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길, 그리고 틀린 길

구의역 김군을 추모합니다.

by 유예거

소의 계체량 통과 기준이 700kg 인데, 어느 우주(소 주인)의 소가 700kg을 약간 넘어섰습니다.


한 5kg 정도는 빼고서 다시 오라는 협회 측 관계자의 말을 전해 들은 소 주인은


그 즉시 싣고 온 트럭에 소를 다시 태우며 한 바퀴 돌고 와야겠다고 말합니다.


"바른 길 말고, 비탈지고 거친 길을 다니다 보면 트럭 위에서 소가 쓰러지지 않으려고 온몸에 힘을 줍니다.

그렇게 트럭에 싣고 한 10여분 틀린 길을 돌다 보면 5kg 정도는 그냥 빠집니다 ... "

[청도 소싸움 대회, 어느 소 주인과의 인터뷰 中]


예전 TV다큐로 보았던 청도 소싸움에 관한 일부 내용입니다.


그때 소 주인과의 인터뷰가 인상에 강하게 남았었는데 ... 무엇보다,


포장되지 않은 비탈지고 거친 길을 소 주인이 "틀린 길" 이라 불렀던 게


저에겐 참 신선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슬프게 다가왔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 그렇게 틀린 길을 달리는 트럭 위에서


소는 절대로 쓰러지지 않겠다며 강한 다짐을 합니다.


소의 결의에 찬 다짐은 제 몸에서 7Kg 의 살을 버림으로써


소 주인에게 믿음직스럽게 증명해 보입니다.




"버팀과 견딤"은 슬픈 저항입니다.
단지 서있는 것만으로도 길이 틀리면 하나의 슬픈 저항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바른 길의 대명사인 철도 선로 위에서


청년은 저항하지 않고 단지 서있었을 뿐인데,


선로는 청년에게 바른길이 아닌,


슬프게 저항해야 할 ... 틀린 길이었나 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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