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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기억하는 춤, 필라테스

내 몸이 리듬을 찾다

by 유혜성

내 몸이 기억하는 춤


나는 춤을 배운 적이 없어.

왈츠도, 탱고도, 발레도.

그런데 오늘 아침,

내 몸이 춤을 추고 싶어 해.


천천히, 부드럽게, 둥글게,

공기를 가르며 흐르는 리듬.

발끝이 살며시 떨리고,

어깨가 작은 물결을 그려.

나는 깜짝 놀라 묻는다.


“나, 춤출 줄 아는 걸까?”


그러자 몸이 속삭인다.

“넌 원래 춤을 추고 있었어.”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폐 속의 공기가 원을 그리듯 흐르고,

심장은 쉼 없이 박자를 맞추고 있어.

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땅과 리듬을 주고받고,

손끝마저도 보이지 않는 선율을 그려.


나는 몰랐어.

내 몸이 이렇게 오랫동안

춤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을.



어쩌면 우리는 춤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잊고 있던 춤을 다시 찾는 것인지도 몰라.

한때 부드럽던 근육이 굳어버렸다 해도,

넘어져 멈춰버린 것 같아도,

몸은 기억하고 있어.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고,

천천히 발을 내디뎌봐.


어디선가 들려오지 않아?

네 몸이 부르는 음악이.

너의 심장이 뛰는 소리가.

너의 숨결이 만드는 선율이.


그러니,

천천히, 가볍게, 부드럽게,

우리 함께 춤을 춰볼까?


우리는 언제나 춤을 추고 있었어.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가 춤이었으니까.

PS.

당신의 몸은 이미 리듬을 알고 있어요.

천천히, 부드럽게, 당신이 잊고 있던 춤을 다시 찾아보세요.

리듬을 타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멈춰 있지 않고, 살아 숨 쉬고 있을 거예요.

내 몸이 리듬을 찾다


처음엔 낯설었다.

굳어 있던 어깨, 닫혀 있던 가슴,

내 몸인데도 남처럼 어색했다.


한 걸음, 숨을 들이마시고,

한 걸음, 숨을 내쉰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뼛속 깊이 잊혔던 음악이

어디선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뻣뻣했던 몸이,

잃어버린 리듬을 찾아간다.


흐르는 듯, 머무르는 듯,

당겼다가, 풀어지고,

굽혔다가, 다시 펼쳐지고.


마치 바람이 부드럽게 나뭇잎을 흔들 듯

파도가 해변을 밀어 올렸다가

다시 조용히 안기는 것처럼.

몸이 숨결을 따라 춤춘다.

움직임은 더 이상 동작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 된다.

이제 나는 나를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몸이 나를 이끄는 사람이 된다.


멈추지 않아도 되고,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나는 지금,

내 몸이 들려주는 음악 속에 있다.


리듬을 찾는 순간,

나는 온전히 나다.

PS. 당신의 몸은 이미 답을 알고 있어요. 천천히 귀 기울여 보세요. 당신만의 리듬을, 당신만의 호흡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omet_you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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