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히든페이스>를 보면서 느꼈는데, 조여정 배우는 점점 더 고전적인 여배우의 얼굴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방자전>이나 <후궁 : 제왕의 첩>에서는 그저 오목조목 이쁜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생충>, <인간중독>에서 영화의 분위기를 함축해서 보여주는 강렬한 마스크로 변모해 있었다. 그러니까 히치콕 속의 '그레이스 켈리'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처럼 영화의 장르적 특성까지 내포하는, 또렷하고 아름다운 얼굴처럼 보인다.
<히든페이스>에서도 조여정은 '거울 뒤에 갇힌 인간'의 날카롭고 이중적인 얼굴을 훌륭하게 연기한다. 일자 앞머리를 한 모습은 흡사 <헬터 스켈터> 속 사와지리 에리카를 연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본 사람은 많이 없겠지만 드라마 <완벽한 아내>에서 포니테일을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뜬 모습도, 어딘가 고장 난 인형처럼 섬뜩하게 이뻐서 정말 좋았는데(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면 이 동영상 1분 30초부터 참고하세요. 쏘 프리티 앤 크리피..https://tv.naver.com/v/1611313?playlistNo=124582)
전도연, 문소리 등 연기 잘하는 여자 배우는 많지만 장르 영화에 잘 어울리는 고전적 얼굴을 가진 여자 배우는 한국에 많이 없는 것 같다. 조여정에게 그런 역할을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