who is perceived as unadventurous.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 특히 모험적이지 않다고 인식되는 사람.

급 궁금해서 찾아본 Homebody의 사전적인 의미이다. 근데 난 집에 있는 걸 즐기고 모험적이지 않은 사람은 아니다. 모험하고 싶어 하고 새로운 걸 즐긴다. 내가 집에 있는 이유는 심신이 피곤하고 쉬고 싶어서일 뿐. 

근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 시기에는 벌써 2달이 넘도록 모험하는 것 따윈 접어두었다. 아니, 쭈글쭈글하게 코로나를 두려워하며 몸을 사리고 다닌다. 그래서 출퇴근도 매일 따릉이로 하고 있을 정도니까(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는 게 감사할 따름). 아무리 코로나가 두렵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제발 남을 위해서라도 모두가 이런 욕망은 접어뒀으면 한다.  




긴급상황에서는 내가 아니라 '우리'를 생각해야 한다.

자가격리 권고를 위반한 어떤 사람에게 왜 돌아다녔냐고 물어보니 "답답해서요."라고 아주 심플하게 대답했다. 그 심정 그 누가 헤아리지 못하겠냐만, 긴말 필요 없이 그 사람은 자기 잇속을 위해 최악의 상황에서 가족도 저버릴 것만 같은 '이기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세계 여러 나라가 뜯어말려도 마이웨이로 국가적 차원에서 실시한 스웨덴의 집단 방역은 결국 인구 대비 많은 감염자를 낳았다. '나만 아니면 돼.' 라며 중국의 한 자녀 정책으로 탄생된 소황제(小皇帝, 샤오황디)와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철저한 개인주의 국민성을 가진 나라인 프랑스도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 13.5%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나무산책님의 프랑스인에게 코로나란? 브런치




개인이 인류를 구할 수 있는 기회

각자마다 사정이 있고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고 운도 각기 다르게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한 명 한 명의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존중해주다가는 막말로 같이 망할 수 있다. 유튜브를 보다가 썸머썸머 님의 소름 돋는 코로나 확진자의 증언, 미국이 왜 이렇게 됐는지 설명이 되네요 라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가볍게 여겼던(그래서 지식과 정보도 부족했던) 의사들과 일부 경각심이 없는 사람들로 인해 현재 가장 많은 확진자를 가진(진짜 1위인 중국을 제외한) 나라가 되었다는 증언이 그 내용이다. 

영상 중에 한 유튜버 유저의 댓글도 소개했는데 참 위트 있고 내용이 와 닿아서 그 내용을 옮겨 보았다.

This is the first time in history where we cans save the human race by laying in front of the TV doing nothing. "LET'S NOT SCREW THIS UP." 
Also; "if I'm gonna catch Corona virus, I also need lime disease, because you can't have corona without a lime." 

역사 최초로 TV 앞에 누워서 아무것도 안 하는 걸로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이니, 이 기회를 망치지 말자. 또,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는다면 라임도 있어야 해, 왜냐하면 코로나는 라임 없이 마실 수 없거든. (섣부르게 감염의 위험을 감수하지 말고, 자중하자 라는 뜻으로 쓴 듯하다.)

집콕만 하면 우리도 인류를 구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니 얼마나 큰 기회인가? 이 사람 말처럼 이 기회를 발로 차 버리면 안 되는 것 같다. 여담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코로나 맥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판매가 저조하여 정말 일시적으로 전 세계 생산을 중단한다고 하니 또 한 번 엉뚱한 곳에도 터지는 코로나의 여파가 실감이 난다.




자가격리 비 대상자들에게

솔직하게 말하면 판데믹이 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빈도수는 많지 않았지만 나도 평일 저녁에나 휴일에 집밥이 물려서 외식을 하기도 했고, 지난 주말에는 카쉐어링을 하여 서울 나들이도 다녀왔다. 구차하게 변명을 하자면 외식은 인적이 드문 우리 동네 주변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다녔고, 드라이브는 작년 말 미국에 다녀온 이후 4달 만에 올해 처음으로 떠난 콧바람 쐬는 겸 사람이 별로 없던 북악 스카이 전망대를 기점으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남산과 서울 시내를 거쳐 집으로 도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집에 계속 머무르지 않은 건 사실이다. 스스로를 반성하며 하고 싶은 말은, 정부에서 당부하는 대로 사람들이 실제로 집 밖을 아예 안나 가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나 같은 일반인들이 진짜 쥐어짜면서 노력해서 10번 나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 나가는 횟수를 1번으로 줄이면 사람들이 북적이는 그림은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다. 일부 사정이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꽃도 올해는 다 지나가고 있지만, 올해가 마지막 꽃은 아닐 테고 세상이 종말 하게 되어 지금 여행을 안 가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집에 머무르는 게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는 일은 모두에게 위험한 일이기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있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거나 이겨낼 수 있는 방법들을 각자 강구했으면 좋겠다. (우리 부부는 퍼즐 맞추기, 레고 조립하기, 넷플릭스 보기, 독서, 대학원 과제하기, 배드민턴 치기 등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나 가장 힘들 한참 손 가는 게 많고 활동적인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의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하고 싶다.




자가격리 대상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자가격리가 필수인 사람들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집에 제발 머물러주길 부탁한다.

자가격리를 하는 당사자는 본인이 감수하는 정신적 육체적 부담을 14일만 감당하면 되지만, 그걸 지키지 않음으로 인해 벌어지는 업무처리를 하는 공공기관 관리자들의 노고와 혹시 모를 제2의 피해자들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의 수고 등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 피해와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제발 인류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지 말길...


썸머썸머님의 자가격리 안 하는 유학생들을 위한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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