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했던 말을 반복하는 걸 싫어한다.
글쓰기가 그리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미 정리된 생각을 글로 옮긴다면
스스로에게 마음속으로 했던 말을
문자화하여 반복하는 셈이다.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글을 쓴다.
여백을 열어놓고 그때부터 떠오르는 말들을
그저 흘려낸다.
정신이 맑지 않아서 내가 뭔 소리를 하는건지
모를때가 제일 좋다.
그러나 언제나 돌아가는 고향이 있다.
내가 아무리 잔꾀를 부려도
그 지점을 벗어나지 못한다.
사실 언어의 반복을 지독히 싫어하는 나는
실재하는 삶의 욕망에선
결코 진보라고 부를 수 없는
맹신에 가까운 고착과 반복
능력없는 토박이로서의 지체를
행복하게 여기고 있음이다.
이 세상의 모순에 버거워하다가도
내 안의 모순을 소중히 껴안는다.
나와 모순이 아주 단단해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